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역시 반도체 품귀현상을 겪으며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국가 안보 문제라고 규정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백악관이 반도체와 관련한 국가 안보 회의에 삼성전자를 초청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동안 삼성전자의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백악관에 초청받는 일이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수출품 ‘반도체’

삼성 / yna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산업 중 하나인데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의 점유율이 75%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반도체 강국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도 대만의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는 주문자가 설계도를 제공하면 설계에 맞춰 생산해내는 것으로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사업이기도 합니다.

삼성 / yna

사실 이번 반도체 품귀현상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와는 다소 다른 것인데요. 차량용 반도체가 주력 사업이 아닌 삼성전자는 왜 백악관의 초청을 받게 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근 오스틴 공장의 증설 소식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급 문제 해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세계는 지금 ‘반도체 대란’

이번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몇몇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는데요. 백악관까지 떨게 만든 반도체 대란, 왜 일어난 것일까요? 이에 대해선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을 덮친 한파와 폭설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미국 텍사스주의 오스틴 지역은 지난 2월 중순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있었는데요. 한파의 영향으로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가동을 한 달 넘게 멈춰야만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면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진 테슬라 역시 자동차 생산을 멈추기도 했죠. 이외에도 자동차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일본의 르네사스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힘겨루기 할 것으로 예측되자 수급 불안을 이유로 몇 개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를 사재기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도 반도체 대란에
영향 끼쳐

이외에도 코로나19 역시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주문 감소 등을 예상해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고 있었는데요. 최근 백신 공급 등으로 코로나가 곧 끝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경기 회복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주문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급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고 반도체 공급은 계속 미뤄지고 있으니 반도체 품귀현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죠.

게다가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한몫했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 1대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반도체가 엄청난데요. 휘발유나 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에 필요한 반도체가 200여 개 수준인 것에 반해 전기차에 필요한 반도체는 최소 800여 개에서 1,000개까지 필요합니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 연달아 전기차 모델을 발표하고, 실제로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주가는 상승했지만,
추후 상황은 지켜봐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품귀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13만 원이던 주가가 14만 5,0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8만 원 초반대에 형성됐던 주가가 8만 6,000원대까지 상승했죠.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호재라고만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만약 미국이 중국과의 힘겨루기를 위해 삼성에 ‘라인을 똑바로 정하라’라는 주문을 하게 된다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 중 한곳만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반도체 사업을 축소해오던 미국이 인텔 등을 앞세워 반도체 시장의 영향력을 키우려고 하는 만큼 삼성전자 앞에 당면한 숙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게 ‘반도체 대란’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