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2에서 박진영은 혹평을 받았습니다. 언론은 그가 성공한 뮤지션이자 사업가지만 심사평을 두고는 ‘난해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진영의 대표 심사평이자 화제가 된 ‘공기 반 소리 반’, ‘대충 부르는 노래가 잘한 노래’는 자신에게 몰입해 공감을 얻지 못한 심사평이라고 보도했죠. 

이외에도 박진영은 한국 경연 프로그램에서 빠지면 섭섭할 정도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심사평을 남겼죠. 그 이상의 반향은 없었습니다. 음악에 몰입한 박진영을 두고 유난 떤다는 악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박진영의 평가 방식과 심사평이 일본에서는 초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박진영이 일본만 특별대우 한 걸까요?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봅니다. 

JYP의 일본 점령 프로젝트

JYP 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소니뮤직과 손을 잡았습니다. 함께 일본 걸그룹을 만들어보자는 것인데요. ‘Nizi Project’라고 명명된 이 한일 합작 프로젝트로 탄생할 걸 그룹명은 ‘니쥬( Niziu)입니다. 니쥬는 일본어(にじ=무지개)와 영어 U(you)의 합성어입니다. 프로그램 진행과 심사를 맡은 박진영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어까지 배워가며 열정을 드러냈죠. 

일본에서 니지 프로젝트는 2개 시즌으로 방영됐습니다. 시즌 1은 지원자의 재능을 중점으로 합격자를 선정하고 시즌 2는 성장과 실력을 중점으로 살폈습니다. 박진영이 선발과정에서 아이돌의 필수 요소인 노래, 춤, 스타성 외에 ‘인성’을 중요시하겠다 밝혀 화제가 됐죠. 한국에서도 인성을 강조했던 박진영다운 모습에 네티즌들은 ‘역시’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니지 프로젝트의 인기는 시즌 1까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한국 아이돌 팬이나 찾아보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러나 시즌 2부터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습니다. 매 방송마다 일본 트위터, 야후재팬 검색어 순위를 점령했죠. 1위는 기본이고 기본적으로 검색어 톱10중 4~5개는 늘 니지 프로젝트 관련 검색어였습니다. 

니지보다 ‘모찌 고리’?

니지 프로젝트는 이처럼 시즌 2부터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와중에 니쥬 멤버보다 더 인기를 끈 인물이 있었습니다. 니쥬 관련 검색어에서 항시 상위권을 유지한 이 인물은 바로 박진영입니다. 일본인들은 시즌 1부터 시즌 2까지 지원자나 각 멤버를 대하는 박진영의 태도를 보고 크게 감명받은 모습입니다. 웹상에 그의 어록이 심심찮게 돌아다닐 정도였죠.

심지어 일본의 유명 아침 프로그램 ‘슷키리’는 박진영을 초청한 뒤 어록을 책으로 내지 않겠냐고 공식적으로 의사를 물었습니다. 박진영은 ‘안된다’라고 팔을 내저었지만, 일본에서 그의 인기는 생각 이상입니다. 팬들은 박진영을 ‘모찌고리’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는데요. 이들 덕분에 과거 박진영의 노래까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나름의 역주행을 보여주고 있죠.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니쥬 멤버 지망생이 13명인 반면 박진영은 한 명이기에 멤버 1인당 인기로 따지면 박진영이 1위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습니다. 흐뭇하게 웃는 특유의 표정과 박진영 특유의 순수함에 중독됐다는 의견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카메라 앞에서 못하는 것은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곳에서도 하지 않는 모범이 되는 스타가 돼라”라는 등 일본에 없던 박진영식 조언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프로젝트 성공 이유 : 박진영

니지 프로젝트의 인기가 나날이 늘자 일본 인기 연예인들도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인기에 탑승하는 모양새입니다. 일본 여성지 모어는 2020년 상반기 대표 한류 히트작으로 니지 프로젝트를 선정했습니다. 함께 선정된 한류는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었죠. 하나의 문화현상까지 된 셈입니다. 한 일본 평론가는 니지 프로젝트의 인기 중심에 박진영이 있다는 글까지 게시했습니다. 

일본 평론가는 박진영을 ‘일본에 없던 캐릭터’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진영은 대형 연예 기획사 수장인 동시에 본인 스스로가 인기 연예인입니다. 심지어 현직 가수이기도 하죠. 프로듀싱 능력도 출중한데다 자신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 또한 풍부합니다. 특유의 바른 예능감까지 갖추고 있죠. 일본 대중음악계에 전혀 없는 캐릭터입니다.  

또 일본은 교훈을 좋아합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연애가 필수인 것처럼 일본 드라마에선 교훈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런 일본에 있어 선배이자 현직자로서 박진영이 건네는 피드백은 하나의 교훈으로 받아들어졌습니다. 한국과 크게 차이가 없었음에도 박진영의 피드백이 어록으로 만들어지고 일본 웹상에서 큰 인기를 끄는 까닭입니다.

일본 매체가 본 ‘JYP 어록’

소위 JYPark 어록으로 불리는 박진영 어록은 일본 비즈니스 매체에도 소개됐습니다. 비즈니스 매체는 그의 화술에 주목했죠. 일본은 특유의 ‘권위가 있으면 무례가 아닌 가르침이다’라는 비즈니스 권위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요. 박진영이 보인 태도는 이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죠. 

매체는 박진영이 가수로도 성공했으며 트와이스, 2PM 등을 성공시킨데다 미국, 일본에 악곡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소개했습니다. 그런 뒤 “그런 대단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것이다. 연습생에 대해서도 항상 정중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잘난체하는 곳이 전혀 없다”라는 코멘트를 달았죠. 일본 채용 관리 솔루션이 10년간 조사한 신입사원 설문 중 ‘상사에게 기대하는 것’ 1위가 ‘정중한 지도’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렇다고 정중하기만 하진 않습니다. 피드백에 영양가가 가득하죠. 실력이 부족한 멤버에겐 칼 같은 평가와 분명한 비전과 발전방향을 제시합니다. 실력이 있지만 마음 준비가 덜된 멤버는 본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죠. 일본 매체는 이를 ‘칼 같은 경멸과 순수한 사랑 화법’이라며 개인 순위 12위였던 아야카가 마지막에 8위에 올라 데뷔할 수 있었던 이유라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