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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액션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주인공이 공공장소에서 소위 진상이라 불리며 행패 피는 사람을 시원하게 때려눕혀 경찰에 인도하거나 촌철살인같은 한마디로 제압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액션을 보면서 사람들은 간접적으로나마 후련함을 맛보죠. 과연 현실은 어떨까요? 공공장소에서 난동 피우거나 행패 부리는 사람들이 경찰에 인도되어 법적인 제재와 함께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까요? 뉴스에 등장하며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기내난동사건들이 있었는데요.

라면상무로 불린 포스코상무, 가수 바비킴, 두정물산아들임범준씨 세 사건을 들어본 적 있으시죠?! 사건의 발단이나 과정들은 다들 익히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미국과 호주에선 징역 최고20년까지 받을 수 있다는 좁은 비행기안이라는 특수성을 띤 세 건의 기내난동사건을 통해 과연 그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그 결과를 볼까 합니다.

1.포스코 왕희성상무

 

 2013년 4월 15일에 대한항공 미국 LA행  A380(HL7619)기의 비즈니스석에서 일어난 사건로, 갖은 억지요구와 함께 기내서비스로 제공되는 라면이 입맛에 맞지 않다며 객실승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인데요. 그는 탑승하자마자 '옆자리가 비어 있지 않다'라며 불평과 욕설을 시작했고, 식사시간 직전 사전 주문때는 '아침 메뉴에 왜 죽이 없냐', '이 메뉴는 누가 정하냐'등의 불평을 하며 양식을 주문했지만 양식의 밥이 설익었다며 라면으로 주문했고, 라면도 2번에 걸쳐 설익었다, 짜다는 이유로 교체를 했고, 3번째받은 라면은 먹으며 접시와 냅킨을  통로에 던지기도 했다는데요.


이후 답답하다며 '비행기 내부 공기를 2분에서 1분마다 순환하라', '비행기 내부 온도를 24도에서 23도로 낮춰 달라','라운지의 불을 밝혀달라'등의 무리한 요구를 계속했고, 두번째 식사에서도 양식을 치우라 하고 라면을 또 주문했다는군요. 이 과정에서 라면이 빨리 나오지 않자 자신을 무시하냐며 책모서리로 승무원의 눈두덩이를 때렸고 보다못한 사무장은 기장에게 상황 보고와 경찰 요청을 해 이후 게이트에서 FBI에게 인계된 사건입니다.

 

연락을 받은 LA공항에서 기다리던 보안요원들과 FBI 요원이 해당 승객을 인도받아 조사, FBI가 입국 수속을 밟은 후 구속 수사를 받거나 미국 입국을 포기하고 그냥 귀국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자 해당상무는 미국 입국을 포기하고 돌아갔다는군요.

 

과연  상무의 처벌은


 당시 포스코에서 해당 상무를 보직해임시켰고, 항공사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고 했다가 블랙리스트에 추가되는 정도로 마무리되었다고 하네요. 사고 친 포스코의 상무이사는 미국 입국이 거부되면서 중요한 계약이 불발되어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대한항공에 3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또 2015년 7월에는 포스코를 상대로 강제적 해고였다며 해고무효소송을 했는데 5월 17일 당연히 둘 다 패소했답니다. 이후 항소도 했지만 역시 패소네요. 라면면발과 직장을 맞바꾼 이 시대의 진정한 미식가로 인터넷상에서도 많은 관련짤과 사진들이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2. 가수 바비킴

 

 2015년 1월 9일 대한항공 샌프란시스코행 보잉 777기의 이코노미석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바비 킴이 동명이인의 승객과 좌석이 바뀌는 발권오류로 비지니스석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웠음에도 이코노미석에 앉아야했고 대한항공측 실수를 해당항공 승무원이 바로잡지 않고 비지니스석의 여석이 있음에도 옮겨지지 않자 주류로 제공되는 와인을 6잔정도 마신 후, 출발 5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승무원에게 부적절한 발언 및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워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FBI와 국토안보부의 조사를 받은 사건인데요.

 

과연 바비킴의 처벌은?


