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 유튜브, 천계영 트위터

‘난 슬플 땐 힙합을 춰…’ 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이는 한 만화의 대사입니다. 20년 전 천계영 만화가의 데뷔작 ‘언플러그드 보이’의 한 장면에서 나온 대사죠.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시 ‘언플러그드 보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매니아층이 두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화가 천계영은 최근 만화를 손으로 그릴 수 없다고 선언하여 많은 만화 팬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엄청난 히트작을 만들어냈던 천계영, 그의 최근 근황을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데뷔작과 함께 얻게 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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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얻은 만화가 천계영은 만화 출판사 윙크에서 단편만화를 연재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1996년 제2회 윙크 신인 만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죠. 장편 데뷔작인 언플러그드 보이로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 음악계에서도 힙합이 유행을 하며 반항적인 만화로 주목을 많이 받았었죠.

20세기 한국 만화계의 아이콘이 된 천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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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이었던 오디션으로 정점에 달합니다. 10권까지 연재가 이어질 만큼 당시 10대 20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1999년 제3회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뒤이어서 DVD, 예쁜 남자, 하이힐을 신은 소녀 등 많은 작품들이 연달아 히트했습니다.

CJENM 유튜브

인터넷의 등장과 더불어 떠오른 웹툰으로 종이책 시장이 죽었지만 천계영은 무난하게 웹툰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갔습니다. 새로운 작업 방식을 택하며 그의 만화는 발전해갔습니다. 그림을 반복해서 그리지 않기 위해 3D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는 시도를 해왔죠.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만화계의 탑 급 위치를 유치했습니다. 최근까지는 ‘좋아하면 울리는’을 연재해왔죠.

연재 중단, 이유는 건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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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이어오던 천계영은 돌연 휴재를 선언합니다.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였습니다. 질병들과 악재가 겹쳐 만화를 그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18년 5월에는 양성 종양 수술을 했습니다. 게다가 손가락의 퇴행성 관절염을 겪어내야 했죠. 그리고 결국 손으로 만화를 그릴 수 없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더 이상 손으로 그림 그릴 수 없어 선택한 방법은?


천계영 유튜브

손으로 만화를 그릴 수 없다고 해서 연재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천계영은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섰죠.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달 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본인의 소식을 전하는 영상을 올렸죠. 그리고 “컴퓨터에 있는 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이용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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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작업을 하는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면 울리는’의 시즌 8 첫 화 작업과정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며칠 전 ‘봉식이 찾아줘’라는 제목으로 라이브가 시작되었습니다. 

목소리로 그리는 만화, 어떻게 그릴까?


만화를 목소리로 그린다고 하니 정말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천계영의 라이브를 통해서 그 방법을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미리 명령어를 지정해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클릭을 할 때는 실제로 ‘클릭’을 말하면 컴퓨터가 그 동작을 수행합니다. 천계영은 왼쪽에 말풍선을 그리는 동작에는 ‘왼쪽 말칸’이라는 명령어를 입력해두었습니다. 이렇게 본인이 쉽게 명령할 수 있는 말을 컴퓨터의 동작과 연결해 놓은 것이죠.

마우스는 좌표를 설정할 때만 사용했습니다. 클릭을 하거나 휠을 돌리게 되면 손가락에 고통이 전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커서를 움직일 때만 사용했습니다. 키보드로는 만화 속 인물의 대사나 지문을 입력할 때 사용했습니다.

캐릭터를 그리는 것은 기존에 그려둔 3D 캐릭터를 이용했습니다. 자세나 표정만 장면에 따라 조금씩 바꾸어서 삽입시켰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것에서 효율성을 찾으려고 썼던 3D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컴퓨터가 명령어를 완벽하게 수행하지는 못했지만 한 컷씩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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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관절염 때문에 고통을 느꼈을 때, 사실 만화가로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다시 연재를 시작했죠. 아직은 느리고 서툴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만화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 같습니다. 이에 많은 만화 팬들은 만화가 천계영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