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Lilly Pilly

코알라는 둥글둥글한 외모와 어쩐지 느긋하고 여유 있는 듯한 이미지로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의연하게 행동할 것만 같은데요. 오늘의 사연 속 코알라는 이러한 특유의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한 가정집에 깜짝 출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갑작스럽고도 뻔뻔한 방문과는 다르게 무슨 일인지 수영장 물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곤 했는데요. 이를 본 집 주인 Lilly씨가 다가가 물을 주자 이 코알라는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보였죠. 함께 보러 갈까요?

야생 코알라의 깜짝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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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애들레이드 힐스 지역에서 수영장이 딸린 멋진 전원주택에 거주 중이던 Lilly씨는 어느 날 특별한 손님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약속도 잡지 않고 별안간 집 앞 수영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뻔뻔한 방문객은 바로 야생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코알라였는데요. 이 코알라는 Lilly씨의 멋진 수영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주변을 맴돌며 수영장 안에 흐르는 물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죠.

Youtube@Lilly P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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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ly씨는 혹시 코알라가 목이 말라 찾아온 건가 싶어서 그릇 한가득 물을 떠서 수영장 데크에 놓아줘 보는데요. 코알라는 잠시 호기심을 보이며 냄새를 킁킁 맡아보더니 이내 다시 시선을 수영장 안으로 돌려버립니다. 낯선 이를 경계하는 이 야생 코알라를 돕고 싶었던 Lilly씨는 코알라가 앉아 있던 반대편 위치해서부터 그가 놀라지 않게 조금씩 다가가 보았는데요.

Youtube@Lilly P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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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코알라의 코앞까지 다가온 Lilly씨의 모습에도 코알라는 놀라 도망치지 않고 Lilly씨를 빤히 쳐다보았죠. 이에 조금 더 용기를 내 코알라에게 손을 내민 Lilly씨는 수영장 물을 떠서 입가에 가져다주는데요. 어떻게든 코알라를 돕고 싶었던 Lilly씨의 마음이 전해진 것인지 코알라는 Lilly씨가 떠준 수영장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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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금씩 이들의 사이는 가까워졌는데요. 이제는 Lilly씨가 손을 뻗어 코알라의 코를 장난스럽게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어도 코알라는 얌전히 그 손길에 몸을 맡깁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은 듯 코를 벌렁거리고 입을 오물거리던 코알라는 다른 쪽도 쓸어달라는 듯 얼굴 방향을 이리저리 돌리기도 했죠. 이들은 다정하게 코인사까지 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교감했습니다.

‘코알라’의 어원은 ‘물을 먹지 않는다’라고?

사실 ‘코알라’라는 명칭은 호주 원어민 언어로 ‘물을 먹지 않는다’라는 뜻이라고 해요. 코알라는 주식으로 유칼리 나무 잎을 섭취하는데요. 이 나뭇잎에는 물이 약 50% 정도 함유되어 있어 굳이 물을 따로 마시지 않아도 수분 보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코알라는 게다가 이 유칼리 나무를 잘 오르기 위한 긴 다리와 큰 발을 지니고 있죠. 그러나 코알라가 섭취하는 잎은 한정되어 있는데요. 전체 약 650종의 유칼리 나무 중 약 30종 정도만이 코알라가 섭취 가능한 잎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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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코알라가 하루에 섭취하는 잎의 양은 약 600~800g 정도로 이를 통해 하루 필요 수분량을 충족하지만 가끔씩은 개울 같은 곳에서 물을 마시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코알라가 대부분의 영양을 얻는 유칼리 나무 잎은 그런데 효율 측면에서 좋은 먹이는 아니라고 해요. 이 잎에는 소화하기 힘든 성분과 심지어 독성 물질도 다량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결국 독성 물질에 의한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 코알라는 한 종류의 잎만 먹지 않고 연중 계속해서 잎의 종류를 바꿔 가며 섭식합니다. 더불어 코알라는 잘 알려진 이미지처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며 빈둥거리는데요. 이 또한 유칼리 잎의 특성이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영양이 높은 먹이가 아니기에 유칼리 잎 섭취 후 코알라는 에너지 비축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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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는 약 20시간 정도를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나뭇가지 위를 천천히 움직이며 잎을 먹고 그 위에서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보금자리도 따로 만들지 않고 나뭇가지 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성숙한 개체의 활동 영역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고 그 영역을 벗어날 일이 거의 없는 것이죠.

점점 사라져가는 코알라의 서식지

그런데 이렇듯 잎으로 필요한 수분량을 충당할 수 있는 코알라는 어떤 연유로 Lilly씨의 집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존재하는데요. 최근 Lilly씨의 집에 출몰한 이 코알라처럼 호주의 도로 곳곳에서도 코알라가 출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원인은 바로 코알라의 서식지가 최근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는 사실에 있습니다. 우선 정부가 제정한 토지 개간 법으로 인한 인공적인 서식지 파괴가 발생했는데요. 원래 자신이 살던 곳에 생긴 농장에 들어간 코알라가 소와 말 등의 가축에게 공격당해 죽는 일도 다수 발생하곤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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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요인은 바로 최근 오랜 기간 호주의 산간을 빠른 속도로 태워버린 산불입니다. 재작년 11월 시작된 이 산불은 작년 1월까지 이어져 큰 피해를 낳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남한 면적의 절반이나 되는 호주 산지 면적이 불에 탔고 와중에 코알라의 서식지 중 30%가 파괴되었습니다. 게다가 코알라는 다른 동물에 비해 느릿한 행동으로 불을 피하지 못하고 죽임을 당하는 일도 있었죠.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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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뉴 사우스 웨일스 중북부 해안에서는 전체 코알라 개체 수 중 1/3에 해당하는 수가 목숨을 잃기도 했는데요. 어쩌면 Lilly씨의 집을 찾아온 코알라도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주식이던 유칼리 잎 또한 찾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에 따라 힘든 상황에서 지치고 고된 마음에 도움을 얻고자 민가에 내려온 게 아니었을까요?

도움이 필요했던 코알라와 마음씨 좋은 Lilly씨는 이 우연한 한 번의 만남 이후 지속해서 관계를 유지했는데요. 코알라가 하루가 멀다하고 Lilly씨의 집에 출석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었죠. 그는 항상 수영장 옆 나무 그늘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 가곤 하는데 Lilly씨의 집을 제집처럼 탐색하며 다니기도 합니다. Lilly씨는 그릇에 담아주는 물보다 수영장 물을 더 좋아하는 코알라를 위해 주기적으로 수영장 물을 갈아주고 있죠.

Lilly씨와 코알라 사이의 이러한 특별한 교감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에 “일단 집에 수영장이 있다는 게 너무 부럽고 야생에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코알라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더 부럽다.”, “수영장을 우물가라고 생각하나 봐. 너무 귀엽다.”, “사람이 진정으로 베풀면 동물은 그 진심을 알아보는 것 같다. 너무 훈훈한 이야기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