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B 손해보험 광고

내 마음, 내 상황을 잘 알아주는 듯한 이를 만나면 위안이 됩니다.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드라마, 영화 등을 시청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해와 공감이겠죠.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은 타깃 소비자의 취향, 감성을 저격하는 광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자사 제품이 훌륭하다는 사실을 광고하기보다는, 마음을 움직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때는 잘 나가던 감성 저격 광고


출처: 박카스 광고

훈훈하고 감동을 주는 광고로 가장 유명한 제품으로는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오리온 ‘초코파이’를 꼽아볼 수 있을 겁니다. 박카스는 피로회복을 돕는 음료수라는 점을 살려 사회 각계각층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광고를 주로 만들어 왔죠.

출처: 박카스 광고

종점에 도착한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자고 있는 학생에게 박카스 건네며 위로하는 버스기사라든지, 직장인, 백수, 군인들이 서로의 모습을 TV로 보며 ‘부럽다’고 말하는 모습을 담아 시청자, 소비자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오래도록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박카스 광고는 2013 대한민국 광고 대상 금상, 2015 제약산업 광고 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죠.

출처: 초코파이 광고

초코파이 역시 ‘정情’이라는 콘셉트에 맞추어 따듯한 광고를 내보냅니다. 입대하는 삼촌에게 몰래 편지와 초코파이를 넣어두는 조카, 이사 가는 날 경비실에 초코파이를 슬쩍 남겨두고 나오는 소녀 등 이웃·가족 간의 정을 강조하는 광고가 주를 이루었죠.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CM송과 더불어 초코파이의 포근하고 따스한 이미지를 잘 구축해왔습니다.

최근 광고의 단골 모델, 취준생


출처 : 본죽 광고

최근에는 계속해서 취업에 실패하는 취준생이나 겨우 입사한 회사에서 좌충우돌하는 신입사원들의 모습을 그린 광고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과 어려워지는 취업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죠. 취준생 친구를 만난 자리에서 사원증은 가방 깊숙이 숨겨두고 힘내라는 말대신 시시콜콜한 이야기만 늘어놓다, 돌아가는 길 ‘불낙죽’ 이모티콘을 선물하는 본죽 광고는 취업 과정에서 미묘해지기 쉬운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따듯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출처: 11번가 광고

’11번가’는 “이 시대의 청춘을 평가하는 분들에게 묻습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자사 브랜딩 광고를 시작합니다. 가정환경이 어려워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어학연수는커녕 아르바이트에 매달려야 했던 지원자를 세상과 부딪치며 힘을 기른 지원자, 어학연수 없이도 스스로 해낸 지원자로 바라봐 달라는 메시지를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죠.

정작 취준생·청년들의 반응은?


하지만 좋은 의도로 만든 광고라고 해서 모두 기분 좋게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취준생들은 “매일 취업 생각만 하고 스트레스받는데 광고에서까지 취업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봐야 하냐”며 지겹고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죠. 청년들에게 취업 현실적인 문제인데, 그것을 소재로 삼아 감성을 팔며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시도가 기분 나쁘다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출처 : 뉴스줌

‘기업들이 광고는 저렇게 하지만 막상 스펙 없는 지원자를 뽑겠냐’며 이런 유의 광고들이 가식적이라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광고는 소비자의 마음을 현혹하기 위한 수단일 뿐, 현실의 냉혹함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감동보단 사이다, 눈물보단 웃음


출처 : 스프라이트 광고

그렇다면 최근 청년들이 선호하는 광고 유형은 무엇일까요?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게 취준생을 위로하려는 광고보다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돌직구로 날려주는 사이다 광고나 가벼운 유머로 TV를 볼 때만큼은 즐거운 기분을 만들어주는 광고들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프라이트’는 조별 과제를 요리조리 피해 가는 얌체 선배에게 “선배님 이름도 빼겠다”며 일침을 날리는 설현의 모습을 광고에 담았는데요. 시원함을 강조하는 탄산음료의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을 대신해주어 후련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출처 : 놀부 옛날 통닭 광고

똑같이 취준생을 다루는 광고더라도 B급 패러디 느낌으로 웃음을 주는 광고는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놀부 옛날 통닭’에는 남들과 똑같은 치킨이 아닌, 제대로 된 요리가 되기 위해 애쓰는 ‘치준생’들이 등장하죠. 도서관에서 ‘프라이드치킨 원론’, ‘맥주에게 지지 않는 법’ 등의 교재를 공부하는 것은 물론 체력 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고려합니다.

출처: 놀부 옛날 통닭 광고

마지막에는 면접관인 이연복 셰프와 만나면서 중화풍 통닭으로 재탄생하죠. 생닭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팔은 없고 발만 나오는 쫄쫄이 의상을 입은 광고 모델들이 대한민국 취준생이 거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이 광고에 대해서는 재밌다, 웃기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B급 정서와 온 국민이 사랑하는 치킨이라는 메뉴가 만나 성공한 케이스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