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이 보이지 않는데, 계란보다 계란 냄새를 풍겼던 빵이 있습니다. 보들보들한 식감과 강렬한 계란형으로 전국을 물들였던 대만 카스테라죠. 전국을 뒤덮을 것 같았던 계란 카스테라는 어느 한순간 비트코인처럼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맛보고 싶어도 맛볼 수 없는 음식이 되었는데, 최근 실제로 대만카스테라 가게가 운영 중인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대왕 카스테라가 다시 부활한 것일까요? 함께 알아보시죠.

영화에서도 언급되는 대만 카스테라

해외에서 화제가 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두 저소득층은 모두 대만 카스테라를 운영했다 망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설정은 단번에 두 가족의 과거와 현재 상태를 관객에게 납득시키는 한편 두 가족의 다툼을 더 처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대만 카스테라가 ‘몰락’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죠.

대만카스테라는 2016년과 2017년 사이 소자본창업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전국에 수천 개의 점포가 신설되고 프랜차이즈도 몇 개월 만에 10개를 넘어섰죠. 그러나 한 TV 프로그램 방영 이후, 인기를 끌던 대만 카스테라는 소비자의 갑작스러운 외면에 줄 폐점하게 되었습니다.

원수는 하나?

열풍이었던 대만 카스테라를 한순간에 몰락시킨 주범으로는 ‘먹거리 X파일’이 지목됩니다. 당시 먹거리 X파일은 대량의 식용유가 들어가고 화학첨가제를 넣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식용유가 밀가루 양의 25~30%나 돼 건강에 문제가 많다는 어조로 방송이 진행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죠.

그러나 대만 현지에서도 식용유를 사용하고 전문가들이 카스테라의 촉촉함과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 식용유 사용이 일반적이라며 비판에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버터를 사용하면 풍미는 더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뻑뻑해지는 단점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수많은 대만 카스테라 업체가 폐업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원망은 ‘먹거리 X파일’을 향했죠. 다만 다소 엉뚱한 사람이 그 원망을 뒤집어썼습니다. 바로 먹거리 X파일의 상징적인 존재, ‘이영돈 pb’죠. 논란의 방송은 2017년 방영된 것으로 당시 이영돈은 2014년 이미 하차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먹거리X파일을 맡은 김진 기자가 진행했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영돈을 탓했습니다.

분명한 한계와 잇따른 위기

대만 카스테라의 몰락에 ‘먹거리 X파일’이 큰 역할을 했지만, 창업 컨설턴트들은 “어차피 망했을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들은 그 이유로 너무 낮은 진입장벽과 짧은 시간 동안 난립한 프랜차이즈, 주요 재료인 달걀 값의 폭등을 꼽았습니다.

애초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단기 아이템으로 보고 권리금 장사에 사용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최근 인기가 시들해진 흑당이나 마라탕. 매운 갈비처럼 소모될 단기 아이템이었다는 것이죠. 다만 대만 카스테라는 인기 절정 시기에 조류 인플루엔자로 수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방송 보도까지 겹쳐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오히려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공급 과잉으로 질리기 전에 품귀 제품이 된 것이죠.

요즘 근황은 이렇습니다

“이제는 먹고 싶어도 먹을 곳이 없다”던 대만 카스테라는 요즘 어떻게 되었을까요? 최근 다시 하나씩 생겨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전에 호되게 당한 만큼, 우후죽순 생겨나진 않고 있죠. 현재 전국에 약 40개의 업체가 자리 잡고, 백화점 식품 코너에 이벤트 등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0개가 넘었던 프랜차이즈 중 현재 가맹점을 보유한 대만 카스테라 프랜차이즈는 5곳 정도입니다. 2016년에만 51개 가맹점을 두었던 고조미 대만카스테라는 단 2곳으로 줄어들었죠. 현재는 부산과 서울에 하나씩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이제 찾아가야 먹을 수 있게 된 대만 카스테라, 이제는 걱정 없이 즐겨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찬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