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BS뉴스

2019년의 최저임금액은 시간당 8,350 원입니다. 지난해에 비해 10.9% 인상된 금액이죠. 주휴수당까지 계산하면 실질 최저임금은 1만 30원에 달합니다. 시급도 오르고, 쉬는 날의 임금까지 챙겨주니 근로자에게 유리한 정책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데요. 오늘은 큰 폭으로 인상된 실질 최저임금 때문에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이 맞이한 곤란한 상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단지 알바에 수습 기간이?

출처 – 알바천국 / 뉴스토마토

전단지 배포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아르바이트입니다. 바쁘게 거리를 지나가는 굳은 얼굴의 행인들에게 할당된 전단지를 모두 나눠 주는 일이라 몸과 마음은 고달프지만, 이렇다 할 자격요건이 없어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남녀노소 도전할 수 있죠. 그런데 최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이런 전단지 알바에도 ‘수습 기간’을 적용한다는 채용공고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출처 – 냄새를 보는 소녀

수습은 근로계약 체결 후 근로자의 업무능력 훈련을 위한 기간입니다. 계약 체결 후 3개월 이내의 수습근로자에 대해서는 해고예고 조항이 적용되지 않으며, 수습근로자의 임금은 계약을 통해 정식 근로자보다 낮게 책정될 수 있죠. 최저임금의 90%만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출처 – 디스패치

최저임금으로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임금 부담이 늘어나자, 일부 업체에서는 특별히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단기간 아르바이트에도 수습 기간을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단 몇 주만이라도 최저임금 이하의 시급을 지급하기 위한 편법인 것이죠.

사실은 근로기준법 위반

하지만 이러한 꼼수는 사실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일부 개정된 근로기준법상 1년 미만 계약직이나 단순 노무직의 경우 수습 기간과 관계없이 최저임금 이상의 금액을 100% 지급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처 – pxhere / 20세기 소년소녀 / 유튜브 중저상 – video

‘한국 표준 직업 분류’에 따르면 단순노무 종사자에 해당하는 직업에는 신문 배달원, 음식 배달원, 주유원, 판매 보조원, 전단지 배포원 및 벽보원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통상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직종들임을 알 수 있죠.

대처가 어려운 이유

그럼 단순 노무직에 해당하는 아르바이트에도 수습 기간을 적용한다는 업체에는 지원서를 안 넣으면 되는 일 아닐까요?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출처 – 알바천국

우선 대다수 업체들이 공고에 ‘몇 주간의 수습 기간이 있다’고 명시할 뿐,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 이하의 시급을 지급한다는 표기는 하지 않습니다. 면접을 보거나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야 구두로 이를 통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출처 – SBS뉴스

자신의 업무가 단순노무직에 해당하는지, 수습 기간 최저임금 90% 적용에서 제외되는 직종인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는 구직자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업주가 ‘수습 기간 임금’에 대해 미리 알려준다고 해도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도 없어서 못하는 알바

출처 – 알바몬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사실을 숙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자리만 있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잡아야 하는 현재의 상황에 있습니다.

임금 부담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생을 대폭 줄이고 본인의 근무시간을 늘려 인건비를 줄이거나, 알바 시간을 잘게 쪼개 여러 명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주휴수당 지급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어느 정도 수입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알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이야기죠.

출처 – 위키트리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생활비가 급한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은 일정한 알바 시간과 기간만 보장해 준다면 일부 기간 최저임금 이하의 시급을 받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임금체불도 늘어나

출처 – 알바천국

외식산업연구원이 외식업주 20명과 진행한 전화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및 주휴수당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묻는 질문에 ‘인원 감원’을 선택했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종업원 근로시간을 단축했다’는 응답이 20%로 그 뒤를 이었죠.

출처 – 오마이뉴스 / 인크루트x알바콜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온 아르바이트 시장의 문제점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콜’에 따르면 2019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아르바이트생의 45%가 임금체불을 겪은 것으로 조사되었죠.

출처 – 에듀동아

아르바이트생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보장해줄 것만 같았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적용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정부가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모두를 살리는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