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뜨거워지면 관객들은 자연스레 공포영화를 떠올립니다. 한국에는 훌륭한 공포영화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수많은 공포영화 중에서도 추천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기담’입니다. 기담은 한국 공포영화 중에서도 유난히 무서운 걸로 유명합니다. 바로 ‘엄마 귀신’ 때문입니다.

영화 보기 위해

서명운동까지


2007년 개봉한 ‘기담’은 진구, 이동규, 김태우 등이 출연한 공포 영화입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병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옴니버스 영화인데요.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국내 공포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숨겨진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담은 영화 ‘디워’, ‘화려한 휴가’와 함께 개봉했습니다. 당시 ‘디워’와 ‘화려한 휴가’가 대부분의 스크린을 가져가는 ‘스크린 과점’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기담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관객들은 기담 스크린 확보를 위해 서명운동에 나섰고, 결국 일부 스크린을 확보하여 장기 상영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공포영화

레전드 귀신


기담에는 한국 공포 영화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무서운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소위 ‘엄마 귀신’이라 불리는 장면인데요. 귀신 분장과 이미지로만 보는 게 아니라 등장하기 전 웅얼거림과 중간중간 들리는 방언 같은 소리를 함께 들어야 진정한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설로 꼽히는 ‘엄마 귀신’답게 비하인드 스토리도 다양합니다. 실제 무당들은 기담의 엄마 귀신 장면을 보고 실제 귀신이 내는 소리와 비슷하다며 놀라워했는데요. ‘귀신 소리’는 배우 박지아가 직접 낸 소리입니다.

‘엄마 귀신’ 장면은 실제 대본에는 ‘방언을 읊조린다’라는 짧은 내용만 담겨 있었습니다. 모든 소리와 행동을 박지아가 직접 구상하여 만든 건데요. 감독에게도 어떻게 연기할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감독도 박지아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궁금했고, 금방 촬영에 들어갔죠.

곧 박지아가 귀신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서 그 소리를 들은 오디오 감독은 들고 있던 붐 마이크를 떨굴 뻔했고, 얼굴을 촬영해야 하는 카메라 감독마저 배우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작품성도

훌륭해


안생병원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는 영화 ‘기담’은 작품 그 자체로도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대부분의 공포영화들은 관객을 놀래면서 공포를 유발하는데요. 기담은 그런 장면이 많지 않습니다. 미장센과 분위기로 긴장감을 쌓아올리고 한방을 보여주며 공포를 유발하는 방식이죠.

기담을 연출한 정범식, 정식 감독은 사촌 형제 지간입니다. ‘정가형제’라는 이름으로 크레딧에 올라가 있는데요. 이 영화를 통해 2007년 2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정범식 감독은 이후 영화 ‘곤지암’을 연출하여 한국 공포영화 역대 흥행 2위를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