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답안나오는 평범한 아저씹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어느덧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동네 만물상’이 된 다이소. 공격적인 전략과 박리다매에 가격 통일이라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다이소는 일본 대표 유통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는데요.

이러한 다이소의 아이디어는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요? 바로 다이소의 창업주이자 현 최고경영자인 야노 히로타케(矢野博丈, やの ひろたけ)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지하철 잡상인에서 계산이 귀찮아 가격 통일했다는 다이소로 큰 성공을 거둔 그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일본 주요 도시에 가면 어디에서나 쉽게 ‘100엔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천원샵이란 1000원 내외의 저렴한 생활용품을 대량으로 유통하는 슈퍼마켓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사업형태는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해 1990년 초 일본 거품경제 시기에 급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야노 히로타케은 처음부터 100엔샵으로 성공하게 되었을까요?

일본의 명문 사립대 주오대학 이공학부의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아내를 만나면서 평범한 삶이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히로시마 지방 유지의 딸이었던 아내 덕분에 물려받게 된 방어 양식장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곧 실패하며 3년 만에 700만엔(약 7천만원)에 이르는 엄청난 빚을 지고 빚쟁이들을 피해 다니는 처지에 몰렸는데요.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의 재고품을 저렴하게 매입해
판매하는 지하철 잡상인

빚을 갚으며 세일즈맨, 화장지 교환업, 볼링장 아르바이트 등 9번의 이직으로 모은 종잣돈으로 다양한 잡화를 이동하면서 판매하는 야노 상점을 창업했습니다. 이 야노 상점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의 재고품을 저렴하게 매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행상인, 말 그대로 지하철 잡상인이었습니다.

생활고로 아픈 아내 몫까지 홀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상품 판매와 회계, 정리 등을 모두 하던 그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모든 제품의 가격을 원가와 관계없이 100엔으로 매긴 후 이를 판매하러 다니기 시작하였는데요. 바로 이것이 다이소의 시작이었습니다.

가격 통일은 온전히 그의 아이디어는 아니었습니다. 1970년대 이미 모든 제품의 가격을 하나로 통일하고 이를 판매하러 다니는 행상인들이 존재했지만 1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사람은 야노 사장 한 명이었죠.

1970년대 후반 오일쇼크 등의 문제로 제품 원가가 상승하자 이러한 균일가 행상인들은 자취를 감추었고 야노 사장은 비슷한 처지의 행상인끼리 모여 다니며 특정 장소를 하루 정도 임대해 판매를 진행하고 다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실행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하며 회사는 작지만 물건만큼은 크게 다루자는 뜻으로 다이소라 이름 지었습니다.


일본 경제가 10년이 넘는 장기 침체에 빠져들게되며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법 쓸만한 품질의 제품이 많은 다이소로 몰려들기 시작

그렇게 슈퍼마켓의 주차장에서부터 판매를 시작한 다이소는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인기를 끌었고 적지만 벌게 돈으로 일본에서도 외진 다카마쓰시라는 곳에 첫 매장을 냈습니다. 때마침 일본의 거품 경제가 꺼지고 일본 경제는 10년이 넘는 장기 침체에 빠져들게 되며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법 쓸만한 품질의 제품이 많은 다이소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5000만 엔에 불과했던 자본금은 27억 엔으로 급증했고, 2000년에는 일본 ‘벤처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특정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함으로써 해당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받는 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 잡은 다이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에 이은 4번째 슈퍼마켓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현재 일본에만 3150개, 전 세계적으로 4000개의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UBS그룹 AG에 따르면 다이소는 2016년을 기준으로 6000억 엔(약 6조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이러한 매출을 토대로 야노 사장의 재산은 19억 달러(약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방어 양식에 실패해 지하철 잡상인을 하던 청년 사업가가 50년간의 노력 끝에 다이소라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한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의 성공이 일본 경제와 맞물린 천운이든 노력의 산실이든 간에 현재 야노 사장의 다이소는 전 세계에서 많은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생필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급성장하였습니다. 자신은 평범한 아저씨임을 자처하는 그이지만 실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동업자와의 상생을 통한 사업 발전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보며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분명 있어 보이네요. 이상 계산하기 귀찮아 가격 통일했더니 대박난 이 브랜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