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단순한 콘셉트 모방을 넘어 메뉴와 매장 인테리어까지 그대로 베끼는 ‘미투 브랜드’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흑당 버블티가 유행하면 너도나도 흑당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마라탕 가게가 잘 된다 싶으면 모두 마라탕 사업에 뛰어드는 식인데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제품을 비슷하게 만드는 미투 전략을 적용하여 창업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전략으로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낼 수 있을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땐 리스크가 굉장히 큽니다.

실제로 원조를 복제한 일명 ‘짝퉁’ 프랜차이즈들은 관리능력 및 경쟁력 부족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워 금세 문을 닫는 추세인데요. 피해는 결국 가맹점 매출 하락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며, 원조 브랜드에게 끼치는 피해 또한 막심하여 카피 브랜드 관련 소송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너도나도 베끼다 원조까지 망쳐버린 프랜차이즈 가게들에는 어떤 곳이 있을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저가 주스 전문점 홍수에
원조 가게까지 피해 입어

2010년 영업을 시작한 저가 생과일주스 전문 업체 쥬씨가 대표적입니다. 1500원~2800원 수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와 큰 용량으로 순식간에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요. 번화가와 대학 근처 지점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가맹점 수는 순식간에 늘어났죠. 하지만 2015년 말부터 비슷한 저가 주스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원조 브랜드인 쥬씨는 조금씩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쥬씨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색 간판과 인테리어, 제품 가격 등 모든 것을 유사하게 카피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약 20여 개의 브랜드가 생과일주스 경쟁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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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쥬씨는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며 2017년에 적자로 돌아섭니다. 2016년, 600여 개의 가맹점을 출점시킨 것과 상반되는 일이죠. 이에 따라 폐점하는 점포도 늘고 있습니다. 8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돌파시켰던 쥬씨는 2018년, 그 개수가 590개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 부족, 경기 침체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도를 넘어선 브랜드 카피로 인한 타격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방송 아니어도 어차피 망했을 것”
대만 카스테라의 몰락

보들보들하고 촉촉한 식감으로 전국을 물들였던 대만 카스테라 기억하시나요? 특히 한국에서 대만 카스테라의 유행을 선도한 ‘대왕 카스테라’는 커다랗게 구운 카스테라를 통째로 꺼내놓고 눈앞에서 썰어주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했습니다. 2017년 상반기 대왕 카스테라의 한국 매장 수는 17개, 대왕 카스테라의 인기에 힘입어 대만 카스테라를 표방하는 카스테라 집이 전국에 400개 이상 생겨났죠. 하지만 인기가 고공행진할 것만 같던 대만 카스테라는 어느 한순간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대만 카스테라가 그렇게 보들보들할 수 있는 건 식용유와 식품 첨가물을 대량으로 넣었기 때문이라는 방송 보도가 타격을 미친 것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어차피 망했을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너무 낮은 진입장벽과 짧은 시간 동안 난립한 프랜차이즈, 주재료인 계란값의 폭등이 이유였죠. 그 결과, 현재 10개가 넘었던 프랜차이즈 중 현재 가맹점을 보유한 대만 카스테라 프랜차이즈는 5곳 정도입니다. 2016년에만 51개 가맹점을 두었던 고조미 대만카스테라는 단 2곳으로 줄어들었죠. 현재는 부산과 서울에 하나씩 지점을 두고 있는 등 규모가 대폭 축소된 모습입니다.

유사 상표 홍수에 ○○비어 사라졌다

스몰 비어의 원조였던 압구정 봉구비어도 모방 브랜드와 함께 위기를 맞았습니다. 원조 브랜드가 어디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비슷한 브랜드가 많아진 탓인데요. 스몰비어가 인기를 끌던 2014년과 2015년 당시 상표에서 글자를 하나 바꾸고 메뉴나 가격, 내 외관을 흡사하게 베낀 브랜드들이 난무했고 이에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당시 눈만 돌리면 ○○비어라는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였죠.

결국 유사 상표의 홍수 속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스몰 비어의 인기는 사그라들고 말았습니다. 원조와 비슷한 콘셉트의 유사 브랜드들은 현재 대부분 폐업했거나 사실상 가맹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데요. 또 처음 해당 사업을 선보인 봉구비어의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표권 취득 실패한 김밥천국
사양길 접어들어

천원 김밥을 무기로 업계에서 무섭게 성장한 김밥천국은 브랜드 카피로 몸살을 앓은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당시 1000원 김밥이라는 메뉴를 내세우며 2002~2003년 가맹점이 100개에 달했던 것은 물론 매장 순수익이 월 2000만 원에 달하는 점포도 있을 정도로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죠.

하지만 순탄하게 성장하는 듯했던 김밥천국은 생각지 못한 장애물들에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상표권을 가지지 못한 것이죠. 당시 특허청에서는 ‘천국, 마을, 나라’등의 단어를 “식별성이 없어 독점할 수 없다”라며 상표권 등록을 거절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이 때문에 김밥천국의 이름을 단 수많은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유사 점포의 음식 질이 나쁘면 소비자들이 진짜 김밥천국 측에 전화를 걸어올 정도였지만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미지가 실추된 김밥천국은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고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최초 창업자 유인철 씨는 2013년 모든 지분을 처분하고 회사를 떠나는 등 지금은 그 인기가 시들해져 버렸죠.

번화가마다 문전성시 이루던 불닭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은 유명합니다. 매운 갈비찜, 불닭 볶음면에 이어 최근에는 알싸한 매운맛의 마라 양념이 첨가된 음식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요. 2000년대 초반에도 매운 음식 유행은 있었습니다. 대도시 번화가마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불닭 전문점이 그 주인공인데요.

기름에 튀기거나 육수에 삶는 것이 아니라 소스에 비벼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맛을 내던 불닭 전문점은 2004년과 2005년 사이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불닭 전문점의 원조 격이었던 ‘홍초 불닭’은 한때 전국 160여 개의 지점을 거느리던 성공한 프랜차이즈였죠. 하지만 동네마다 불닭 프랜차이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생겨났고, 어디나 비슷비슷한 컨셉과 맛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의 발길 또한 뜸해졌습니다. 결국 한동안 전국 160여 개의 지점을 거느렸던 홍초 불닭은 200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었고, 현재 홍초 불닭의 전국 매장은 20개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죠.

상황이 이렇지만, 사실 원조 업체가 유사 브랜드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에 관련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도 했지만, 법원이 어느 범위까지 지식재산권을 인정해 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계속해서 소송에 매달리기란 어렵기 때문인데요. 외식업계의 발전을 위해 법 제도의 개선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에 앞서 유행하는 브랜드를 노력도 없이 베껴 이익을 취하려는 마음가짐부터 바뀌어야 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