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와 택시업계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 개인택시 기사가 ‘타다 아웃’이라는 문구를 자신의 차량에 매달아 둔 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분신하는 일까지 발생했죠. 택시업계는 타다 서비스가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며 사실상 불법에 가까운 영업을 펼친다고 주장하고, 타다 측에서는 자사 서비스가 합법일뿐더러 타다가 택시 기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만큼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초 택시업계와의 극렬한 충돌을 겪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택시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영원히 하나로 모아질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카카오와 택시 업계가 함께 내놓을 예정이라는 서비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승객들은 이 새로운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을까요?

상생을 위한 해결책 모색


5월 23일 오후 4시, 카카오 모빌리티는 전국 택시노동조합 연맹을 비롯한 4개 택시 단체와 회동을 가졌습니다. 양 측이 협업해 내놓을 11~15인승 승합차 공유 서비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입법의 미비, 단체 및 구성원 간 이견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공동성명문을 통해 ‘각종 규제로 인해 불가능했던 혁신을 구현하고 택시 사업자의 수익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정부와 여당의 법령 개정·구체적 시행방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논의 중인 ‘승합차 공유 서비스’는 카카오가 호출 앱을 운영하고 택시업계 쪽에서 기사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택시 대신 준대형 세단 1천 대, 대형 세단 1천 대, 11인승 이상 승합차 3천 대를 마련해 보다 고급화된 승차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죠.

문제는 비싼 요금


극심한 갈등으로 타협이 불가능해 보였던 양 측이 상생의 길을 함께 고민하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의 제안서를 살펴보면, 정작 승객에 대한 고려는 빠져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데요. 일반 택시요금에서 적게는 1.5배, 택시 수요가 높은 출퇴근 시간에는 무려 3배까지 요금을 올려 받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수가 탑승할 수 있는 승합차나, 일반 택시 차종보다 쾌적하고 승차감 좋은 대형 세단이라면 요금을 어느 정도 올려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깔끔한 차내 환경과 적절한 응대가 뒤따라야 하겠죠. 그런데 카카오 제안서대로 이 사업을 시작한다면, 승합차나 대형이 아닌 준대형 세단을 선택하더라도 요금의 부담은 꽤나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 요금으로 1만 7천 원 정도 되는 거리를 준대형 세단을 이용해 이동한다면 한적한 낮 시간대에 2만 6천 원, 출퇴근 시간에는 5만 1천 원을 지불해야 한다는데요. 5천 명의 택시 기사 인력이 이 서비스에 투입되면 그만큼 택시의 공급도 줄어들겠죠. 고급화된 서비스 대신 합리적인 요금을 원하는 승객이라면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겠네요.

다른 업체들과의 공정성 문제


문제는 요금뿐만이 아닙니다. 택시 업계가 카카오 모빌리티와 협약을 맺고 사업을 시행하면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은 배제된 다는 데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죠. 현재 택시업계와 대립 상황에 놓인 타다를 비롯한 유사 업체들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타다의 경우 이미 기사를 포함한 카니발 렌터카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니, 카카오-택시업계의 사업 모델과 상당 부분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국토교통부는 택시업계와 카카오 모빌리티 사이의 해당 협약 건에 대해 고지를 받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택시 사업이든, 승차 공유 사업이든 서비스 특성상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데요. <뉴스 1>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택시단체가 특정업체의 사업만 인정하는 구도로 간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업계 싸움에 승객 등 터진다?


일각에서는 업계 싸움의 불편함은 고스란히 승객의 몫이 된다며 비판이 일기도 합니다. 새로운 차량 공유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매번 반대부터 하고 나서는 택시업계 때문에 승객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것이죠. 한 타다 이용자는 타다를 이용하다 보면 고의로 진로를 방해하거나 절대 양보하지 않는 택시들을 마주친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을 저지할 것이 아니라 택시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담배 냄새 등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차량을 관리하고, 승객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특정한 의견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타다 보다 저렴하고 차량도 많은 일반 택시를 선택할 시민들이 많다는 것이죠. 택시와 카카오가 협약을 맺고 높은 요금을 받으며 함께 사업을 할 게 아니라, 각각의 특성을 선호하는 고객을 각자 유치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이로운 방식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