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소주’라고 들어보셨나요? 신세계그룹이 소주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후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내놓은 소주 ‘푸른밤’이 그것인데요. 이미 포화상태로 여겨지던 소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우려와 그래도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하는 사업이니 잘 되겠지라는 기대가 공존했었습니다. 최근 정용진 소주라 불리던 푸름밤의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정용진과 ‘제주소주’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내부 반대에도 밀어붙인 정용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재계에서도 애주가로 유명한데요. 소주 주량은 최소 6병 이상이며 위스키 같은 것은 애호가 수준을 넘어 예찬론가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인지 정용진은 주류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게 됐죠.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입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6년 19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제주소주 역시 이러한 정용진의 도전 중 하나인데요. 제주소주 인수에 대해선 사실 내부의 반대가 강했습니다. 소주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나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등이 꽉쥐고 있었기 때문에 점유율을 뺏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죠. 하지만 정용진은 자신이 술을 좋아하고, 잘 안다는 것을 과신했던 것 때문이지 제주소주 인수를 강행했습니다.

매출 늘었지만, 적자도 커져

새롭게 진출하는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스타벅스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많은 신사업을 성공시킨 정용진 부회장이기에 그래도 신세계그룹의 주류사업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국내 최대 대형마트 브랜드인 이마트를 활용하면 더욱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죠.

하지만 이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2016년 신세계그룹이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2017년 소주 ‘푸른밤’을 출시했을 때 2억 원 수준이던 제주소주의 매출이 48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이 19억 원에서 141억 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이었죠.

끝내 사업 철수하게 된
제주소주

신세계에서는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제주소주에 5년간 670억원 가량의 자금수혈을 했지만, 결국 커지는 적자 폭을 감당하지 못하고 소주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습니다. 인수자금까지 합하면 총 860억 원을 투입해 공을 들였지만 결국 실패하게 된 것이죠. 제주소주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여러 분석이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지 못한 점을 꼽았습니다. 주류사업의 경우 가정용 주류인 마트 유통도 중요하지만, 영업용 주류의 판매가 늘어나야 하는데, 신세계에서는 영업용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 영업망이 현저히 적었습니다. 영업용으로 판매가 어렵다 보니 기존에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던 참이슬이나 처음처럼과 경쟁 자체가 안됐던 것이죠.

다음으로는 제주소주가 제주도에서 소주를 생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라는 브랜드를 살리기에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소주 ‘한라산’의 이미지가 더 강했기 때문에 굳이 제주소주라는 것이 소주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질 않았죠. 게다가 제주도에서 소주를 생산했기 때문에 내륙으로 유통하는데 발생하는 유통비도 더 많이 들었습니다.

“도전 많은 만큼, 실패도 많아”

정용진 부회장이 실패한 사업이 제주소주만은 아닌데요. 만물상 콘셉트의 상점인 ‘삐에로 쑈핑’이나 H&B 사업에서 분스와 부츠 등 모두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또 호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프리미엄 호텔 ‘레스케이프 호텔’을 론칭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많이 시도하는 만큼 실패도 많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래도 정용진 부회장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은 정 부회장이 성공시킨 사업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1999년 IMF가 전국을 강타했을 당시 들여온 스타벅스나 이마트의 수익 감소를 만회해주는 노브랜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스타필드 등은 정용진 부회장의 최대 업적이기도 하죠.

누리꾼들은 신세계그룹의 제주소주 실패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한 누리꾼은 “최근 ‘제주맥주’가 떠오르고 있는데, 그에 반해 제주소주가 망하는 것을 보니 정용진의 사업 능력에 의구심이 생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누리꾼은 “정용진 부회장이 다른 대기업 오너에 비해 유독 실패가 많아 보이지만, 이는 그만큼 도전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성공한 사업도 많은 만큼 추후 정용진이 시작할 사업이 기대된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과연 신세계그룹이 시도할 다음 사업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