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드는 프로그램은 다양합니다.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언제나 화제가 되기도 하죠. 우리가 즐겨보는 이런 모든 프로그램에는 기획 의도가 있습니다. 어떤 시청자를 대상으로 어떤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정해 두는 것이죠.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할 때 분명히 만들어놨을 기획 의도이지만 본의 아니게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 경우도 많습니다. 제작진조차 당황했다는 프로그램들 무엇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 부모가 달라졌어요

지난 2006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해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기를 끌었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역시 기획 의도와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기획 의도는 ‘육아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라는 것인데요. 말 안 듣고, 울고, 떼쓰고, 악쓰는 아이들을 살펴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분석한 이후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죠.

프로그램의 기본 틀은 행동에 문제가 많은 아이를 보여주고 아이의 행동을 정신과 전문가가 분석해 솔루션을 제안하는 구성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제안하는 상당수 솔루션은 아이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죠. 아이들의 행동보다는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부모의 행동을 교정해야 한다는 솔루션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부모는 대부분 아이의 육아에 방관적 자세를 취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부모들이었기 때문이죠.

전문가는 “부모들의 행동 교정이 우선돼야 아이가 변할 수 있다”라며 부모가 먼저 변화할 것을 주문했는데요. 워낙에 이런 사례가 많다 보니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이름이 잘못됐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아니라 ‘우리 부모가 달라졌어요’라고 바뀌어야 한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프로그램 역시 아이의 행동 교정보다 부모의 육아법 교정이 중점적으로 다뤄지면서 ‘육아’라는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었지만, 행동 교정의 대상이 다소 바뀐 모습이었습니다.

골목 상권 살리자고 시작,
대부분 사장님이 원인

2018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사실 기획 의도와 관련해 이미 언론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망해가는 골목 상권을 살리자’라는 것으로 경영이 어려운 식당에 솔루션을 제안해 사람이 많이 찾는 상권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백종원이 특정 골목의 여러 식당을 방문하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메뉴나 가격, 조리법 등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골목식당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백종원이 제안하는 솔루션을 듣지 않거나 식당을 운영할 기본적인 자세조차 되지 않은 일명 ‘빌런’이라 불리는 운영자들이 계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충 구색만 맞추면 된다는 사장을 비롯해 백종원에게 대뜸 레시피만 요구하는 사장도 등장했습니다.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을 의도로 제작된 방송이 어느새 ‘빌런’ 사장 갱생 프로그램이 돼가고 있던 것이죠.

이런 ‘빌런’ 사장들은 끊임없이 계속 등장했습니다. 백종원과 ‘빌런’ 사장의 갈등이 심해지는 모습까지 방영되기도 했죠. 시청자들은 심지어 백종원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받을 스트레스를 걱정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는데요. 한 시청자는 “골목식당은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운영하면 식당 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려견의 이상 행동,
보호자의 행동에 원인 있어

지난 2015년부터 EBS에서 방송 중인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역시 처음 기획과는 약간 다르게 풀리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과 같이 사는 반려견의 문제 되는 행동에 대한 교정 방법 등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문제가 되는 반려견의 행동을 관찰하고 훈련법 및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으로 기획됐었습니다. 많은 시청자 역시 어떻게 반려견을 교육해야 하는지를 기대했겠지만,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개통령’으로 유명한 강형욱은 상당수 문제의 솔루션으로 훈련 방법을 알려주기보단 견주의 행동 교정을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견주의 행동에 있다는 것이었죠. 견주의 폭력성이나 무관심, 개가 살기 나쁜 환경 조성 등을 지적하며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강아지 공장, 투견 등의 동물 학대 등을 지적하며 개의 잘못된 행동의 원인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 냉장고 자랑쇼

지난 2014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냉장고를 부탁해’는 참신한 기획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스타 셰프들이 나와 요리하는 쿡방과 스타의 사생활 공개가 만나 큰 시너지를 발휘했죠. 연예인들의 냉장고를 그대로 스튜디오로 들고 와 냉장고 속 남은 식재료, 음식 등을 공개했는데요. 시청자들은 이런 모습을 보며 ‘연예인의 냉장고도 우리 집 냉장고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동질감까지 느끼게 해줬습니다.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 역시 ‘냉장고 속 천덕꾸러기 식재료를 최고의 식재료로 만들어 주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기획 의도에 맞게 일반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냉장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나 상한 식재료가 등장하기까지 했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류 연예인들의 초호화 식재료가 들어있는 냉장고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름도 낯선 트러플이나 샤프란 등이 등장한 것이죠.

특히 트러플 오일 등이 생각보다 자주 등장하면서 일각에선 “냉장고를 부탁해가 아니라 트러플을 부탁해 같다”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한 연예인은 일부러 방송을 위해 비싼 식재료를 준비해 놓는 경우까지 있었는데요. 송로버섯을 비롯해 생전복, 성게알, 장어 등 고급 식재료가 가득한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시청자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연예인들의 냉장고 자랑쇼가 됐다”라며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