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smartincome.com

15프로만 치료, 죽지 못해 산다는 이 병

날씨가 추워지면 많은 분들이 건조함으로 고생합니다. 각질도 많이 생기고, 당김도 심해지죠. 이렇게 계절 탓에 찾아오는 건조함은 생활습관의 조정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데요. 비누 칠을 너무 자주 하지 않는 것, 유·수분이 고루 갖추어진 보습 제품을 사용하는 것, 과도한 난방 기기 사용을 줄이고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겨울이 아니어도, 생활 습관을 조정해도 나아지지 않는 건조함과 피부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있죠. 바로 건선 환자들인데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도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건선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질과 발진이 동시에



출처: 생생 정보마당

건선은 일반적인 피부 건조증이나 습진과는 증상이 조금 다릅니다. 날씨가 건조하면 각질이 일어나고, 습진이 생기면 부분적으로 붉은 반점들이 나타나죠. 그런데 건선은 이 두 가지 증상을 모두 동반합니다. 게다가 각질과 발진의 정도도 심각한 편이죠. 각질은 여러 겹으로 쌓여서 발생하며, 좁쌀만 한 크기로 시작한 발진은 다른 발진들과 뭉치거나 크기를 키우죠. 통상 무릎이나 팔꿈치에서 시작하는 발진은 두피, 엉덩이, 팔다리 등으로 퍼져나가 심한 경우 몸 전체가 발진으로 뒤덮이기도 합니다. 


합병증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관절 부위가 부어 오르거나 통증을 유발하고, 손의 악력을 떨어뜨리는 건선 관절염이 가장 흔한 합병증이죠. 이 외에도 건선 증상이 눈을 침범하거나, 드물지만 심혈관계 이상, 간, 소화기 등의 질환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출처: fnnews

건선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건선의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02년에는 10만 명당 313.2명이었던 건선 환자가 2015년에는 10만 명당 453.5명으로 늘어났다는데요. 피부과를 찾지 않고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아예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전체 인구의 0.5~1%를 차지한답니다. 


내가 나를 공격하는 병


건선 치료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다만 의학계에서는 이를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있죠. 자가면역질환이란 쉽게 말해 내 몸 안의 면역세포가 신체의 일부를  외부에서 유입된 항원으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우리는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죠. 면역세포가 우리 몸에 들어온 감기 바이러스와 싸워주기 때문인데요. 자가면역질환자들의 면역세포는 감기 바이러스 대신 신체 일부와 싸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는 입 안과 성기부에 지속적으로 궤양이 발생하는 베체트병, 소화기 전체에 걸쳐 염증이 나타나는 크론병, 온몸에 홍반을 동반하는 루푸스병, 관절의 붓기와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이 있습니다. 


건선은 면역계가 피부 세포를 병원균으로 오해하여 피부 세포의 성장 주기를 빠르게 하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면역계의 교란이 왜 일어나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것이죠. 많은 의사들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꼽습니다. 잠을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받는 환경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죠. 하지만 건선처럼 피부 겉으로 드러나는 질환은 질환의 존재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미한 치료 효과


출처: 건강을 위한 발걸음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데 치료가 쉬울 리 없겠죠. 건선의 치료에는 연고, 경구용 약물, 광선요법 등이 사용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진행하는 복합치료를 시도하죠. 증상이 심한 경우 건선의 원인이 되는 T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생물학적 제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하지만 국내에서 주로 사용해온 생물학적 제제인 TNF 억제제는 모든 환자에게서 효과를 나타내지도 않으며, 효과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지속되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생물학적 제제인 인터루킨 억제제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건선의 개선율이 눈에 띄게 우월해 건선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새로운 약물인 만큼 완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치료 5년 차에 높은 피부 증상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는 데이터가 있어 장기 치료 효과는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요. 


이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건선은 만성염증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견해를 밝혔는데요. 효과를 내는 약물은 모두 부작용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제로 쓰이는 약들은 보통 환자의 면역력을 크게 떨어뜨리죠. 평생 동안 투약하며 관리해야 한다면 건강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겠네요.

한국의 건선 치료 만족도는 세계 최하위권

건선은 어디서나 치료가 어려운 병이지만, 특히 국내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는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한 제약회사가 전 세계 26개국 건선 환자 2361명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세계 건선 환자의 64%가 현재 치료에 만족한다고 밝힌 데 반해 한국 환자들은 35%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죠. 


한국의 건선 치료 만족도는 왜 이렇게 낮은 걸까요? 우선,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비율 자체가 매우 낮습니다. 전체 환자의 15%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죠. 피부 질환의 경우 특히 온갖 민간요법이 난무합니다. 된장부터 봉독까지, 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치명적인 결과까지 불러올 수 있는 방법으로 병원 치료를 대신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죠. 


출처: 국민일보

비교적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제제의 값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던 환자들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는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는데요. 진료비 부담이 큰 암,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본인 부담금 비율을 낮춰주는 '산정특례 제도'에 최근 중증 건선 환자가  포함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나 중증 건선 환자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기간 동안 경구약제와 광선치료를 받고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약물 또는 광선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만 중증으로 인정되어 본인 부담금 할인의 대상이 됩니다.  


건선은 피부로 드러나는 질병인 만큼 환자들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가장 활발하게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할 20-40대의 젊은 환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직장·사교 생활에 큰 제약이 따르죠. 전염성이 없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피부로 증상이 드러난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정확한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 적절한 치료제의 개발과 더불어 건선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