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식 명칭은 미합중국으로 영어로는 United States of America입니다. 어디에도 ‘천조’라는 글자를 찾아볼 수 없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천조국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 미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과거 ‘천조’는 중국을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을 뜻하던 ‘천조’라는 말이 왜 요즘은 미국을 뜻하게 된 걸까요?

천조국의 두 가지 의미

사실 천조국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국방예산 천조 원’의 국가라는 뜻과 고대 동아시아에서 질서의 중심인 국가를 일컫는 천조(天朝)입니다. 고대 아시아에서 천조(天朝)는 중국 주나라에서 사용되었는데요, 과거 한중관계와 지금의 한미관계를 비교하며 일각에서는 비꼬는 의미로 미국을 천조(天朝) 국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조는 2000년대 초 반미 감정이 높던 시기에 일부 나타났지만, 천조(天朝)라는 말이 대중적이지 않을뿐더러 압도적인 미국의 국방비 때문에 천조(天朝)의 의미로 말해도 국방비 천조로 통용되곤 합니다. 실제 미국의 국방비는 2020년 기준 7500억 달러로 한화 약 915조 9000억 원에 달합니다.

400년 만에 세계 1위

현대사회에서 미국이 세계 1위 국가라는 건 자명한 사실인데요, 이런 미국의 역사는 고작 400여 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현재 미국은 1600년경 북미로 이주한 유럽 정착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1775년 미국 독립 전쟁이 일어나 1783년 독립하기 전까지 미국은 유럽 열강의 식민지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2019년 기준 전 세계의 명목 글로벌 GDP의 26.7%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1000조 원으로 불리는 국방비 예산 또한 세계 국방비 2위부터 10위 국가를 합쳐야 비등한 수준입니다. 대체 어떻게 중국도 유럽 열강도 아닌 일개 식민지가 전 세계 1위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미국 발전의 기반
아메리칸드림

미국이 유럽 열강의 북미 식민지였을 때부터 미국은 당시 사람들의 꿈 그 자체였습니다. 땅이 넓고 사람이 적었던 미국은 빈곤에 몸부림치던 유럽인들을 지속적으로 유혹했습니다. 유럽인에게 미국은 계층 상승의 꿈이었죠. 심지어 대기근이 일었던 영국의 아일랜드 주민들은 전체 인구의 1/4에 달하는 1200만 명이 미국으로 이주하기까지 했습니다.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국가의 틀을 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1900년대 이전까지 전성기를 달리던 유럽 열강에 비해 부족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은 중립국으로 군수물자를 팔며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습니다. 무엇보다 1년 7개월간의 참전을 통해 미비했던 군사력을 병력 동원 법안(Selective Service Act)을 통해 증강하는 기틀이 되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부와 군사력을 갖춘 미국이지만 사실 1800년대 말 이미 미국은 경제적으로 세계 1위의 국가였습니다. 아프리카 흑인과 유럽 등 타 대륙에서 1865년부터 유입된 2750만 명의 이민자로 인해 현재의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노동력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당시 미국은 여전히 미개척지와 그 미개척지에서 발견되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가득한 국가였습니다. 발견된 천연자원에는 여김 없이 철도가 들어섰고,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해당 지역으로 노동자와 물자를 이동시켰죠. 전화기의 개발과 지주회사의 등장은 산업화를 촉진했고, 미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상품은 일본, 필리핀, 쿠바로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10년의 대공황
전쟁에서 답을 찾다

산업기반과 인구를 크게 잃은 유럽 열강과 달리 미국의 산업 기반은 견고했습니다. 하지만 대공황을 맞이해 미국의 GDP의 60%, 시가총액의 88.88%가 증발하는 대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10년간 지속된 불황을 종식한 것은 결국 전쟁이었습니다. 독일 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이죠. 미국은 양측에 모두 군수물자를 지원했는데요, 전쟁 4년 동안 미국의 가장 큰 회사 2230개가 벌어들인 세후 수입은 전쟁 전과 비교해 41% 증가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경제는 70% 감소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1960년대까지 세계 산업 생산력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었죠. 유럽의 회복기 동안 전향한 과학자와 기술자를 대거 수용해 기술발전에 우위를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이후 1990년까지의 소련과의 냉전을 통해 국방예산을 늘리고, 탈 냉전 시대에는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국방예산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천조국

이후 공산주의 진영, 특히 소련과 이어진 냉전체제는 미국의 국방비가 1000조에 이르는데 막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2030년에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그 누구도 미국의 군사력을 넘어설 거라 말하진 않습니다.

또 현대에 와서 세계 질서의 중심은 미국입니다. 미국 연준은 사실상 세계 금리를 조정하는 기구가 되었고 수많은 나라가 미군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그 누구도 중국이 세계 질서의 중심이라고 말하지 않죠. 결국 현재 천조국이라는 미국의 별명에는 세계 질서의 중심이라는 의미와 세계 최고의 군사대국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