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mbc

올해는 불수능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수능 만점자들은 어렵지 않게 ‘서울대 입학’이 가능할 것이라 점쳐졌습니다. 그런데 만점자 중 1명이 서울대 지원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낳았습니다. 과연 어떤 연유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최근 입시제도는 과도한 대입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수시전형을 대폭 확장하였죠.

그리고 대학에 수시로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전형 응시를 막고 있는데 이로 인해 올해 수능 만점자는 서울대 정시전형 지원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수시로 하향지원을 했다가 정시지원 자체가 날아가 허탈감을 느끼는 수험생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인데요. 이를 가리켜 ‘수시납치’라는 은어가 생겨날 정도로 학생들의 불만은 날로 쌓여가고 있다고 합니다. ‘수시납치 사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시 납치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지만 수시에서 이미 합격한 대학 때문에 더 높은 대학교에 정시로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능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정시모집에 지원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수시에 합격한 대학에 납치되듯 입학하는 상황을 빗대어 ‘수시납치’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학생들이 안정적인 합격을 위해 수시에서 하향 지원했다가 발생하는 문제인데 수시납치의 당사자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허프포스트코리아

이러한 수시 납치 사례는 수능이 어려울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가 불수능이었던지라 작년 대비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능이 쉽게 출제되었던 2015학년도에는 ‘수시 납치’로 68건의 글이 검색된 반면 올해는 147건이 검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불수능일 때 수시납치 피해가 커지는 이유는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 원점수 차이보다 표준점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져 고득점자에게 정시전형이 더욱 유리해지기 때문이죠.

올해는 수능 만점자이나 이미 수시납치를 당한 학생이 아마 최대 피해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수의 학생이 수시납치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재수생 A씨는 얼마 전 수시전형에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았지만 기쁘기는 커녕 현행 제도와 자신을 원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수능 성적이 생각보다 좋게 나와 정시전형으로 더 나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데도 원서조차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시험을 망치면 부모님 뵐 낯이 없어 안정적으로 하향 지원했던 것이 원인이었죠.

출처 : 문화일보

재학생 B씨도 수능을 잘 쳐, 흔히 말하는 중경외시(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에 진학할 성적이었지만 미리 수시로 지원해뒀던 경북대로 입학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수시 논술전형이었던지라 수능이 끝난 후, 논술을 보러가서는 이름이랑 딱 한 줄만 적고 나왔던지라 중경외시 대학에 입학할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경북대로부터 합격 통보가 날아와 낙심했다는 사연을 밝혔죠.

또 다른 학생 C씨는 수시에서 예비 5번을 받고 정시 역시 추가합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수시를 지원한 학교에서 먼저 추가합격이 결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게되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정시로 지원한 학교를 더욱 진학하고 싶었기에 더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런 경우에는 수시로 납치가 되는건가요? 아니면 제가 그냥 수시쓴곳 예치금을 안 넣으면 정시전형으로 갈 수 있는 것인가요?” 라는 질문을 덧붙였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학생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질문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학생은 결국 수시에 합격한 학교로 진학해야만 합니다. 대입 수시모집에 지원하여 최종합격한 대학이 한곳이라도 존재하는 경우, 해당 학년도의 정시모집에는 그 어떠한 곳도 지원할 수 없는 것이 현행 입시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 최종합격한 대학이란 최초합격뿐만 아니라 추가합격된 대학까지 포함되며 예치금을 미납하거나 등록을 포기하여 해당 대학에 실제로 진학하지 않더라도 합격이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시모집 지원은 불가능하죠.

출처 : 연합뉴스

이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 42조’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자는 다른 학기에 실시되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및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요. 다만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대학에는 ‘복수 지원 금지 및 이중 등록 금지 원칙’을 적용하지 않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사관학교, 경찰대 등은 제외된다고 합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해마다 ‘수시 납치’ 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역시 수시납치 피해 사례를 줄이기 위해선 대입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그 보완의 길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시합격땐 등록과 관계없이 정시전형의 응시자격이 박탈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죠. 그리고 대부분의 주요 대학이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수시면접을 치루는 것 또한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출처 : 에듀인뉴스

수험생들은 현행 입시제도에 대해 ‘최소한의 선택권 보장’이 박탈당한 제도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 대학에 먼저 수시 합격을 했다고 해서 대부분 정시전형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된 주장이죠. 수시납치 피해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일는 상황이므로 현 제도에 대해 돌이켜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수험생들은 “수시와 정시전형 선발 시기를 통합하는 등 제도를 바꾸거나 해당 대학에만 원서를 못 내는 정도로 수위를 낮췄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