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지나가다 산에 뜬금없이 설치되어 있는 계단, 본 적 있으신가요? 차만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 저런 계단이 왜 있나 싶으셨던 분들도 있을 겁니다. 심지어 안전해 보이지도 않고 굉장히 높아서 사용하기 겁날 것 같은 외형을 띄는데요. 이 계단이 왜 설치된 것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산으로 덮인 터널 관리하기 위해

교량은 도로, 철도, 수로 등의 운송로에 장애가 되는 산, 하천, 강, 또 다른 도로와 철도, 가옥 등을 통과하기 위해 지어집니다. 여느 건축물처럼 이 교량도 꾸준한 관리와 안전 점검이 필요하죠.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이 계단인데요. 계단의 정식 명칭은 점검 계단으로, 보통 교량 점검 계단으로 불립니다.

우리가 고속도로에서 보는 터널은 보통 산악 터널입니다. 산을 깎아 터널을 만들기 때문에 배수로가 산 어깨에도 위치하는데요. 이를 살펴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교량 점검 계단입니다. 또한 이 계단을 통해 터널의 상단에 접근해서 사면의 변형 여부와 파손된 곳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죠.

등급별로 점검 주기 달라

경상남도 도로사업 관리소에서 제공한 교랑 받침 사진들

이 계단을 고속도로 산에서만 본 건 아닐 겁니다. 강가에 있는 다리를 지나가다, 사진과 같은 계단을 보신 적도 있을 테죠. 이처럼 교량 점검 계단은 터널뿐 아니라 교량이 설치된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도보 접근이 불가능한 구간을 점검하기 위해 쓰이죠. 주로 강바닥 판, 배수구, 구조물 경계부, 교량을 지탱하는 교량 받침과 교각의 균열 등을 점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만약 발견한 손상이 차량 흐름에 위험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면 즉시 보고하여 응급조치 계획을 수립하기도 하죠.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안전 점검을 위해 설치된 모든 점검 시설은 점검 계단, 점검 통로, 출입 사다리 등으로 구성되는데요. 점검통로는 고소용 접근 장비를 이용해서 접근이 불가능한 교량 부재의 점검을 위해 설치하는 통로식 접근시설입니다. 이 점검통로에 도달하기 위해 설치하는 사다리를 출입 사다리라고 하죠.

도로에 설치된 모든 교량은 연 2회 이상 정기점검을 실시해야 하는데요. 간단한 접근 장비와 일상적 휴대 장비 등을 점검하는 것을 뜻합니다. 반면 교량의 물리적, 기능적 상태를 판단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점검도 존재하는데요. 정밀점검은 안전 등급에 따라 A~D 등급으로 나뉘며, 등급에 따라 점검 주기가 달라집니다. A등급은 3년에 1회 이상, B와 C 등급은 2년에 1회, D와 E 등급은 1년에 1회 이상 점검을 실시해야 합니다.

추락으로 점검 근로자 4명 사망해

지난 2018년, 고속도로 교량 유지 보수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교량을 점검하기 위해 점검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데요. 교량 하부와 계단의 발판을 고정해주는 앵커볼트가 분리되어 계단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점검 시설이 시공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일어난 사고였기 때문에 부실시공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죠.

고속도로를 지나가면서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이 계단은 교량과 터널의 유지, 보수를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었는데요. 안전을 위해 설치된 계단에서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니 너무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같은 사고로 인한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더욱 안전 관리에 힘써야 할 필요가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