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벌어진 의료사고를 기억하시나요? 수술이 잘못되면서 수술받은 환자가 뇌사 판정을 받은 이후 사망까지 이르게 된 사건인데요. 해당 사건은 과실에 의한 의료사고가 아닌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 수술로 인한 사고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인 충격을 던져주었던 대리 수술 이제는 근절됐을까요? 대리 수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관행으로 자리 잡은 대리 수술

수술이라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이기에 조금이라도 훌륭한 의사에게 맡기려는 환자들이 많은데요. 이런 환자들의 간절함을 짓밟는 사건이 지난 2018년에 발생했습니다. 바로 대리 수술 사건이었죠. 의사가 아닌 의료기기 업체 영업사원이 수술을 집도하다 환자가 사망하게 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회 전체적인 충격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리 수술이 특정 병원에서만 행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산 정형외과 대리 수술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이 직접 제보한 사례들이 쏟아졌는데요. 영업사원들에 제보에 의하면 소규모 개인병원뿐 아니라 규모가 큰 종합병원에서까지 대리 수술이 관행처럼 행해졌습니다. 당시에는 “불법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수술을 집도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라는 여론이 형성되며 의료계에 큰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리 수술의 이유, 결국 ‘돈’

그렇다면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은 어떻게 수술을 집도할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서 현직 의료기기 영업사원은 ‘의사의 갑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의사들이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지위를 이용해 의료기기 업체 영업사원, 의약 회사 영업사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갑질은 시킨다는 것이었죠.

한 영업사원은 이에 대해 “만약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을 못하겠다고 말하면 그날로 그 병원에 그 회사의 의료기기가 빠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왜 영업사원에게 대리 수술을 강요했을까요? 이에 대해선 한 의사는 “결국 돈이다.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을 해주는 동안 의사는 밖에서 다른 환자를 진료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수익으로 직결된다. 내가 아는 한 다른 이유는 아예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환자의 불안감은 계속 커져

특히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300명의 의료인에게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수술실에 들어간 적이 있냐는 질문에 49.7%다 ‘그렇다’라고 답했는데요. 해당 방송이 방영된 이후 누리꾼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최근 수술할 일이 있었는데, 수술실에 2~3명의 사람이 서성이는 것을 보자 대리 수술이 아닐지 의심이 되더라”라며 불안함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는데요. “혹시 모를 의료사고의 과실을 따지기 위한 용도를 넘어 대리 수술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수술실 CCTV가 꼭 필요하다”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대리 수술을 하다 적발된 의사와 병원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들어졌죠.

강력한 처벌 등 제도적 보안 필요

그렇다면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부산의 정형외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이 사건의 의사와 영업사원은 지난 2019년 형사 법원에서 각각 1년과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 환자 단체 등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하기도 했죠. 특히 대리 수술 사건의 의사와 영업사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한다며 항소를 했는데요. 부산지법은 “해당 죄질에 비해 1년과 10개월이라는 판결이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라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리 수술 등 기만행위를 하는 의사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데요. 대리 수술을 행한 의사의 의사 면허를 영구적으로 취소시키거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논란인데요. 의사들은 해당 논란에 대해 의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추후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확실치 않지만, 환자와 의사가 서로 신뢰하며 성공적인 수술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