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야심 차게 준비한 K5가 2019년 12월 12일 공식 출시되었습니다. K5는 K7을 넘보는 차체 크기와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죠. 차체 크기만큼 가격도 윗급을 넘봤습니다. 이번 3대 K5의 출시가는 2351만 원부터 3335만 원에 책정되었습니다.

3세대 K5 디자인에 대한 인터넷 반응이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양카 전용차다”라는 반응도 있죠. 그러나 정작 예약 대기는 최소 3~6개월 걸리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기아는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인 편입니다. 인터넷상에서 현대차의 쏘나타, 그랜저는 크게 호불호가 갈리고 있죠. 하지만 정작 실제 판매량은 상당합니다. 현대기아 쏘나타, 그랜저 등의 중형급 세단이 출시만 되면 불티나게 팔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중적으로 분석해보았습니다.

1. 변화한 시대, 다양화된 니즈

과거와 달리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 주요 자동차들과 국내에서도 경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소비자의 니즈에 더 무게를 두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는 각 국가, 지역, 문화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데요. 기업은 지역마다 이에 맞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죠.

과거 자동차를 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니즈는 기능보다 심리에 중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를 가장 잘 겨냥한 것이 그랜저의 2009년 광고입니다. 광고 자체는 비난받았지만, 정작 판매량은 한창 치솟았습니다. 이 한 편의 광고로 그랜저는 ‘성공한 직장인의 차’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현대 자동차의 마케팅 전략은 어떨까요?

2. 마케팅, 중심을 차에서 삶으로 옮기다

과거 마케팅은 제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이 제품의 스펙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주는 게 마케팅의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이후 마케팅은 제품보다 감성,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그랜저 광고가 대표적이죠. 최근에는 제품의 기능과 고객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마케팅 방식이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 건 현대의 소형 CUV, 베뉴입니다. 베뉴는 최근 증가세가 뚜렷한 1인 가구를 타게팅 하는 차량입니다. 외관 디자인에 대한 각종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도 1인 가구, 특히 반려동물 패키지 등을 갖추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사용했습니다.

‘혼라이프’를 주제로 고양이마저 집사가 나가 혼라이프를 즐긴다는 베뉴 없는 베뉴 광고와 ‘엄마는 혼라이프를 즐기고, 난 개 호강’이라는 반려동물 패키지 광고를 내보냈죠. 큰 차보다 실속 있는 크기와 기능을 원했던 사회 초년생, 1인 가구의 라이프 니즈를 파악한 마케팅입니다. 반면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당신의 영역’을 포인트로 마케팅을 진행했죠.

3. 젊게, 더 젊은 나이로 어필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부회장은 혁신, 소통과 공감, 젊음과 열정을 2020의 중요 요소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점점 젊어지고 있습니다. 2030이 몰면 ‘아빠 차’ 느낌이 들던 그랜저와 K7이지만 이번 출시된 그랜저와 K7의 디자인은 더 젊어졌습니다.

이는 광고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작년엔 마흔둘, 올 초엔 서른다섯, 지금은 스물여덟’으로 표현되는 더 뉴 그랜저의 광고가 그랜저의 타깃이 최종적으로 20대를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젊은 임원’, ‘성공한 유튜버’로 ‘성공’에 대한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4. 고성능, 정말 필요한가

사실 현대차가 마케팅 덕분에 잘 팔린다는 결론은 논란의 소지가 많습니다. 자동차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제품입니다. 같은 가격만 두고 볼 때 살 수 있는 수입차의 브랜드나 디자인, 주행 성능이 더 좋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의 80%를 현대 기아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죠.

이런 사실은 사실상 현대 자동차가 국내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속도제한, 방지턱으로 마음껏 달리기 어려운 국내 도로 상황 속 제로백은 몇 초 차이는 일반 소비자에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또한 출퇴근 정체가 매일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중요한 건 편안하고 다양한 옵션입니다. 달려야 의미 있는 수입차의 주행 감각은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려나죠.

가성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소 주행 감각 등이 부족하더라도 같은 가격이면 수입차보다 대체로 넓은 것이 현대기아자동차입니다. 또한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 상당히 갈리는 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멋진 차가 누군가에게는 대체 왜 저런 디자인을 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죠. 그 때문에 사실상 현대기아차 구매 결정에서 현실적인 부분이 디자인보다 크게 영향을 미쳤다 볼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디자인에 대해 아반떼는 삼각떼, 쏘나타는 메기, 그랜저는 망둥어라는 비난 댓글을 인터넷상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판매량은 압도적이죠. 이런 현상을 두고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댓글은 마니아가 달지만, 실구매자는 일반인이다. 이들은 상황 맞춰 사지 제로백, 주행감 등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관련 지식과 경험을 어느 정도 갖춘 마니아 댓글과 실제 자동차를 구매하는 일반인의 관점은 다소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삼각떼처럼 실제 판매량 하락한 모델도 있지만, 준중형 세단 자체의 판매량이 감소세라 디자인 탓한 하기는 어렵습니다. 언제나 디자인 호불호 갈리는 현대기아차, 그런데도 줄 서서 사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지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일입니다.
최찬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