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윗집이 거실에서 하이힐을 신고 걷고, 공 튀기기를 즐겨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제로 한 아파트 단지에선 아랫집의 항의에 이런 행동으로 보복한 윗집이 드론에 찍혀 200만 원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런 층간소음은 고질적인 아파트 바닥 구조에서 비롯되는데요, 정작 싸움은 시공사가 아닌 이웃끼리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공사의 부실시공과 주민 간의 다툼, 그 인간 군상을 조금 더 알아봅니다.

소음에 약한 벽식구조
심지어 95%가 부실시공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한국은 아파트가 보편화한 국가입니다. 그러나 위아래 옆 공간에 벽 하나를 두고 생활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소음에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죠. 사실 이런 소음은 대부분 건설사의 시공 방법과 부실시공 때문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주 예정인 191세대 아파트를 대상으로 감사원이 진행한 층간소음 차단성능 테스트에서 이들 아파트의 96%가 약속 등급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60%는 최소 성능 기준에 미치지 못했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인증한 바닥구조 또한 95%나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진동과 소음에 약한 벽식구조로 지어진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벽식구조는 기둥이 아닌 벽으로 하중을 감당하는 구조로 기둥식 구조보다 넓고 공사 기간이 짧으며 비용도 낮아 80년대부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진동이 분산되는 기둥식 구조보다 진동이 벽을 타고 고스란히 이동해 진동과 소음에 약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건설사의 이익을 위해 거주민들이 층간소음을 감내하고 있는 구조인데요, 그 원망은 건설사가 아닌 입주민 간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수억 원 주고 산 휴식 공간을 침해당하는 만큼, 가장 온건한 방식의 항의가 관리사무소, 경찰서에 신고하는 방식이라고 할 정도죠.

점잖은 대처부터
불안감 조성까지

법적으로 허락된 층간소음 항의 방식이 전화 연락, 문자 항의, 천장 두드리기 수준입니다. 그 때문에 직접 보지 않고 경찰에 ‘경범죄’로 지속해서 신고하는 아랫집도 있죠. 사실 위층이 하이힐 사례처럼 고의로 소음을 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면 층간소음은 범죄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근 소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위층에 1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 자제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한편 네티즌들은 아직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불안감 조성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경비실 통해 남자끼리 아래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만나서 내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했다. 부탁하거나 요청하지 않았다. 사고 치기 직전이라는 것만 알려줬다. 그러니 알아서 조용히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서 말없이 아이를 바라봐 조용하게 만든 사례도 있었습니다.

집 천장 두드리는 사람들

대면하는 게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집 천장을 두들겨 항의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 전략적으로 수행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층간소음이 없는 시간을 분석해 위층이 잠드는 시간에 천장을 두들기는 것이죠. 그는 “한창 깨어 있을 때 두들겨봐야 모른다. 자다 깨봐야 심각한 걸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아예 선풍기에 고무판을 달아 천장을 두들기게 한 사람도 있었죠.

일부 층간소음 피해자는 아예 우퍼 스피커를 설치해 두고 몇 달간 다른 장소에서 거주하기도 합니다. 그는 “요즘 경찰에게서 전화가 참 많이 온다. 매번 난 밖에 있다고 한다. 어차피 아기 울음소리나 비명 소리 같은 거만 아니면 경찰도 막 들어갈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우퍼스피커는 신체의 청각기관을 고의성을 가지고 폭행한 것으로, 폭행죄가 인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제야 나선 정부 그러나…

층간소음에 담배 냄새로 보복하는 일까지 빈번하게 늘어가는 가운데, 정부는 이제야 관련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금과 달리 직접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겠다는 것이죠. 일각에선 위에서 언급한 부실 건설업체가 LH와 SH로 드러나 급히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운용하던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사전 인정제도가 사실상 의미를 잃은 만큼(불일치 96%), 준공 후 확인하는 제도를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완공 후 검사제도가 도입될 시 층간소음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여전히 애완동물에 의한 소음은 여전히 고려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