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아시아투데이/ 코리아 헤럴드

여러분이 자주 쓰는 메신저는 무엇인가요? 청소년들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초등학생들은 유튜브 메신저를 더 선호한다지만 아직까지 가장 널리 쓰이는 메신저 어플은 카카오톡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지난해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 카카오톡의 메신저 점유율은 88%에 육박하죠. 반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네이버의 ‘라인’이 제일 많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한국 기업 네이버를 모회사로 둔 라인은 왜 한국보다 일본에서 이토록 사랑받고 있는 걸까요?

동일본 대지진과 라인


출처: KBS 재난포털

 

사실 라인은 그 탄생부터 일본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했던 ‘동일본 대지진’은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 지진으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는 2만 5949명에 이르렀고, 160조~250조 원 규모의 직접적인 경제 피해가 발생했죠. 당시 일본 관련 보도를 시청하던 네이버 이해진 회장은 불통이 된 전화 때문에 가족·지인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출처: 세계일보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시기는 아이폰 4가 첫 선을 보인 지 1 년이 채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통신 수단이 전화에서 데이터로 점차 넘어가던 중이었죠. 먹통 전화로 고생하던 일본인들은 데이터가 터지는 곳을 찾아 SNS를 통해 서로의 생존과 안전을 확인했고, 이를 본 이해진 회장은 메신저 앱을 개발하겠다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점유율 80% 국민 메신저 등극


출처 : 코인데스크 코리아 / 티스토리 블로그 한국인이 본 일본

 

이해진 회장의 지시를 받은 NHN 재팬(라인의 전신)은 지진 발생 3개월 만인 2011년 6월에 라인 메신저를 출시합니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 연인 등 소중한 사람과 이어준다’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죠. 여기에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캐릭터 이모티콘과 무료 음성통화 기능까지 더해지자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현재 라인의 일본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80%에 다다랐고, 실 사용자 7900만 명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해진 회장의 본래 의도에 걸맞게, 라인은 비상 연락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작년 4월 일본 남부의 구마모토 현에서는 라인을 활용한 피난 훈련을 진행했는데요. 재해 정보망을 구축해 부상자, 피난자 등에 관련한 정보를 라인의 그룹 기능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소식입니다.

일할 때도 라인을, 라인 웍스


출처 : 데일리포스트

 

직장 상사가 카톡 프로필 사진에 대한 언질을 하거나 퇴근 후 카톡으로 업무지시를 내려 짜증 나 본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일본 직장인들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겠죠. 라인을 업무에 활용하는 사용자는 60% 이상이었지만, 보안에 대한 우려나 사생활 노출에 대한 걱정은 늘 있었는데요. 이를 간파한 네이버는 ‘웍스 모바일’을 설립하고 업무용 메신저인 ‘라인 웍스’를 출시합니다. 메신저 기능뿐 아니라 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결재, 법인카드 정산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라인 웍스는 급속도로 일본의 기업들을 사로잡았죠.

3월 31일 네이버는 라인의 업무용 버전인 ‘라인 웍스’의 글로벌 고객사가 곧 3만 곳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습니다.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하는 노무라 증권과 동경 해상 보험, 일본 3대 통신사인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우철 웍스 모바일 이사의 말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사는 전국 2400개 휴대폰 매장과 콜센터를 라인 웍스로 연결해 기존 전화상담 대비 평균 업무 처리 시간이 18%나 감소했다고 하네요.

인터넷 은행, 비트코인 출격 초읽기


지난 11월, 라인은 일본과 대만에서 인터넷 은행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올 5월에는 일본에서 ‘라인 뱅크 설립준비 주식회사’를 설립했죠. 2017년 최초로 인터넷 전문 은행이 등장한 한국과 달리 200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인터넷 은행 설립이 이루어진 일본에는 현재 10개의 인터넷 은행이 있습니다. 라인은 인터넷 은행 거래가 활발한 일본에서 라인 뱅크를 론칭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입지를 넓혀나갈 계획인 것으로 보입니다.

라인은 블록체인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작년 8월 자체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링크’를 만들었고, 싱가포르 법인의 거래소 ‘비트박스’를 선보였죠. 오픈 초기에 받은 큰 관심에 비해 링크의 가치는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라인은 크게 개의치 않고 다음 행보를 이어나갔습니다. 작년에는 전략적 기지인 일본에서 디앱(블록체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위즈볼, 포캐스트 등을 출시했고, 현재 거래소 사업을 위해 일본 금융청의 가상통화 거래소 라이선스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가족·친구들과의 연결에서 시작해 기업과 은행권으로도 진출한 라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