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모범택시>가 연일 자체 시청률을 갱신하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악인에 대한 거침없는 응징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하는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김도기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김도기의 조력자인 장성철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은데요. 일명 ‘배신 전문 배우’로 불리는 김의성이 맡아 드라마의 최종 흑막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죠. 그만큼 김의성이 이제까지 맡은 배역 중에는 배신자, 혹은 악역이 유독 많습니다. 오늘은 김의성의 악역 연기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관상> – 한명회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관상>

영화 <관상>은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연기파 배우의 반열에 오른 후 한동안 연기활동을 쉬던 김의성의 복귀를 성공적으로 알린 작품입니다. 2011년부터 약 10년 만에 영화계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주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에 참여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죠. 그러다 2013년 영화 <관상>의 한명회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관상>

김의성은 영화의 중후반까지는 얼굴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목소리만으로 극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죠. 그리고 마침내 얼굴이 드러났을 때는 극장의 관객들을 모두 소름 돋게 할 만큼 엄청난 임팩트를 주는 명장면을 만들었습니다. 비중이 적었음에도 영화 내의 모든 사건을 조종하는 흑막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부산행> – 용석

<부산행>

한국형 좀비 영화를 개척한 영화 <부산행>에도 김의성이 출연했습니다. 김의성은 한국 영화 악역계의 한 획을 긋는 ‘발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요. 김의성은 KTX 승객 중 한 명인 ‘용석’ 역을 맡았는데요.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면서 승객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는 인물입니다. <부산행>이 해외에도 널리 알려지면서 ‘글로벌 악역’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죠.

<부산행>

영화를 본 관객들은 ‘<부산행>의 악역은 좀비가 아니라 김의성이다’라는 평가를 남기며 입을 모아 김의성의 연기력을 극찬했습니다. 큰 인기를 얻은 김의성은 <부산행>이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면 ‘마동석에게 명치를 맞겠다’라는 재밌는 공약을 걸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부산행>은 1150만 관객에서 멈춰 ‘명존쎄’를 피할 수 있었죠.

<미스터 션샤인> – 이완익

<미스터 션샤인>

일제강점기를 다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의성은 친일파 이완익을 맡았는데요. 실존 인물이었던 친일파 이하영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입니다. 이완익은 소작농 출신으로 함경도 방언, 일본어, 영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해 권력을 거머쥔 인물이죠. 이 권력을 바탕으로 주인공 애신의 부모, 유진의 아버지 등을 죽인 악인입니다.

<미스터 션샤인>

멀끔한 양장과 절름거리는 걸음새와 극악무도한 행패가 대비되어 악행이 더욱 부각된 <미스터 션샤인> 최고의 악역입니다. 오죽하면 최후에 애신에 의해 죽었을 때는 너무 깔끔하게 죽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죠. 김의성은 엄청난 열연을 펼쳐 평단과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더 킹> – 김응수

영화 <관상>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의성을 눈여겨 본 한재림 감독은 차기작인 <더 킹>에도 김의성을 캐스팅했습니다. 목포의 폭력조직 ‘들개파’의 보스, 김응수 역을 맡았죠. 평범한 악역 같았지만,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오른팔 두일을 들개에게 먹히게 하는 배신의 아이콘이었죠.

김의성은 짧은 분량이었음에도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줌과 동시에 피도 눈물도 없는 폭력적인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특히 두일과 1 대 1로 대치되는 장면에서 두일의 아킬레스건을 가차 없이 끊어버린 장면은 <더 킹>의 명장면으로도 꼽히죠. 김응수가 두일을 죽인 것은 결론적으로 주인공 태수를 변화시켜 영화 전개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역할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