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풍경을 고스란히 통유리로 바라보며 떠나는 기차 여행은 비행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짐과 함께 기차 여행 수요도 증가했죠. 하지만 여행 전 설렘의 공간이 되어야 할 기차에서 생긴 여러 위생 문제 때문에 승객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과연 위생 상에서 어떤 문제점이 존재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심각한 화장실 수질 상태


기내의 수질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승무원들이 비행기 탑승 시 커피나 차를 절대 마시지 않는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비행기에서 커피를 끓이기 위해 사용되는 물은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데 사용되는 물과 같은 물탱크에서 나오기 때문인데요. 청소되지 않은 비행기 물탱크에서 나온 물로 커피를 끓이면 대장균이 옮겨 탈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비행기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시민 단체가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 KTX 화장실의 물에서도 대장균이 검출되었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 KTX 승무원들은 화장실 물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생수를 꼭 들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죠. 화장실의 물로 손을 씻을 바엔 아예 손 소독제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물탱크 청소 주기 때문


열차의 수질 상태가 열악한 이유는 화장실 물탱크 청소가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 건물 화장실은 6개월, 항공기는 평균 1~3년 주기로 물탱크를 청소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요. 반면 고속 열차는 15년에 한번 물탱크 청소를 하는 것으로 파악돼 심각한 수질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KTX는 화장실 물탱크의 청소를 중정비 때 진행하고 있는데요. 중정비는 수명이 절반에 이른 열차를 분해 후 다시 조립하는 작업으로 평소에는 물탱크 청소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셈이죠. 실제 코레일은 서울역을 비롯한 주요 역사의 물탱크 청소는 자주 하고 있지만 열차 안에서 쓰는 물탱크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한 코레일의 입장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열차 이용객들은 화장실의 물로 손을 씻기도 하고 심지어 양치를 하기도 합니다.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이 당연하지만 코레일 측에서는 물탱크의 청소 주기가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물탱크에 정수가 공급되기 때문에 청소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으며 청소 주기는 프랑스 국영철도사 유지 보수 기준을 따른다는 입장이죠.


이는 열차 정비를 코레일 쪽에 맡긴 SRT 측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2014년 운영을 시작한 SRT의 물탱크도 여태껏 청소한 적이 없는 셈이죠. 게다가 항공사들은 평균 1~3년 주기로 기내 물탱크 청소를 하고 있음에도 수질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KTX나 SRT의 물탱크 관리는 사실상 방치나 다름없다는 목소리도 제기되었습니다.

열차 위생 사각지대


화장실의 수질 상태 외에도 열차 내의 여러 위생 문제가 발견되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우선 승객들의 손을 많이 타는 팔걸이나 트레이 등의 세균 오염 문제가 제기되었는데요. 좌석 시트커버 마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 등으로 승객 불만이 많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열차 내 일부 좌석과 바닥 카펫, 화장실 변기 등의 위생 상태도 문제 된 바 있죠.


아기들을 데리고 먼 거리를 기차로 다닐 때 이용하는 수유실의 열악한 상태도 제기되었습니다.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아기들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기저귀 교환대는 물론 곳곳에 먼지가 쌓여 있는 모습이 공개되었는데요.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KTX 수유실의 오염도는 휴지통의 세균 기준치보다 최소 6배에서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겼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시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위생 관리가 필수로 떠오른 요즘, 바이러스 확산 저지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관리 규정이 꼭 필요할 것 같은데요. 코레일 측은 공중위생 관리 차원에서라도 화장실 수질 상태를 비롯한 열차 내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