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에게 잘생기고 예쁜 얼굴은 엄청난 축복이지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연기력을 키워도 작품 속 연기보다는 외모가 더 기억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배우들은 때로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요. 일부러 자신의 겉모습을 한껏 망가트리는 배역을 맡는 것입니다. 흔히 얼굴 때문에 억울하게 연기력이 묻힌 타입이라고 하죠. 과연 어떤 배우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스카를 위해 거지의 길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길버트 그레이프>
<토탈 이클립스>, <타이타닉>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신인 시절부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손꼽혔습니다. 우수에 젖은 눈빛과 천진난만한 미소가 매력인 배우였죠. 게다가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지적장애인인 어니 역을 맡으며 연기 천재로 떠오르기까지 했죠. 하지만 이후 영화 <토탈 이클립스>,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 등 잘생긴 귀공자나 치명적인 매력의 옴므파탈 역을 맡아 연기력보다는 외모로 더 주목받는 배우가 되었죠.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인셉션>

외모의 후광을 죽이기 위해 디카프리오는 영화 <디파티드>, <블러드 다이아몬드>, <셔터 아일랜드>, <인셉션> 등 외모와는 상관없는 영화에 대거 출연했지만 이미지 변신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디카프리오는 초강수를 두게 되는데요. 바로 영화 <장고 : 분노의 추격자>와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였습니다.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장고 : 분노의 추격자>

<장고 : 분노의 추격자>에서는 배우 인생 최초로 악역인 ‘캔디’를 맡았습니다. 목화 농장을 운영하면서 흑인들을 착취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농장주였죠. 디카프리오는 광기에 찬 캔디를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과는 큰 인연이 없었습니다. 디카프리오는 결국 2015년작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극단적으로 자신의 외모를 망가트렸습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거의 거지꼴로 등장했죠. 결국 오스카는 디카프리오에게 남우주연상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블랙 위도우의 연기 변신
스칼렛 요한슨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아일랜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스칼렛 요한슨도 아역 때부터 미모로 유명했습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아일랜드>에서 보여준 스칼렛의 미모는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죠. 동시에 MCU 시리즈의 블랙 위도우를 맡으며 할리우드 대표 액션 배우로 거듭나기까지 했습니다. 액션 배우, 미녀 배우 등의 수식어가 붙었지만, 정작 스칼렛의 연기력은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조조 래빗>
<결혼 이야기>

그래서 스칼렛은 2013년 영화 <그녀>를 통해 인공지능 ‘사만다’를 맡아 100% 목소리만으로 엄청난 연기를 선보여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2019년에는 영화 <조조 래빗>과 <결혼 이야기>로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결혼 이야기>는 짧은 머리에 퀭한 눈, 히스테릭한 연기, 10kg 가량 증량한 파격적인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혐오스러운 인생 연기
나카타니 미키

<케이조쿠>
<링>

일드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면 나카타니 미키를 아실 겁니다. 나카타니는 90년대 초 아이돌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작품의 조연으로 전전하다 드라마 <케이조쿠>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평소에는 엉뚱하지만 사건에만 들어가면 천재적인 수사력을 선보이는 열혈 형사로 등장했죠. 같은 해에는 영화 <링>의 주연을 맡아 호러 퀸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습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청순하고 성숙한 외모로 추앙받던 나카타니 미키는 2007년 한 편의 영화로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바로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었습니다. 미모는 여전했지만, 나카타니가 맡은 ‘마츠코’라는 배역의 파격적인 행보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마츠코는 아버지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엉뚱한 딸이었습니다. 집을 나온 후에는 만나는 남자들에게 이용당하고 감옥에 가는 등 비참한 삶을 살죠. 심지어 죽음마저도 어이없을 만큼 비참해, 말 그대로 ‘혐오스러운’ 인생을 살다 죽은 비운의 인물입니다.

<팔로워들>

캐릭터만큼은 영화사에서 손꼽힐 정도로 비참하지만, 나카타니 미키는 이 영화로 대배우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 아시안 필름 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인생 연기라는 극찬을 받았죠. 나카타니 미키는 작년 넷플릭스 드라마 <팔로워들>에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30대 후반의 커리어 우먼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 호평을 받은 드라마입니다.

카리스마의 의인화
샤를리즈 테론

<몬스터>

디올의 영원한 뮤즈이자 할리우드의 대표 미녀 배우, 샤를리즈 테론도 연기를 위해 외모를 망가트린 배우로 유명합니다. 샤를리즈 테론이 처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은 2003년 영화 <몬스터>가 처음이었습니다. 무려 몸무게를 15kg이나 증량하고, 눈썹을 밀고 틀니까지 끼는 등 한창 흥행가도를 달리던 배우로서 쉽지 않은 변신을 과감히 시도했죠. 샤를리즈 테론은 이 영화로 데뷔 10년도 되지 않아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매드맥스>
<툴리>

2015년에는 영화 <매드맥스>의 ‘퓨리오사’를 맡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샤를리즈 테론은 얼굴에 검은 오일을 잔뜩 묻혀 외모는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았고, 심지어 삭발까지 불사하며 퓨리오사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2018년 영화 <툴리>에서는 육아에 지친 중년의 엄마, ‘마를로’를 연기하기 위해 22kg를 증량하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