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의 확진자 수는 더디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다행인데요, 같은 동아시아권인 중국은 3월 24일 기준 81,000여 명의 확진자로 1위를 기록했고, 한국은 9000여 명으로 8위죠. 한편 일본은 크루즈를 제외하고 1100여 명으로 23위입니다. 이렇게 확진자가 적다면 방역 모범 사례로 세계의 귀감이 되어야 하는데요, 어째서인지 날이 갈수록 은폐 의혹만 더해지고 있죠.

일본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 때문일까요? 일본 국민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심각성이 와닿지 않은 듯합니다. 세계적으로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이 시국에 일본은 봄맞이 축제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와 끝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일본만큼은 다른 세상에 있는 걸까요? 벚꽃 개화기를 맞이한 일본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축제에 5만 명 모여

일본은 현재 벚꽃이 피고 있는 계절이죠. 코로나 사태나 일본 불매운동이 없었다면 한국인들도 벚꽃 축제를 즐기러 일본으로 향했을 겁니다. 한국도 곧 벚꽃 개화를 앞두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국이 이렇다 보니 진해를 비롯한 곳에서 줄줄이 군항제를 취소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일본도 벚꽃 축제 전체를 축소하거나 취소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은 평년보다 12일 이상 빠르게 벚꽃이 만개했다고 하는데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봄기운에 시민들이 들떴습니다. 도쿄 나들이 명소인 우에노 공원의 벚꽃 축제는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진행됩니다. 이곳에서는 평소와 같은 인파가 모여 벚꽃 축제를 즐겼죠.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만 아니면 코로나 사태를 실감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우에노 공원 외에도 오사카 성, 신주쿠  교 엔, 오다와라 성지, 오카자키 공원 등에서 벚꽃 축제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벚꽃 축제 장소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막거나, 입구에서 방역 및 소독을 실시하는 한국과는 굉장히 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도쿄나 홋카이도, 규슈 등의 지역에서 앞으로 개최될 대부분의 벚꽃 축제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일본도 서서히 축제를 축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올림픽 성화가 전시된 센다이역에는 첫 공개 날인 21일 모인 인파만 5만 명입니다. 일본인들은 “집에 있으니 답답해서 나왔다, 코로나 사태에 대해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프랑스에서는 3500명이 스머프 축제를 했다가 크게 비난받았는데요, 가까운 곳에서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나,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초대형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도 줄줄이 취소됐는데요,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은 아직 연기 소식 없이 축제 준비에 한창이라고 합니다.

일본 코로나,
외신들이 더 우려

일본 정부의 발표만 보면, 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외신들은 전혀 다른 견해인데요, CNN은 일본 내 확진자가 정부 발표보다 10배 이상은 많을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내놓은 확진자 수는 빙산의 일각이며, 더 늦기 전에 검사 확대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적 입장입니다.

일본은 코로나 검사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하루 검사역량이 3800건에 달하지만, 실제로 진행하는 검사는 3분의 1 수준입니다. 검사를 받는 것도 매우 어려운데요, 발열이나 폐렴 의심 증세 같은 증상이 4일 이상 지속되어야 검사를 해줍니다. 또한 공무원은 확진 시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니 검사를 거부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코로나 사태에 대해 미온적인 데는 도쿄올림픽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죠. 코로나가 확산되면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 아베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홋카이도대 히로시 교수는 “전국적으로 감염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특히 “오사카부와 효고현 전역에서는 감염원 불명의 확진자 사례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집단 감염이 이미 걷잡을 수없이 퍼지고 있는 것이죠.

한 학자는 일본이 중국 다음으로 폭발적 코로나 유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감염자들을 격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 지속되면 그때는 손쓸 수 없다는 것이죠. 지금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빠른 검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해 보입니다.

발등에 불 떨어진 일본

아무래도 사태가 악화되니, 일본은 이제야 심각성을 느낀 듯합니다. 22일 일본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해외 체류 자국민 보호 업무를 전담할 긴급대응 팀을 내달 중 세계 주요 지역별로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초기에 이탈리아나 이란에 확진자가 급증할 때, 일본 정부는 본인이 원할 경우 해당 국가에서 자유롭게 출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후 항공편이 모두 막히자 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또 지금에 와서야 비상사태 선포를 논의 중입니다. 그동안 코로나 확산이 심각했던 홋카이도에 2월 29일부터 3월 19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올림픽도 연기가 확실시 해지면서 전국적 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한참 늦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일본은 국가적 위세보다는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