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생한 ‘경의선 고양이 사건’도 한 예인데요. 고양이 ‘자두’가 벽에 휘둘러지며 잔인하게 살해되는 CCTV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기함을 토했습니다. 살해된 ‘자두’ 옆에서 당시 상황을 모두 지켜봤던 고양이 ‘하늘이’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죠. 사건 이후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고 가게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박스에 이상한 생물체가 들어있다는 제보를 받고 구조 대원이 출동했는데요. 박스에 버려진 강아지의 모습을 본 대원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이렇게 잔인한 경우는 처음 본다’는 소리를 듣는 강아지의 사연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석고로 뒤덮인 강아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구조대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박스에 이상한 생물체가 들어있다는 것이었는데요. 현장에 도착한 구조 대원은 박스 안을 살펴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얀색 이물질로 뒤덮인 강아지가 신음소리를 내며 겨우 숨을 쉬고 있었던 것입니다. 강아지는 긴급하게 동물 병원에 후송되었습니다. 담당 수의사에 말에 따르면 몸을 뒤덮은 하얀색 물체는 다름 아닌 ‘석고’였습니다. 양 앞발에는 심한 골절도 있었죠.

석고는 호흡기에 굉장히 유해합니다. 때문에 생명체에게 사용은 금지되어 있는데요. 병원에서는 서둘러 강아지 털에 엉겨 붙은 석고를 제거했습니다. 수의사에 따르면 강아지는 생후 3개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앞발 골절은 치료가 가능했으나 두 눈은 치료가 불가했습니다. 양쪽 눈에 석고가루가 너무 많이 들어가 이미 실명 상태가 돼버린 것입니다.

디지털 동물 학대, 대위왕

중국에서는 동물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엔 디지털 동물 학대가 유행입니다. 주로 과도한 동물 먹방 영상으로 웨이보나 틱톡 등에 공유됩니다. 먹방 주제는 ’대위왕’ 즉 우리 강아지 배가 제일 크다는 것인데요. 100여 가지 간식을 주며 음식 챌린지를 시키고 1.5KG짜리 소 심장을 먹이기도 합니다. 개에게 극도로 매운 치킨 ‘라쯔지’를 주기도 했습니다. 당시 개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먹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황당하게도 시진핑 주석의 말 한마디에서 비롯됐습니다. 올해 중국에는 태풍이 불어닥쳤는데요. 식량 부족을 염려한 시진핑 주석은 ‘음식 낭비는 국가의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인터넷에서 먹방 콘텐츠들이 일제히 규제된 것이죠. 이때 몇몇 중국인들은 사람이 아닌 강아지를 내세워 먹방 콘텐츠를 찍기 시작했고, 이것이 디지털 동물 학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동물 학대방지법 마련 추세

중국에서 이러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동물 학대 금지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동물복지법이 강한 영국은 동물 학대에 최대 51주 이하의 징역 또는 20,000파운드(한화 약 3,000만 원)의 벌금까지 선고하고 있습니다. 개를 차 안에 수 시간 방치한 사람이 3500파운드(한화 약 51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죠.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방치, 살해한 사람에 대하여 18주의 징역형과 함께 평생 동물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이 내려진 일도 있었습니다.

동물보호법 세세하기로 유명한 스위스는 금붕어를 기를 때 금붕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까지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척추동물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죽이거나 잔혹하게 극심한 고통 또는 괴로움을 가한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을 부과합니다. 여기에 호주에서는 반려견을 최소 하루 한 번 산책시키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우리나라 동물 학대방지법은?

반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동물 학대 사건이 벌금 100만 원 미만에 불과합니다. 또한 동물 학대자가 또다시 동물을 키우는 것도 막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잠재적 학대동물을 보호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얼마 전 화제가 된 ‘경의선 고양이 사건’ 당시 실형이 선고되었으나 6개월 수준에 그쳤죠.

2019년엔 차에 개를 매달아 고속도로를 달리는 행위로 개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가해자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을 때 상이한 처벌이 내려졌습니다. 당시 미국 법원은 가해자에게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10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판사는 강한 처벌을 한 이유로 ‘잔인한 동물 학대가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