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많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지만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감정은 영화,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만큼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얼마 전에는 ‘미스트롯’ 출신 가수 홍자가 한 행사에서 전라도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었죠.

실제로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은 문화나 역사 배경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투리와 음식, 환경 등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최근에는 tvN 새 예능 ‘서울촌놈’에서 이러한 두 지역의 서로 다른 특징이 소개되어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실제 지역민이 아니면 잘 모른다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각기 다른 문화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역감정이 생긴 이유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 간 갈등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지역갈등으로 꼽힙니다. 이는 일반적인 문화 차이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닌 정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역감정에 가까운데요. 최근에 이르러서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2000년대 들어서기까지 심각한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 결과 종종 ‘경상도 남자는 무뚝뚝하고 전라도 여자는 기가 세다’ 등 지역 출신에 따른 고정 관념도 생겨나게 되었죠.

실제로 울산 출신인 홍자는 얼마 전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열린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오기 전 많이 긴장했다. 전라도 사람들은 실제로 뵈면 뿔도 나 있고, 이빨도 있고, 손톱 대신 발톱이 있을 줄 알았는데…”라며 지역 비하 발언을 해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홍자가 SNS에 사과의 메시지를 올리며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이렇듯 과거부터 전해져 온 지역 갈등 때문에 서로에 대한 편견도 생겨나게 된 것인데요. 이러한 고정 관념은 기성세대로 올라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최근에 이르러서 이러한 갈등은 실질적으로 해당 지역 주민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있진 않습니다. 개인의 특성이나 성격에 상관없이 출신 지역을 근거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그릇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경상도의 ‘콩잎 무침’
전라도의 ‘양파김치’

하지만 두 지역이 사용하는 사투리와 음식, 환경 등 면에서 차이점을 보이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차이는 음식 관련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나라에는 오직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 음식들이 존재하죠. 얼마 전에는 온라인상에서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만 먹는 독특한 음식들이 소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바로 경상도의 ‘콩잎 무침’과 전라도의 ‘양파김치’입니다.

경상도에서 ‘콩잎 무침’은 집집마다 흔히 볼 수 있는 밑반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경상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콩잎으로 만드는 요리 자체를 보는 것은 물론 들어보기도 힘들죠. 삭힌 콩잎을 젓갈이나 된장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려 먹는 장아찌 반찬으로 만들어 먹으며 따뜻한 쌀밥에 한 잎씩 올려 먹으면 사라진 입맛도 돌아오게 하는 별미로 통합니다.

한편 전라도에만 존재하는 음식으로 ‘양파김치’가 있습니다. 양파는 마늘, 파와 함께 우리 식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식재료 중 하나지만 양파김치는 무척 생소한데요. 양파를 절여 무, 풋고추, 당근, 부추,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한 김치로 전라도 지방에서는 여름철에 주로 담급니다. 독특한 양파 향과 함께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려 지역민들이 즐겨먹죠.

경상도는 쌈장에,
전라도는 초장에

각 지역마다 음식을 먹는 방법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마련이죠. 두 지역에도 독특한 형태의 음식 먹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서울에서는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라도는 독특하게도 초장에 찍어 먹습니다. 심지어 뼈해장국을 시켜도 초장을 나오는 경우가 있죠. 반면 경상도에서 순대를 먹을 때 소금 대신 쌈장을 내어줍니다. 가끔 소금을 내주는 가게도 있지만 ‘순대는 역시 초장에’라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그락지’가 뭐야?

두 지역에서 사용하는 사투리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는 거칠고 터프한 매력이 살아 있는 반면 말끝에 ‘~야’, ‘~당께’, ‘~야제’ 등을 넣는 전라도 사투리는 구수한 매력이 특징이죠. 그 지역 사람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경상도에선 오락실을 ‘오그락지’, 겉절이를 ‘재래기’라고 부르는가 하면 전라도에선 뚜껑을 ‘뽀개’, 강아지를 ‘강생이’라고 부르는 등이죠.

또 같은 말이라도 표현법이 매우 다른데요. 힘들거나 고된 상황을 전라도에서는 “뻐치다’라고 표현하는 반면 경상도에선 “디다”라고 표현합니다. 또 사람을 부를 때 경상도는 “마”, 전라도는 “아야”로 부르는 것이 죠. 트램펄린도 전라도에선 봉봉으로, 경상도에선 퐁퐁이나 콩콩, 방방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편가르기 놀이할 때는?

편가르기 놀이를 할 때도 차이를 보입니다. 서울에서는 보통 데덴찌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전라도는 지역에 따라 전주에서는 ‘흰둥이 검둥이’, ‘여수에서는 모랄모랄센치’, 목포에서는 ‘쓸마노 되는 된 대로 쓰마치 내놓기’ 등 구호를 부릅니다. 경상도도 전라도만큼이나 다양한 편가르기 구호가 있는데요. 부산에서는 ‘젠디’, 울산에서는 ‘살림없다’ ‘소라 소라’, 통영에서는 ‘뗀뗀뽀야’ 등 다양한 구호를 외치는 것을 볼 수 있죠.

경상도, 전라도에만
존재하는 고유의 특징

경상도, 전라도에만 존재하는 고유의 특징도 있었습니다. 유명한 씨름 선수들을 보면 유독 경상도 출신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창원 마산 출신이 유독 많습니다. 역대 씨름인으로 이름을 날린 김성률, 이승삼, 이만기, 강호동 선수들 모두 창원 출신이었죠. 마산이 씨름의 본고장이 된 것은 1950년대부터 마산 씨름협회를 중심으로 많은 씨름 대회를 개최한 이유를 꼽을 수 있습니다. 또 무학산이 자리해 씨름인들의 연습 터전 삼아 산을 오르며 체력을 길렀던 원인도 무시할 수 없죠.

한편, 전라도는 판소리로도 유명한 지역입니다. 전문가들은 판소리 악곡이 호남 지역 민요인 육자배기토리를 주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 발생지는 전라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 창극사’에서 거론된 명창들 출신지 대부분이 전라도 지역인데요. 또한 전라도는 국악과가 있는 대학교가 제일 많은 지역으로 국악 대회도 매년 개최하는 등 판소리 구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