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인물로 수십 년 동안 국내 부자 1위에 랭크된 인물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떠남에 따라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맡게 될 예정인데요. 국내 세법에 따라 그가 내야 할 세금은 약 10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10조 원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0조는 얼마나 큰돈?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세로 낼 10조는 어느 정도일까요? 우선 2016년 기준 대한민국 화장품 생산 실적이 10조 원이었습니다. 또 국내 면세점 시장의 크기도 10조 원이죠. 현대자동차 그룹이 시가보다 몇 배나 더 주고 매입한 한전 부지 가격 역시 10조에 달했습니다.

기업은 어떨까요? 국내 화장품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이 약 10조 원입니다.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가 약 8조 원, 하나금융지주가 약 7조 원이죠. 이들 기업이 국내 시총 20위권임을 고려하면 개인이 내야 하는 세금이 한국의 특정 시장 전체 규모나 대기업 시가총액과 맞먹는 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소방 장비 전량 교체

그렇다면 10조 원이라는 금액으로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을까요? 첫 번째는 노후 소방 장비 교체입니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소방관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은 그간 수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습니다.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노후 장비를 사용해 화재진압에 실패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일부 소방관들은 변변찮은 장갑조차 없어 사비로 목장갑을 사다 썼죠.

2019년 정부는 앞으로 5년간 2조 원을 투입해 노후 소방 장비를 교체, 보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0년 들어 국가직으로 전환되며 바뀐 변화인데요. 노후 소방 장비 교체뿐만 아니라 그간 표준화되지 않았던 소방 장비 표준규격 60종을 개발한다고 밝혔죠. 장비 인증 제도까지 도입하는데 10조도 아닌 2조 원이면 충분한 셈입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확대

두 번째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회 초년생을 위한 정책입니다. 2년형과 3년형으로 나뉘는 이 정책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일정 기간 재직하면 2년형 1600만 원, 3년형 3000만 원을 지원하는 정책인데요. 최근 예산 부족으로 3년형을 없애고 2년형조차 1200만 원으로 줄인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청년내일채움 공제는 10만 명 기준 연 약 1조 3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등 정부 지출이 크게 늘면서 고용보험 기금을 투입하는 등 정책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상속세 10조 원을 투입할 시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을 안정시키면서도 지원 범위, 기간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노후 경찰차 → 슈퍼카

세 번째는 노후된 경찰차를 교체하는 것입니다. 중고차 중에서 10만 km를 넘게 운영한 차량은 가격대가 급락합니다. 차량이 많이 달린 만큼 차량 피로도, 노후화가 심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인데요. 순찰을 주로 하는 경찰의 순찰차 중 30만 km 넘게 달린 차량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사용 연한을 넘겨 시동 문제까지 일어난 차량은 2014년 기준 350대로 나타났죠.

2019년 기준 경찰이 보유한 경찰 차량은 약 1만 5500대입니다. 이중 약 3분지 1이 노후 차량인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한 언론은 10조 원이면 경찰차를 모두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로 교체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벤타도르는 옵션에 따라 가격대가 다르지만 평균 6.2억 원에 출고되는 슈퍼카 중 하나죠. 다만 수리 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만큼 영화 같은 추격전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