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도 돈 문제는 아주 민감한 사항입니다.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추구하는 젊은 커플들은 데이트 통장 등을 활용하여 데이트 비용을 공평하게 부담하는 더치페이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데요. 사실 연인 간의 더치페이 문화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먼저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더치페이가 자연스러운 나라이기 때문일까요? 최근 일본에서는 부부 사이에도 칼 같은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커플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더치페이,
정 없다 VS 합리적이다

더치페이란 2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어떤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때 한 사람이 한꺼번에 계산하지 않고, 각 개인이 취한 부분에 대해서만 결제하는 계산 방식을 뜻합니다. 다소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짙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더치페이 문화를 보고서 ‘정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공평한 계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더치페이는 합리적이다’는 주장이 더욱 지지를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극적으로 피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 만큼 오래전부터 자신이 소비한 만큼만을 계산하는 더치페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최근 일본의 TV 도쿄 프로그램 <집에 따라가도 괜찮겠습니까?>에서는 칼같이 더치페이를 하는 부부의 사연이 소개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모든 생활비
칼같이 ‘더치페이’

사연의 주인공 아이코와 가즈키는 회사 동료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케이스입니다. 두 사람은 연애를 하면서 서로의 성향이 완전히 반대라는 사실을 깨달았는데요. 사소한 부분에서 모든 것이 달랐던 두 사람은 이별을 택하는 대신 ‘독립적인 상태로 관계를 지속하자’고 합의했습니다.

2년 전 부부가 된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른 취향 탓에 결혼반지를 고르는 과정에서부터 삐걱였는데요. 극명하게 다른 취향 탓에 좀처럼 의견이 합치되지 않자 결국 가즈키는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로 끼자”는 제안을 했죠. 결국 이들은 각자 다른 디자인의 결혼 반지를 선택하는 독특한 행보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무사히 결혼에 골인한 이들은 도쿄에 위치한 한 아파트를 임대했고, 결혼 후에도 소득을 각자 관리하기로 합의하여 집세를 비롯해 식비, 수도세, 전기세 등 모든 생활비를 균등하게 부담하는 ‘더치페이형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가사일 더 하는 아내에게
매달 40만 원 임금 지불

이들의 더치페이는 가사 노동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회사 일이 바빠 청소와 요리를 전담하는 아이코에게 가즈키는 공정성을 위해 “아내가 가사 일을 할 때마다 시간당 1500엔씩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죠. 월급으로 환산하면 매달 4만 엔(약 40만 원)정도를 아내에게 지불하는 셈입니다.

가계와 노동을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 외에도 두 사람은 각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하루를 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령 식사는 휴일에만 같이 하며, 평일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각자 준비하여 먹는 식이죠. 이들은 심지어 침대까지도 따로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같은 방을 쓰되, 각자 싱글 침대를 사용하여 이부자리에는 구분을 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화장지, 샤워젤, 비누 등 각종 생필품 또한 각자 구매해서 사용하는 개인주의형 결혼생활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혼 생활, 너무 만족스러워요”

너무도 다른 성향 때문에 극단적인 더치페이를 선택한 이들 부부에게도 의견이 일치했던 순간은 있었습니다. 결혼 당시 두 사람 모두 ‘결혼식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이에 아이코와 가즈키는 혼인신고를 하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했고, 결혼식 비용을 이용해 호화로운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서로의 생활 패턴을 간섭하지 않는다’ 가즈키와 아이코의 결혼생활은 바로 이 대전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거실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각자의 방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죠. 방송에 출연한 남편 기즈키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아내 아이코 역시 “처음엔 남편이 독특하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며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