 2015년 2월 13일 사건 한달만에 입국했으며, 국제선 내에서 있던 일이라 공동수사권이 있는 미국 경찰은 바비 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해요. 9.11 테러이후 항공 사건사고에 지독할 정도로 엄한 미국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것은 이례적이나 한국 경찰은 2015년 2월 17일 기내난동 혐의로 바비 킴을 형사입건했으며 4월 28일 검찰은 항공보안법 위반 및 강제추행등의 혐의로 바비킴을 불구속 기소하였고, 6월 1일 검찰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습니다 6월 11일 법원은 기내난동 바비킴에게 벌금 400만원과 성폭력프로그램40시간이수를 선고했는데요. 검찰 구형에 비해 선고된 형량은 상당히 낮은 편인데, 바비킴 역시 잘못이 있으나, 애초에 대한항공의 잘못도 있는 정황 등을 상당부분 참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그의 취기어린 행동이 정당화될 순 없지만 항공사측실수를 현장에서 바로잡지 않고 기분안좋은 바비킴에게 알콜이라는 기름을 부은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대응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기내에서 마시는 술은 기압차로 인해 취기가 더 빨리 오르기때문에 3잔이상은 권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말이죠.

 

두정물산 임범준

 

 2016년 12월 20일 대한항공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국제공항행 A480의 프레스티지석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한 한국인 남성 승객이 만취 상태로 이를 제지하던 객실 사무장 등 승무원 2명과 정비사를 때려 승무원들에게 요추 염좌 등 전치 2주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상을 입히고 정비사에게 침을 뱉으며 갖은 욕설을 하는 등 2시간 동안 기내난동을 부린 사건이에요. 자세한 영상은 유튜브를 참고하심 될 거예요. 글로 적기에도 다소 민망할 정도라 사건에 대한 많은 코멘트는 이 정도로 할게요.

 

 대한항공 측에서 피의자인 임범준에게 탑승 거부 조치를 결정하여 임범준은 앞으로 대한항공의 비행기에 탑승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데 임범준은 대한항공 최초로 탑승 거부 조치를 받은 승객이 된 셈이네요.

 

과연 임범준의 처벌은?

 

해당사건으로 대한항공 소속 승무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는데요. 법원에 따르면 대한항공 승무원 A씨 등 2명은 서울중앙지법에 임씨를 상대로 2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검찰은 이 사건 외에도  9월 8일 인천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내에서 한차례 더 난동을 부려 술에 취한 상태로 발 받침대와 쿠션 등 의자를 부수고 승무원 2명을 때렸다가 베트남 현지 경찰에 인계되어 베트남 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달러(약 24만원)를 선고받은 난동사건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송받아 함께 기소했다고 합니다.


1월 4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었고, 국과수에서 시행한 마약 투약 검사에는 음성 반응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1월 24일 재판이 이뤄져야 했으나 피의자 임범준의 변호인단이 재판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일변경을 신청했고, 4월 21일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 200시간의 사회봉사 활동을 받았으며, 검찰은 이에 항소했고 구속된 상태에서 집행유예 선고로 풀려난 임범준도 항소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당황스러웠던 기내난동 세 건의 처벌결과는 모두 집행유예와 벌금 정도였어요. 세 사건이 일어났을 때마다 기내 난동에 대한 승무원들의 미숙한 대응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내 난동에 대한 처벌이 지극히 가볍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그에 따른 개정안도 통과되었는데요.

-개정안-

"안전운항을 저해하는 폭행에 대한 처벌수위를 기존 징역 5년 이하에서 징역 10년 이하로 강화하고, 안전 운항을 저해하지 않은 폭행이더라도 징역 5년 이하 처벌하는 내용의 항공보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 회의에서 통과됐다"
폭행 외 기장 등의 업무방해에 대해 기존 징역 5년 이하·벌금 5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10년 이하·벌금 1억원 이하로 처벌 수준이 강화됐다. 기장 지시 불이행도 징역 1년 이하·벌금 1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3년 이하·벌금 3000만원 이하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폭언·소란·승무원이나 다른 승객을 비행기 운항 중에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징역 3년 이하·벌금 3000만원 이하(기존 벌금 1000만원 이하), 운항 중이 아닐 경우에도 벌금 2000만원 이하(기존 벌금 200만원 이하) 처벌을 받게 된다. 흡연 및 전자 기기 사용 등에 대한 처벌도 운항 중인 경우 벌금 1000만원 이하(기존 벌금 500만원 이하)로 더 엄격해졌다.


허나 실제로 알아본 처벌들은 솜방이식처벌에 가까워서 안타깝습니다. 외국의 경우, 중국은 공항 등에서 난동을 부린 사람은 출국뿐 아니라 은행 대출에 불이익을 받으며, 미국은 최고 징역 20년까지 내려지는데 실제로 부산발 괌행 항공기 내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다가 미국 법정에 선 40대 한국인 치과의사가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습니다. 글쎄요. 죄의 경중은 재판부의 판단이겠지만 외국과는 너무 다른 판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이상 기내난동으로 승무원에게 침까지 뱉던 진상, 과연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