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우가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대우그룹의 부도 발표 직전, 대우 관련사들이 보유 주식을 무더기로 팔아치운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주식을 팔려면 누군가 그 주식을 사야 합니다. 그 힘든 상황에서도 대우 주식을 팔 수 있었던 건, 대우의 회생을 기대하고 주식을 매입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두고 다투는 장입니다. 기업이 성장할 것 같다면 사고, 하락할 것 같다면 팔죠. 어느 쪽 사람이 많은가에 따라 주가는 상승하고 하락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분석이 비교적 단순했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변수가 잇따라 생겨남에 따라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최근 몇 년 간 많은 투자자가 “대박 날 것 같은데 꺼림칙하다”라며 망설였던 기업이 어떻게 되었는지, 전해드립니다.

리더의 부재, 삼성전자

액면 분할 후 삼성전자 주식은 주당 5만 원에서 5만원 중반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액면분할 기대 수요가 꺼지며 4만 원대로 곤두박질쳤죠. 이후 4만 2000원에서 4만 8000원 사이를 주기적으로 오가는 박스권을 형성했습니다. 액면분할에 대한 투기 수요를 제외하면 당시 사람들은 삼성전자의 가치를 4만 2000원보다는 높게, 4만 8000원보다는 낮게 책정했습니다.


이 같은 박스권은 2018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6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건희, 권오현 등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이끈 ‘리더’의 부재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으로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D 램 시장의 저조(가격, 수요 하락)와 글로벌 무역분쟁이 지속되며 실적 저하도 우려되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오히려 2019년 글로벌 D 램 시장 점유율을 47%까지 늘리는 등 시장에서 선전하는 한편, 반도체 업황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여기에 폴더블 폰, 5G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삼성전자 주식은 단번에 5만 원대를 뚫었습니다. 다소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 주가는 여세를 몰아 2020년 1월 최초로 6만 원대를 돌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검색 잃은 네이버

한때 검색 점유율 90%를 자랑했던 네이버지만 구글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미래가치가 불분명한 기업이었습니다. 특히 드루킹 악재부터 순위 조작, 외부 콘텐츠 배제 등 각종 이슈로 투자자들은 수년 전부터 네이버의 주가 하락을 예상해 왔습니다. 반면 신기술 투자, 라인의 성과를 두고 국내 4차 산업의 중심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도 예상되었습니다.

특히 구글에 대한 네이버의 초반 대응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기 충분했습니다. 영상 부분에서 네이버 tv의 비중을 높이고 뒤늦게 애드센스를 추가했지만 광고나 수익률 어느 쪽도 구글의 기존 서비스의 하위 호환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결국 네이버 주식은 유튜브의 상승과 함께 하락했습니다. 2018년 1월 18만 원대였던 네이버 주식은 급락을 거듭해 2018년 10월 11만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한동안 네이버의 하락세는 지속되었는데요, 2019년 6월을 기점으로 네이버 주식은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1월 19만 원까지 치솟았죠.

업계는 네이버의 주가 상승을 자체 채널 강화로 분석합니다. 손익분기점을 눈앞에 둔 네이버 웹툰부터 네이버 페이를 분사하며 본격적으로 시작한 네이버 파이넨셜의의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습니다. 약화된 검색 부문은 정보탐색보다 스마트 스토어 등 쇼핑 부분으로 강화했습니다. 여기에 네이버 라인과 야후 재팬의 통합 소식이 11월 전해지자 주가가 치솟았죠. 일본 라인은 8500만 명, 야후 재팬은 5000만 명의 유저를 가지고 있어 중복을 고려해 1억에 가까운 유저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잡스 후광의 끝, 애플

팀 쿡은 스티브 잡스의 사후 2011년 애플의 CEO로 등극했습니다. 이후 그는 애플의 매출을 드라마틱 하게 높였습니다. 2010년과 비교해 2019년 애플의 매출은 3.4 증가했죠. 2010년 1월 27달러였던 애플의 주가는 2020년 1월 324달러로 약 12.6배 상승했습니다. 이는 2019년 152달러보다도 2배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의 사후 ‘많이 파는 것이 혁신’이라는 팀 쿡의 혁신론은 일부 팬과 신규 고객의 반발을 샀습니다. 때문에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리뷰어 등은 팀 쿡의 성과를 두고 “스티브 잡스의 후광은 끝났다”, “팀 쿡의 혁신은 가격 정책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새로운 기능도 없고, 성능 개선도 만족스럽지 않으며 가격만 높다는 것이 팀 쿡 초기 5년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애플의 매출 상승에도 투자를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2016년 에어팟 출시를 시작으로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TV가 2019년 실체화되면서 애플 주가는 급등을 거듭했죠. 아이폰 매출은 부진했지만 아이패드, 맥, 웨어러블, 액세서리, 서비스, 미디어 부문의 매출이 증가하며 오히려 애플 전체 매출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급증하며 주가도 함께 상승했죠.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현 상황은?

1월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인 이들 주가는 3월 들어 모두 급락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하락은 진정되던 코로나19의 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전략,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며 삼성전자 주가는 5만 4000원대, 네이버는 16만 8000원대로 하락했습니다.

애플의 주가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생산라인이 일시 중단된데다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제약 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식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터진 코로나19, 조속히 해결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