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간접광고)가 논란입니다. 시작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의 뒷광고였습니다. 이들은 협찬받은 제품을 자신이 돈 주고 산 제품이라며 소개하거나 광고 표시를 하지 않았죠. 그 대가로 수천만 원 가량의 광고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두 사람은 큰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이후 뒷광고는 먹방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유명 먹방 유튜버 문복희는 뒷광고 관련 사과문을 올렸죠. 이에 각종 언론사와 방송은 유튜브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유튜브를 뒷광고의 온상으로 지목하며 그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한 것인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게 방송이야 광고야

최근 과도한 PPL로 화제가 된 드라마가 있습니다. 드라마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모두 PPL에 묻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PPL로 혹평 받은 SBS 드라마 더 킹은 한 회에 7개의 PPL을 내보냈는데요. 치킨부터 멀티밤, 커피, LED 마스크를 뜬금없이 사용해 몰입이 깨진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무려 30초 동안 지속된 이민호의 커피 브랜드 맛 표현이었는데요. 결국 미스터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를 낸 김은숙 작가 작품 중 최악의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홈쇼핑 연계 편성은 유튜브 뒷광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는 방송사 건강 프로그램과 홈쇼핑의 연계를 뜻합니다. 건강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제품 혹은 성분을 같은 시간 혹은 바로 다음 시간대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것을 뜻하죠.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달간 MBC, SBS, JTBC, 채널A, TV조선, MBN 6개 방송사의 연계 편성 횟수는 무려 423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문은 이미 광고판

유튜브 뒷광고에 대한 언론사의 비난 기사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뒷광고의 원조가 종이 신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심지어 단어까지 있을 정도인데요. 언론사는 뒷광고로 제작하는 기사를 ‘애드버토리얼’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특정 기업이 ‘어떤 상을 받았다. 기여했다. 선정됐다’ 등의 기사부터 정부 정책에 대한 기사가 정부와 기업의 의뢰를 받아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면 제한이 없는 포털 기사는 아예 팩트체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10~30만 원으로 기사 생성이 가능한지 실험했습니다. 유럽인 배우를 섭외해 ‘프랑스 요리사가 일식 시당을 오픈한다’라는 자료를 제작해 전달했죠. 100% 거짓 자료였음에도 기사는 자료를 건넨 지 12분 만에 포털에 올라왔습니다. 종이와 포털 기사 모두 의뢰받았다는 어떤 내용도 찾을 수 없었죠.

차라리 공개하자, 바뀐 PPL

사실 PPL(간접광고)는 제작된 콘텐츠 속에 제품 광고임이 티 나지 않게 녹여야 합니다. ‘간접’광고인 이유죠. 그러나 방송 제작 과정에서 늘 자연스레 녹일 수 있는 협찬만 들어오는 건 아닙니다. 이 경우 어색하게 녹인 PPL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게 되죠.

이에 아예 PPL을 하며 ‘간접 아닌 간접’을 내세우는 방송도 나타났습니다. 예능이 대표적인데요. 무한도전은 토토가에서 세트 비용이 부족하자 PPL 상품을 대놓고 마신 바 있습니다. 화제의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와 비는 과자를 대놓고 먹고 “협찬 끌어오겠다”라는 발언을 대놓고 했죠.

이런 예능에선 제작팀이 직접 ‘광고주님이 보고 계신다’로 광고임을 명확히 알리거나 촬영장 세트가 협찬사 도움으로 완성되었든 자막을 다는 등 사용처를 명확하게 했죠. 이런 공개 광고에 소비자들은 오히려 하나의 콘텐츠로 즐기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대놓고 하는 PPL이라 해도 장르에 따른 차이는 분명해 보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대놓고 PPL을 했다 비난받은 ‘더 킹’이 대표적이죠.

방통위의 대처는

현재 방송위는 방송화면 4분의 1안에만 PPL 상품을 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PPL 상품을 등장인물이나 제작진이 직접 ‘구매’를 권유할 수 없죠. 또 과도한 PPL이 의심되는 경우 경고를 가하고 있습니다. tvN의 예능 ‘라끼남’이 대표적이죠. 라끼남은 특정 브랜드 제품이 과도하게 등장한다고 판단되어 경고를 받았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PPL에 방통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입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속 기존 방송사의 재정위기는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죠. 이를 PPL과 광고로 메우다 보니 광고에 지친 소비자들이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더 빠져나가고 다시 재원 부족에 광고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방통위는 법 개정을 통해 재원부터 뜯어고치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이미 소비자가 어떤 PPL도 잡아낼 만큼 똑똑해졌다는 점입니다. 최근 PPL을 대놓고 하는 것도 바뀐 소비자에 대한 전략이죠. 다만 소비자가 언제까지 PPL에 웃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어떤 경우에도 과도한 PPL은 소비자의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