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까다로운 출국 절차를 모두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한 뒤 비치된 잡지를 뒤적거리다 보면, 어느새 기체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느껴지죠. ‘드디어 출발’이라는 실감이 나면서, 항공기와 함께 여행에 대한 기대도 둥실 떠오릅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son sweet

그런데 가끔, 모든 승객이 탑승한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도무지 이륙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경유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사람들은 혹시 다음 비행기를 놓치기라도 할까 봐 슬슬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요. 인내심에 한계를 느낄 때쯤, 기내 방송은 ‘같은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여러 대 있어 관제소의 출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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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관제소의 허가가 필수적인데요. 오늘은 공항의 관제탑을  지키며 안전한 이·착륙을 책임지는 항공교통관제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늘 위의 교통경찰


이륙, 상승, 순항, 진입, 착륙의 비행 과정 중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륙과 착륙 시입니다. 이·착륙에 통상 소요되는 시간을 합쳐 ‘마의 11분’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오늘 소개할 ‘항공교통관제사’들은 간단히 말해 이 마의 11분이 사고 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출처 : 여성신문

이륙 시 항공교통관제사는 조종사에게 항로 비행 허가와 이륙허가를 내립니다. 이륙한 비행기가 400피트의 안전 고도를 통과하면, 해당 비행기가 거쳐야 하는 주 항공로까지 레이더로  유도하죠. 착륙할 때 역시 해당 항공기에 착륙허가 및 계기착륙 접근 허가를 내리고, 활주로에 장애물이 없음을 확인한 뒤 여객 터미널까지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출처 : 참여와 혁신

이상의 업무가 모두 한 관제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활주로 위의 항공기는 공항에서 가장 높은 곳(인천공항 100.4m)에 위치한 관제탑에서, 상공 1만 8500피트까지는 접근관제소에서 관리하죠. 그 이상의 고도를 비행하고 있는 항공기는 항공교통센터 관할입니다.

순발력과 판단력이 꼭 필요한 직업


출처 : 한겨레

모든 항공기가 사전에 계획한 대로 뜨고 내리면 좋겠지만, 돌발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는 기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교통수단인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해서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악천후 시 바람의 세기·방향 등을 체크해 조종사에게 운행 방향과 속도를 안내하는 것도 항공 교통관제사의 임무입니다. 또 착륙하기로 한 공항에 문제가 생기면 인근 공항으로 착륙할 수 있게끔 회항 지시를 해야 하죠. 매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조종사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도 해당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유도해야 합니다.

출처 :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

이처럼 항공교통관제사 업무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순간적인 대처’가 많이 포함됩니다. 주어진 자료·수치·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안전한 결정을, 가장 신속하게 내려야 하죠. 따라서 순발력과 판단력이 좋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교통관제사가 되려면


출처 : instagram@hwaju_92

항공교통관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항공대학의 관련 학과나 한서대학의 항공교통학과, 한국 인력개발원,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항공종사자격 증명 시험’의 ‘항공교통관제사’ 분야를 통과해야 하죠.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과 시험 과목으로는 항공법규, 항행안전시설, 항공 기상, 항공교통·통신·정보 업무, 관제 일반이 있습니다. 실기시험에서는 항공교통관제에 필요한 기술과 일반영어·표준 관제 영어 실력을 실작업과 함께 구술시험으로 병행 테스트하죠.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항공교통관제사에게 영어는 필수입니다. 세계 각국의 조종사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허가 및 지시를 내려야 하기 때문인데요. 일상생활보다는 항공·관제 업무에 특화된 영어가 중요하기에 토익이나 토플 대신 항공영어구술 능력 시험 4등급 이상의 성적을 취득해야 합니다.

자격증도 따고, 영어 성적도 취득했다면 다음 단계는 어느 소속의 항공교통관제사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무원 관제사가 되고 싶다면 국토교통부의 기술직 공무원 시험을, 민간인 관제사가 되고 싶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시험과 면접을 통과해야 하죠. 기술직 공무원 시험에 통과하면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국토교통부 산하의 서울지방항공청과 부산지방항공청에서 근무합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원으로 채용된 경우, 인천공항 탑승동 A 인근에 위치한 계류장 관제탑에서 이륙 직전, 착륙 직후의 항공기를 관리하죠.

얼마나 벌까


비행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굉장히 전문적인 직종이기 때문에 항공교통관제사의 연봉이 꽤 높은 수준일 것이라 예상하는 분들이 많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공무원 신분의 관제사들은 공무원 급여 기준에 따라 임금을 받습니다. 2019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8급 공무원 1호봉의 월급은 1,623,700원인데요. 현장직의 경우 2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기본급에 별도의 수당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공군 소속의 항공교통관제사들은 하사·중사·상사·준위 등 부사관 신분으로, 계급과 연차에 따른 급여를 지급받죠.

출처-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속의 항공교통관제사들은 공무원 신분의 관제사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습니다. 이들의 초봉은 4천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공무원·군인과 달리 퇴직 후 연금은 없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