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일간 리더스 경제 신문

이제 1월도 거의 다 지나갔습니다. 아직 시작도 못한 일이 너무 많은데 벌써 새해의 1/12이 흘러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지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새해 다짐으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건 아무래도 독서와 운동인데요. 독서야 언제 어디서든 첫 장을 넘기기만 하면 되지만, 운동은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운동할 만한 장소를 찾아야 하고, 옷과 신발도 갖춰야 하는 데다 땀 흘린 뒤 샤워도 해야 하니까요.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자꾸 게으른 마음이 듭니다.

큰맘 먹고 첫날부터 피트니스클럽 1년 회원권을 결제하신 분들은 벌써 계산기를 두드리며 본전 생각을 하고 계실 수도 있는데요. 서울 시내에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돈만 내놓고 안 가기가 힘들 듯한 피트니스클럽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이 피트니스클럽의 입회 보증금이 무려 1억 원이기 때문이죠.

최고의 호텔, 최고의 입회비

출처: 포 시즌스 서울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 체인 중 하나인 포 시즌스는 지난 2015년 10월,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엽니다. 오픈 전부터 그 화려함과 규모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는데요. 객실 요금이 국내 최고 수준인 신라호텔보다도 20%가량 비싸다는 말이 나오자,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면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습니다.

출처: Youtube @셀레브

그런데 한국에는 생각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오픈과 동시에 모집한 1억짜리 피트니스 회원권 120장이 일주일도 안되어 모두 판매되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 회원권 가격은 계속 올라갑니다. 2차 회원권은 1억 1천만 원, 3차 회원권은 1억 3천만 원이었죠. 이 어마어마한 금액의 회원권 금액만 내면 피트니스 이용이 가능한 걸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비용은 회원권 보증금일 뿐, 348만 원에 달하는 연회비까지 매년 납부해야 합니다. 탈회 및 보증금 반환은 보증금 완납일로부터 5년 이후 가능하다고 하네요.

회원권이 없다고 피트니스 이용을 못 하는 건 아닙니다. 포 시즌스 호텔 객실에 묵으면 피트니스 이용이 가능하죠. 또 연회비만 내고 연회원이 되는 방법도 있습니다. 1인 기준 개인회원권 1년 권은 700만 원, 6개월 권은 455만 원이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서비스

초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회원권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건, 그만큼 특별한 무언가가 이 피트니스클럽에 있다는 이야기겠죠. 우선 포 시즌스 피트니스클럽의 면적은 5620㎡로, 1700여 평에 달합니다. 하지만 수용인원은 1200여 명으로 제한했죠. 1인당 피트니스 안에서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이 국내에서 가장 널찍한 수준입니다.

출처: Youtube @셀레브

‘장비발’도 결코 빼놓을 수 없겠죠. 트레드밀은 모두 테크노 짐 사의 ‘아티스’최신 모델로, 한 대당 2천만 원을 호가합니다. 덤벨 등 프리 웨이트 장비들은 모두 ‘해머 스트렝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머신들은 모두 ‘라이프 피트니스’제품인데요. 모두 명품 피트니스 장비로 유명한 브랜드라고 하네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허군

땀 흘리는 운동 중간중간에는 꼭 수분 보충을 해줘야 하는데요. 포 시즌스 피트니스클럽 내부에는 회원들을 위한 생수, 레몬수와 간단한 과일들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객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도록 실온 생수, 냉장 생수를 모두 갖추고 있죠. 아티스 트레드밀에서 영상을 시청할 때 사용하는 헤드폰도 한편에 가지런히 모여있네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서울지앵

1억 원의 보증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다면, 비즈니스로 바쁜 사람일 확률이 높겠죠. 포 시즌스에서는 공사다망한 회원들이 미처 운동할 채비를 갖추지 못했더라도 부담 없이 피트니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합니다. 운동복과 운동용 양말, 나이키 러닝화를 대여해주고, 운동복 차림의 고객이 슈트 입은 호텔 방문객들과 마주쳐 민망해하지 않도록 피트니스 전용 엘리베이터도 제공하죠.

운동 후 완벽하게 단장하고 밖에 나갈 수 있도록 프라이빗 한 샤워실과 파우더룸도 갖춰져 있습니다.

미술관 못지않은 작품들

기능적인 측면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심미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클럽의 회원들은 대한민국 1%, 가장 좋은 것만 입고, 먹고, 보는 사람들일 테니까요. 클럽 내부에 걸려 있는 벽 시계는 스위스의 최고급 시계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 제품으로, 스위스 본사에서 포 시즌스 서울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손목시계 하나에도 수천만 원 을 호가하는 브랜드라니, 특별 제작한 벽 시계는 얼마나 나갈지 상상이 잘 되지 않네요.

출처: Youtube @셀레브

운동실 로비에는 신예 추상화가 앤서니 다비, 국내 중견 사진작가인 민병헌의 작품이 걸려있습니다. 운동 후 들를 스파 공간에도 미술작품의 향연은 계속되는데요. 벽면에는 중국 작가 캐롤라인 청의 작품 ‘백로’가, 입욕탕 바닥에는 타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브랜드 ‘비사자’의 타일이 깔려있습니다. 물속에서 영롱하게 반짝이는 금빛의 정체는 다름 아닌 18k 순금이라고 하네요.

다른 호텔들은 어떨까

포 시즌스 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호텔 피트니스클럽의 빅 2는 신라호텔, 그리고 그랜드 하얏트였습니다. 이들 두 호텔의 피트니스클럽 회원권 가격은 각각 6천7백만 원, 4천5백만 원인데요. 특히 그랜드 하얏트 ‘클럽 올림푸스’는 소위 ‘물 관리’가 잘 된다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두 군데 모두 5성급 호텔에서 운영하는 클럽인만큼 시설이 쾌적하고 고급스럽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호텔의 역사가 깊기 때문에, 70~80년대부터 멤버십으로 가입할 정도로 대를 이어 부유한 사람들이 회원이라는 사실도 메리트로 작용하죠.

출처: 네이버 블로그 dr. 장 이야기

하지만 포 시즌스의 탁 트인 공간을 보고 난 뒤라면 이 두 클럽은 조금 좁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운동복과 양말, 러닝화를 모두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점이나 샤워, 파우더룸 공간의 프라이빗함, 운동 중 섭취할 수 있는 물 세팅 등에 있어서도 포 시즌스 호텔이 한층 앞서고 있죠. 1억 원이라는 입회비가 이런 디테일의 한 끗 차이를 만드나 봅니다.

출처: JTBC

뮤니티 형성을 위한 사교의 장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멤버십이 평생회원제로 이루어지다 보니 그 안에서 다양한 친분이 싹트는 것이죠. 보통은 호텔에서도 아무나 피트니스클럽 멤버로 받아주지는 않습니다. 심사 기준을 공공연하게 내거는 곳은 드물지만, 내부적으로 본인이나 부모님, 배우자의 직업·직위로 입회 심사를 거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포 시즌스 호텔은 예외입니다. 입회비와 연회비가 워낙 비싼 만큼, ‘입회비를 납부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심사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요.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중심으로 오직 1%만을 위한 커뮤니티”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는 포 시즌스 피트니스클럽 회원들의 면면이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