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사건이지만, 내 앞에선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돈다발 뿌리기’ 사건인데요. 가까운 예로는 2018년 10월 말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클럽에서 약 1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뿌려 논란이 된 일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먹고살기 팍팍한 때 자신의 돈을 뿌리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인데요.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돈을 잡으려 몰리면서 부상자가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과연 돈을 뿌린 사람은 이렇게 거액의 돈을 뿌려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걸까요? 실제 사례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심에 돈 뿌리면 처벌받을까?


지난 2016년, 서울 한복판에서 대낮에 누군가가 돈다발을 하늘로 뿌리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서울광장 분수대 앞에서 한 여성이 현금 뭉치를 꺼내 공중으로 뿌린 것인데요. 이에 서울광장 일대가 수백 장의 지폐로 뒤덮였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져 이 광경을 쳐다봤고, 일부는 신기한지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선뜻 돈을 주워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마침 서울광장을 경비하던 경찰이 곧바로 달려와 돈을 봉투에 주워담았기 때문이죠. 당시 돈을 뿌린 사람은 50대 여성으로 경찰 조사에서 2,500만 원을 뿌렸다고 진술했는데요. 이혼한 남편과 아들이 돈을 뺏으려고 해, 차라리 그 돈을 다 기부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거리에 뿌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조사 이후 경찰은 돈을 뿌린 여성을 귀가시켰다고 밝혔는데요. 자금의 출처를 확인했지만, 추가적인 범죄 혐의가 없고 돈을 뿌린 행위 자체는 형사처벌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행법상 돈을 도심에서 뿌렸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을 받지 않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본인이 고의로 돈을 뿌린 것은 스스로 자기 돈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보고 있죠.

지난해 승리가 운영했었던 클럽 ‘버닝썬’에서도 돈을 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헤미넴’이라고 불린 신원미상의 남성이 돈을 뿌린 사건인데요. 당시 보도에는 돈을 뿌린 이후 경찰이 출동했고,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돈을 뿌린 행위 자체에 대한 건 특별한 처벌 근거가 없었죠. 경찰이 출동했던 것도 그 목적은 클럽의 안전유지에 있었습니다. 돈을 뿌리고 줍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다칠 수가 있으니까요.

도로에 돈다발 투척하면…


다만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 위에서 돈을 뿌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해 7월 대구 시내에서는 에쿠스 차량을 운전하던 여성이 1,600만 원에 달하는 오만원권 지폐를 달리는 차량에서 뿌린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도로 위에 떨어진 돈을 줍기 위해 차량이 멈추고, 지나가던 시민이 도로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죠.

이처럼 운전자가 도로 위에 돈이나 물건을 던진 경우에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데요. 이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때문에 다쳤다면 형량이 훨씬 더 무거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죠. 이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데요. 다만 이 또한 처벌이 이뤄진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운전하지 않는 사람이 도로에 돈을 뿌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운전을 하다가 돈을 뿌린 것이 아니기에 특별법이 아닌 형법상 과실치상죄가 적용될 수 있죠. 한편 도로에 돈을 직접 뿌리지 않았다면 처벌 여부가 좀 애매한데요. 이 경우에는 도로로 돈이 날아가 충분히 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느냐가 쟁점이 됩니다.

떨어진 돈, 주워가도 괜찮을까?


지난 2014년, 대구 도심 왕복 8차로에서 한 남성이 오만원권 지폐 160여 장을 길바닥에 뿌리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를 본 행인과 운전자 등은 돈을 줍기 위해 몰려들었고, 5분여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지폐들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죠. 사건 발생 다음 날까지 주워간 돈을 돌려주겠다고 알려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는데요.

그렇다면 떨어진 돈을 주워간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해당 남성처럼 의도해서 버린 돈이라면 사실상 처벌할 수 없는데요.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돈이라도 주인이 실수로 흘린 것을 주워간다면 유실물이 되기 때문에 절도죄 및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죠.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가져가라고 준 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