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의 대표는 보통 회사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가져가는 존재입니다. 특히 미국은 2015년 기준 CEO가 평균 근로자보다 300배 많은 임금을 받는 곳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정작 미국의 한 기업에서 직원들이 돈을 모아 대표에게 자동차를 사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기업 직원들은 대표님이 아우디 타는 게 안타까워 돈을 모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대표가 신입 연봉 받는 회사
Gravity Payments

미국에는 5년 동안 회사 초봉만큼의 연봉을 받는 중소기업 대표가 있습니다. 이 기업은 바로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카드 결제 시스템 회사 그래비티 페이먼츠(Gravity Payments)입니다. 미국의 복잡한 신용카드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간략화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상까지 받은 회사입니다.

이 기업의 CEO는 댄 프라이스(Dan Price)는 19살에 이 회사를 창업해 백만장자로 살아온 인물입니다. 2015년 그의 연봉은 110만 달러에 달했죠. 그런데 돌연 자연의 연봉을 15배 적은 7만 달러로 낮추고 117명에 달하는 직원들 연봉을 7만 달러까지 높이겠다 선언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모든 언론사가 이 젊은 CEO를 향해 각종 보도를 쏟아냈죠. 자본주의 기조가 강한 만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당시 댄 프라이스가 애청하던 우익 라디오의 진행자 러시 림보는 그를 공산주의자라며 “나는 이 회사가 어떻게 사회주의가 작동하지 않는지에 대한 MBA 프로그램의 사례연구가 될 거라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친형과 공동창업자는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회사를 나갔습니다. 심지어 친형은 배임 혐의로 댄 프라이스를 법원에 고발하기까지 했죠. 구글과 아마존조차 지키고 있는 ‘저비용 고효율’을 위반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왜 7만 달러일까?

2012년만 해도 그래비티 페이먼트의 연봉은 3만 5천 달러로 7만 달러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사실 댄 프라이스도 2012년 고민이 많아 보이는 직원에게 “무슨 일 있어?”라고 묻기 전까지 별생각 없었습니다. 그가 정한 초봉은 시장논리에 근거한 것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당신이 어떤 수치를 가지고 있건 간에, 그 돈으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라는 직원의 말은 그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사실 2012년의 임금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오히려 3% 낮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시장이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댄 프라이스를 포함한 CEO들이 임금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죠. 다만 7만 달러를 결정하기 전에 그는 3년간 전 직원의 연봉을 20%씩 인상하는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이익 성장률이 매년 30~40%씩 상승하는 것을 발견했죠.

그런데 왜 하필 7만 달러였을까요? 댄 프라이스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는 행복에 대한 프리스턴 대학의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네만의 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201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수입에 따른 사람들의 행복은 7만 5천 달러 이상에서 별 차이가 없었던 반면 그 이하로는 그만큼 불행해졌기 때문이죠. 또 실험이 성공해 기업이 성장한다면 댄 프라이스는 연봉 외에 주식 배당금까지 챙길 수 있어 그리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Gravity Payments
해외 반응은?

한국에 잡코리아가 있다며 미국에는 glassdoor가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온 그래비티 페이먼트에 대한 임직원들의 평가는 5점 만점 중 4.2점입니다. 95명의 전, 현직 직원들이 리뷰를 남겼는데 이들 중 83%가 댄 프라이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 7만 달러라는 연봉 이외에 그래비티 페이먼트는 여러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자는 연금의 3~5%를 연금에 넣도록 되어있는데요, 그래비티 페이먼트는 이 금액의 50~100%를 회사가 부담하는 개인연금보조(401k)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의료, 안과, 치과보험을 제공하고 있었죠. 이외에 일주일에 한번 무료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유급휴가를 무제한 사용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최저임금 7만 달러 선언
지속될 수 있을까

댄 프라이스가 최저임금 7만 달러 정책을 시행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기존 체제에 반하는 댄 프라이스의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판가름 날 시기가 되었죠. 적어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은 충분히 지속 가능하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이클 휠러 교수는 “직원들이 최고경영자가 자신들을 존중하고 있고, 이보다 많은 임금을 주는 회사를 찾기 힘들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의 생산성을 높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7만 달러 발표 이후 6개월 만에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평균 68%에 불과한 고객 유지 비율은 95%로 상승했고 30건에 불과한 월평균 고객 문의도 2000건으로 급증했죠. 이직률이 급감하고 야후의 주요 임원 태미 크롤이 기존 임금의 80%를 삭감하면서도 참여하는 등 우수 인력이 유입되었습니다. 이처럼 높은 인건비 지출에서 순수익은 업계 평균보다 1.46% 낮은 수준에 그쳤죠.

사실상 이 젊은 창업자의 임금 실험은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고용환경이 전혀 다른 만큼 무작정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은 해고가 용이한 만큼 임직원들이 스스로 제어하고 생산성을 연봉에 맞게 끌어올리려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분명한 건, 이 CEO가 직원들이 테슬라를 자비로 선물할 정도로 사랑받는 것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