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의 예상을 깨고 그랜저가 택시로 등장했습니다. 소나타 유저는 한숨 돌렸지만, 덜컥 믿고 그랜저를 산 분들에게는 비난을 받았죠. 사실 택시는 주행거리가 많은 만큼 내구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벤츠나 아우디를 택시로 운영하고 있죠.

하지만 택시가 아닌 그랜저의 가격만큼은 여전히 어지간한 직장인이 매입하기엔 부담 가는 수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에는 그랜저 가격에 어지간한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데요. 자동차의 ‘급’을 떠나 정말 그랜저 가격에 살 수 있는 수입차를 알아보았습니다.

1. 더 뉴 그랜저 실구매가는?

현대 자동차의 프리미엄 세단 더 뉴 그랜저는 6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입니다. 풀체인지가 아님에도 외관은 예전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바뀌었죠. 판매 가격은 LPi를 제외하고 3000만 원 초반대에서 4천만 원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실구매가는 옵션에 취득세 그리고 부대비용을 더해야 합니다. 여기에 각종 할인을 받으면 또 그만큼 금액이 할인되기에 딱 정해서 얼마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자동차 전문 매체에 따르면 그랜저의 최저 실구매가는 취득세, 부대비용 포함하여 최저 3540만 원, 최고 4700만 원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풀옵션 그랜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수입차는?

더 뉴 그랜저 가격을 두고 최근 가장 많이 비교되는 수입차는 다름 아닌 폭스바겐의 아테온입니다. 아테온은 디젤 단일 모델, 2개 트림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각각 5225만 원, 5718만 원이죠. 하지만 수입차 특유의 파이낸스 프로그램이나 할인을 적용받을 경우 1150~1260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테온 최저 트림은 4360만 원대로 그랜저 최고 트림보다 300만 원 이상 저렴해집니다. 최고 트림도 그랜저 최고 트림과 비교해 고작 60만 원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독일 차로 시작한 김에 독일 3사 벤츠, BMW, 아우디에서 살 수 있는 차량도 알아볼까요?


그랜저는 세단입니다. 그랜저 실구매가로 살 수 있는 벤츠 세단은 C200입니다. C200 가솔린 2.0의 가격은 5070만 원이죠. 벤츠 공식 할인 496만 원을 적용하면 판매 가격은 4574만 원까지 내려갑니다. 하지만 취득세 319만 원에 부대비용 4만 원을 더하면 약 4897만 원입니다. 딜러 할인이 얼마나 적용되는지가 관건이겠군요. 다만 옵션은 그랜저보다 많이 아쉽습니다.

BMW 중에는 어떤 모델을 살 수 있을까요? 그랜저 풀옵션 대신 살 수 있는 BMW 모델은 320d이었습니다. 출고가는 5000만 원대에 형성되어 ‘1000만 원 프로모션’ 받아 더 뉴 그랜저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죠. 그러나 최근 풀체인지되어 3시리즈의 할인 폭은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당분간은 좀 더 기다려야 하겠네요.


9세대 아우디 A4의 연식변경 모델인 A4 40 TFSI는 판매 가격이 4705만 원, 5000만 원입니다. 취득세는 약 299만 원으로 실구매가는 약 5000만 원이지만, 아우디 파이낸스 서비스를 통해 800만 원가량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딜러 할인 최대 200만 원까지 받으면 실구매가는 4000~4200만 원대까지 내려가는군요.

3. 비싸진 그랜저, 사실 비싸진 게 아니다?

이처럼 과거 부의 상징이었던 독일 3사 차량만큼 가격이 높아진 그랜저지만, 사실 그랜저는 과거와 비교해 그리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바로 1986년 생산된 그랜저 1세대의 가격이 1690만 원이었기 때문이죠. 이는 당시 아파트 한 채에 버금가는 가격이었습니다. 1987년 출시한 그랜저 2.4는 무려 2550만 원, 1989년 출시한 3.0V6는 2890만 원의 가격을 자랑했죠.


1994년 출시된 2세대 그랜저는 최저 1850만 원에서 최고 4380만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이미 90년대에 지금의 가격이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짜장면값이 1980년대 600원에서 현재 6000원으로 10배 오르고 소주 가격이 200원에서 9배 상승한 것과 대비됩니다.

사실상 성공한 중년인의 상징이던 그랜저는 세대가 변하는 동안 몸을 낮추어왔습니다. 이는 그랜저 이상의 차를 만들고 그랜저를 2030의 차로 낮추려 한 현대자동차의 전략도 한몫했죠. 다만 최근 가격이 오른 그랜저가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수입차가 그만큼 저렴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상승하는 동안 굳건히 3~4000만 원대를 지킨 그랜저, 마냥 비싸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최찬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