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길을 걷는 사람들. 마치 영화에 나오는 좀비 같다고 해서 ‘스몸비족’이라 불립니다. 한편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날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보행 중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일련의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정확히 인지하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시야 폭이 56% 감소하고 전방 주시 정도는 15%가량 떨어집니다. 돌진 차량, 장애물, 신호 변경 등 위험 요소에 대한 인지와 대처가 늦어지기에 사고 위험도 높아지죠.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까운 일본 역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높은 나라인데요. 따라서 최근 일본의 한 지역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라는 강경한 조치를 도입하고 나섰는데요. 과연 어느 지역일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최초’
보행 중 스마트폰 금지

일본 역시 거리마다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걷고 있는 보행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는 단순 사고부터 범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요.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상대방과 부딪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심지어 스마트폰에 불법 카메라 앱을 설치해 공공장소에서 몰카를 촬영하는 범죄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도쿄에서 약 30km 떨어진 가나가와현 야마토시가 일본 최초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나섰습니다. 야마토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자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야마토시의 기차역이나 인파가 많이 몰리는 대형 교차로 등에는 ‘보행 중 스마트폰 금지’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치 시행 이유는?

야마토시는 지난 1월부터 이 같은 정책 시행을 검토해왔습니다. 당국은 시민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단순히 이에 따른 위험성을 알리기보다는 실질적인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라는 조치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앞서도 이와 관련한 여러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3년 일본의 통신회사 NTT도코모는 신주쿠역 동쪽 출구 하나를 통째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근절 캠페인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또 보행 중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잠기도록 하는 앱을 개발하는 등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꾸준한 대책 마련에 나섰죠.

다른 나라의 정책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도 심각성을 인지하여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일산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보행자들을 경고하기 위한 일환으로 거리에 조명과 레이저빔을 설치한 바 있죠. 해외의 경우 보다 강경한 정책을 통해 사고 발생을 줄이는데 총력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최고 120페소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지난 2017년 호주 남부의 뉴사우스웨일스주는 25만 호주 달러를 투입해 시드니 시내 교차로의 5개 도로 바닥에 빨간불이 켜지는 신호등을 설치했죠. 이 같은 조치로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세금 낭비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조치는?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선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는 미국 내 대도시 중 처음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법을 제정해 시행 중입니다. 적발 시 최저 15달부터 최고 99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죠. 뉴저지주에서는 길을 가다가 스마트폰을 볼 경우 85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워싱턴과 서부 유타주의 유타밸리대학은 교내에 보행 중 스마트폰 전용도로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4년 중국 충칭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시내 도보에 30m짜리 스마트폰 도로를 만들었는데요. 이는 중국 최초의 스마트폰 이용자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중국에서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띠터우주’의 비중이 늘면서 마련된 대책이죠.

이렇든 세계 각국에서 보행 중 스마트폰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규제나 캠페인을 통한 보행 안전 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자신 또는 타인의 안전과 직결된 것이기에 법적으로 제지하기 이전에 스스로 경각심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자발적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주위를 살피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최선책임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