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커밍아웃 연예인이죠. 방송인 홍석천은 커밍아웃 이후 한동안 방송 출연이 어려웠는데요. 생계를 고심하던 그는 요식업에 진출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대중이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요즘은 유명 방송인이자 요식업 CEO로 활동하고 있죠.


요식업 CEO로 홍석천이 진출했던 곳은 다소 인식이 자유로운 이태원이었습니다. 자연히 그의 가게도 이태원을 기반으로 성장했는데요. 한때 가게를 10개까지 운영하면서 ‘이태원의 황제’라는 별명까지 붙었죠. 그랬던 홍석천이 최근 전혀 의외의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한때 이태원 재벌

한창 인기를 끌던 홍석천은 2000년 돌연 방송에서 커밍아웃을 합니다. 큰 용기를 낸 것이었으나 대중들의 시선은 차가웠죠. 결국 방송가에서 물러난 그는 2002년, 한국에 개념조차 없었던 루프탑 방식의 음식점 ‘아워 플레이스’를 창업합니다. 아워 플레이스는 전에 없던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끄는데요. 이때의 성공으로 홍석천은 MY HONG, MY THAI, MY X 등 자신만의 가게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가게는 이태원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어느 정도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힌 2015년, 방송에 출연한 홍석천은 자신의 음식점 매출이 50~70억 원에 달한다 밝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죠. 홍석천은 이외에 부동산 투자에도 발을 들여 2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는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자산을 쌓는데요. 2017년 아예 자신의 빌딩 ‘마이하우스’를 신축하면서 이태원의 대명사이자 ‘이태원의 황제’로 불리게 됩니다.

이태원 엇박자와 위기

홍석천 덕분일까요? 이태원은 천편일률적인 번화가의 상가와 다른 독특한 음식점과 가게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독특한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고자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죠. 상권이 발전하며 자연히 임대료도 높아지기 시작했는데요. 홍석천은 한 방송에서 “임대료가 2500만 원~ 3000만 원 선이었는데 요즘은 8000~9500만 원까지 올랐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실상 이태원에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찾아온 것인데요. 홍석천은 그간 쌓인 인지도를 통해 어느 정도 가게를 운영하며 버틸 수 있었지만, 타 상가들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기존 개성 있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이태원을 떠나기 시작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까지 급등했습니다. 무려 16%, 10%의 상승이었죠.

젠트리피케이션에 이어 최저임금 급등에 이태원 상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상권 성장에 엇박자가 난 것인데요. 홍석천 또한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기존 5명으로 2교대 12시간 운영하던 기존 방침을 수정했죠. 인건비를 줄이고자 종업원 2명을 내보내고 운영시간도 10시간으로 줄였습니다. 이마저 감당하기 어려웠던 식당 두 곳은 아예 영업을 중지했죠.

잘나가던 홍석천의 몰락

홍석천까지 버티기 어려운 상황 속, 이태원 상권은 죽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는 이태원 건물주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는데요. 2019년 이태원역 인근 상가 매물은 무려 210여 개에 달하게 됩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물로 나온 상가 중 절반 이 6개월 이상 공실”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나마 시청률 16%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덕분에 2020년 초 이태원 상권은 활기를 되찾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었으나, 한국은 지방에 확진자가 나올 뿐 빠른 대처로 서울에선 확진자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오히려 명동 등 타 상권보다 선방하는 모양새였죠.


그러나 활황도 잠시, 이태원 발 코로나19가 발생합니다.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인데요. 덕분에 이태원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겨 가장 북적일 주말조차 거리에 사람 하나 보이지 않게 되었죠. 홍석천의 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홍석천은 7개 있던 이태원 식당 중 이탈리아 전문점 ‘마이 첼시’를 제외하고 모두 폐업하기에 이릅니다.

홍석천의 마지막 한마디

홍석천은 마지막 남은 마이 첼시만은 지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는 “요즘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한 달에 3500만 원씩 손해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월세만 950만 원인데 인건비부터 각종 비용을 더해 수천만 원 씩 손해가 나고 있던 것이죠,


“너무 힘들다”던 홍석천은 최근 끝끝내 지키던 ‘마이 첼시’마저 폐업을 선언했습니다. 자신의 SNS에 폐업 사실을 알린 것인데요. 그는 “나의 30대, 40대 시간을 오로지 이 곳에서만 보냈다”라며 “금융위기, 메르스 뭐뭐뭐 위기란 위기는 다 이겨냈는데 이눔의 코로나”라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마지막 가게까지 정리한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겠다면서 “언제일지 모르지만 곧 다시 돌아올거에여”라고 복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홍석천이 마지막 가게를 정리했다는 소식 이후 그의 가게에는 작은 현수막이 달렸습니다. 이태원 활성화에 기여한 홍석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현수막이었는데요. 홍석천은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한편 계약기간이 남은 마이 첼시 상가를 대여해 주겠다며 보답하기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