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일본이 반도체 핵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일본의 몇몇 기업은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냄비 근성’이라 표현하며 오래 가지 않아 불매운동이 끝날 것이라 언급했는데요. 이런 언급은 한국의 불매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죠.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 ‘그 기업’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자신만만하던
유니클로의 추락

유니클로는 최고재무책임자인 오카자키 다케시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발언으로 불매운동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불매운동 직전까지 유니클로는 국내시장에서 1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SPA브랜드 독주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2015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18년도에는 약 1조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유니클로의 매출은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지난해에는 결국 9,7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31%나 하락했습니다.

전국의 매장 수도 줄었는데요.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때문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187개이던 매장이 1년 동안 13개 줄어 164개까지 감소합니다. 하지만 최근 유니클로는 다시 몸집을 키우려고 합니다. 지난 9월 부산 범일점을 오픈했고, 10월에는 안성 스타필드점 오픈이 예정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줄어들던 유니클로 매장이 다시 늘어나는 것에 대해 “불매운동이 약해지면서 유니클로가 다시 외연 확장을 준비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대놓고 ‘혐한’ 방송한 DHC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DHC는 대놓고 한국을 비웃었는데요. DHC의 자회사인 DHC텔레비전이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 ‘진상 도로노몬 뉴스’에서 혐한 발언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한 출연자는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 일본은 조용히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위안부와 독도와 관련된 혐한 발언을 이어나가며 불매운동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됩니다.

DHC에 대한 불매운동이 급격하게 번져가자 DHC코리아에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DHC에서는 이를 번복하고 혐한 콘텐츠를 제작한 적 없다고 발뺌하죠. 이에 DHC와 광고 계약을 맺었던 배우 정유미는 계약금을 전액 환불해주며 광고 계약을 전면 해지했습니다 DHC코리아는 아직도 광고 모델을 찾지 못했습니다.

또 국내 화장품 유통채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주요 H&B(Health&Beauty)스토어와 G마켓, 11번가 등 상당수 온라인 쇼핑몰이 모두 DHC를 퇴출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H&B스토어에서 DHC를 찾아볼 수 없고, G마켓 등에선 DHC 제품을 검색할 수도 없는데요. DHC에서 판매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매출 하락 정도는 알 수 없지만,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완전히 철수한 브랜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자동차 회사인 닛산이 있습니다. 불매운동 전까지만 해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와 BMW의 차량 화재 등으로 일본차가 반사이익을 얻으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었습니다. 불매운동전인 작년 상반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3사의 국내 수입차 판매 점유율이 21.5%를 차지할 정도였죠. 하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2개월만에 점유율은 5%대까지 급락합니다.

닛산의 경우, 2018년 기준 한국시장 점유율 2.39%를 기록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나서 0.32%까지 곤두박질 칩니다. 한국닛산은 2019년에만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결국 한국시장 철수를 선택합니다. 한국닛산은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전했습니다.

유니클로의 자매브랜드인 GU 역시 한국 시장에 철수했습니다. 2018년 9월 처음 국내 매장을 오픈한 GU는 엄청난 인파에 발 디딜 틈 하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불매운동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결국 1년 8개월 만에 한국시장을 떠나기로 결정 했습니다. 이외에도 올림푸스는 한국시장에서 카메라 사업을 철수했으며, 초콜릿 브랜드 로이즈 역시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며 단맛이 아닌 쓴맛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