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중 은행의 수수료 이익이 4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반 이상이 일반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계좌이체·현금 인출 등의 통상적 업무에서 발생했다는데요. 은행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주요한 수입원이겠지만,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 통장에 든 내 돈을 사용하는 데 돈을 내야한다’는 사실이 불편하고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고객들의 마음을 간파한 인터넷 전문 은행·간편 송금 서비스 업체들은 앞다퉈 수수료 없는 송금이 가능한 무료 송금 서비스를 내놓았는데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은 카카오페이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카카오 페이에서 완전히 무료였던 송금 수수료 정책을 최근 변경했다는 소식입니다.

계좌로 보내는 송금 서비스


2017년 3월 9일, 카카오페이의 송금 서비스에 ‘계좌로’ 송금 기능이 추가됩니다. 송금을 받는 상대가 카톡 친구거나 카카오 페이 이용자여야만 가능했던 것에서 계좌번호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도록 송금 서비스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죠. 그동안은 돈을 송금하려면 본인의 은행 계좌와 카톡 계정을 연결해 카카오 머니를 충전해야 했는데요. 1만 원부터 충전이 가능했던 데다 1일 50만 원의 한도가 있었고 우리은행, 국민은행과는 제휴가 맺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에 제약이 많다는 평을 듣고 있었죠.

‘계좌로’는 이런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서비스입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 모든 은행, 우체국, 상호금융과 호환되고, 공인인증서나 OTP 카드 없이도 상대방의 계좌번호만 알고 있으면 누구에게든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반응이 좋았죠. 시중 은행의 계좌 송금과 달리 송금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는 점은 그중에서도 ‘계좌로’가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무료 송금 횟수 제한


그런데 지난 3월 26일, 카카오페이를 애용하는 사람들이 실망할 만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카카오페이가 ‘4월 3일부터 무료 계좌 송금이 월 10회로 제한되며, 10회 이후부터는 다른 시중 은행들처럼 500원의 송금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죠.

수수료 부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 리워드’ 지급 계획도 함께 안내합니다. 지금까지 월 1회 이상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고객들에게 보유 카카오 페이 머니(50만 원 한도)의 1,7%를 보상해주는 방식, 결제 시 화면 속 계란을 깨서 당첨되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의 리워드가 공개되었는데요. 이자처럼 1.7%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리워드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리워드가 ‘은행에게만 허가되는 수신 행위와 이자 지급’인지에 대해 금융위원회과 유권해석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죠.

카톡 친구 송금, 카뱅 송금과는 별개


그렇다고 이제 더 이상 카톡으로 10회 이상 무료 송금을 할 수 없게 된 것은 아닙니다. 계좌 송금이 아닌 카카오톡 친구 송금은 여전히 무제한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죠. QR 송금이나 카카오페이 내 청구서, 투자 서비스 이용을 위한 송금도 수수료가 붙지 않습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혼동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둘은 엄연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기관이 아닌 핀테크 서비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전문 은행이죠. 카카오 뱅크 이용자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타행이체, 타행 자동이체, ATM을 이용한 입금·이체·출금 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사업영역 확장하는 카카오페이


무료 송금 횟수를 제한하더라도 기존의 카톡 친구 송금 등은 여전히 무료로 이용가능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송금이나 결제에 국한되지 않고 뻗어나가는 카카오페이의 향방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습니다.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카카오페이가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국내 핀테크 기업의 대표주자로서 온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하고, 1년 만에 카카오 페이머니로 충전하는 방식의 체크카드를 100만 장 발급한 것은 금융계에 충격을 줄 만한 사건이었죠.

지난해 11월 선보인 카카오페이의 투자 서비스는 4개월만에 투자금 400억을 돌파했습니다. 상품의 65%가 1시간 내에 마감될 정도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은 이 서비스는 테라펀딩, 태양광 서비스 등으로 투자 영역을 계속해서 넓혀갈 예정인데요. 금융업계와 IT 업계의 경계가 사라지고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시대가 정말 도래할지, 메신저 점유율 94%의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카카오페이는 어디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