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패션 브랜드가 있습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부터 다소 저렴한 스포츠 브랜드까지 다양하죠. 그렇다면 이 브랜드들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질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높은 가격과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샤넬과 에르메스 등이 브랜드 가치가 높을 것이라 생각할 텐데요. 실제론 예상하지 못한 브랜드가 패션 브랜드 가치 1위에 올랐습니다. 그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Just Do It, 나이키

놀랍게도 전 세계 패션 브랜드 가치 1위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였습니다. 영국 브랜드 관리 전문 컨설팅 회사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500대 의류 패션 브랜드 가치 순위 1위는 나이키, 2위는 구찌, 3위는 아디다스인데요. 높은 순위일 것이라 예상한 샤넬과 에르메스는 각각 8위와 10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500대 기업의 브랜드 가치 손실이 무려 1조 달러에 달했는데요. 이 가운데 나이키는 지난해보다 7% 증가한 347억 9,200만 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죠. 위기 속에서도 굳건함을 보였습니다. 특히 나이키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홈트레이닝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했는데요. 유명선수들과 SNS를 활용하면서 매출로 이어졌죠.

나이키는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는데요. 2017년부터 4년 연속 패션 브랜드 가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 296억 달러, 2018년 280억 3,000만 달러, 2019년 324억 달러로 브랜드 가치 정상을 지켜왔죠.

브랜드 가치 1위 비결,

다양성

그렇다면 나이키가 브랜드 가치 1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의 답은 바로 다양성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인종, 종교, 문화, 젠더 등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세계 각지에서 나왔는데요. 나이키는 이런 흐름을 브랜드에 접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포츠용 히잡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2017년 이슬람 여성이 운동할 때 착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는데요. 2020년엔 무슬림 소비자들을 위한 전신 수용복과 수영히잡을 출시했죠.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 두르는 히잡을 운동복에 결합한 것입니다.

또한 ‘나이키 2020 포럼’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런웨이에 섰습니다. 60대에 접어든 전설적인 육상선수 칼 루이스와 최초의 마라톤 여성 우승자 조앤 베누잇 새뮤얼슨, 여성과 남성의 신체 특성을 모두 가진 간성(Intersex) 육상선수 케스터 세메냐, 10여 명의 패럴림픽 선수들 등이 이날의 주인공이었죠. 이처럼 나이키는 성별이나 신체적 조건, 문화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일상에 스포츠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성을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경쟁브랜드

아디다스의 추락

반면 경쟁브랜드인 아디다스는 어떨까요. 독일의 유명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는 코로나19로 올해 실적이 급감했습니다. 매장 폐쇄 여파로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무려 96%나 감소했는데요. 순매출은 47억 5,300만유로(한화 6조 3,000억 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 줄어들었죠. 이미 간부들은 인부 보상금을 반납했고, 자사주 매입은 중단됐습니다.

반면 나이키는 디지털 채널 확대 전력이 코로나19 상황에 빛을 발하며 시장입지를 강화했는데요. 몇년 전부터 집중해온 이 전략이 세계적인 비상사태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나이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01억 달러(한화 12조 4,331억 원)로 디지털 매출 부문이 36% 증가했습니다.

아디다스 역시 지난 3월부터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하락세 가운데서도 이커머스 부분이 상승했기 때문인데요. 4월부터는 중국인 방문 고객수도 증가하면서 수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명품의 브랜드 가치는?

그렇다면 명품 중 브랜드 가치 1위는 무엇일까요? 브랜드 파이낸스 순위에서 명품만 따로 선정하면 1위는 구찌, 2위는 루이비통, 3위는 까르띠에, 3위는 샤넬, 5위는 에르메스가 차지했습니다. 특히 샤넬의 경우 오랜만에 10위권 안에 들었는데요. 명품 중에서도 초고가를 자랑하는 까르띠에와 샤넬, 에르메스가 상위권이 아닌 것을 보면, 브랜드의 가치는 가격이 아닌 고객의 수요로 보입니다.

구찌는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명품브랜드기도 합니다. 2018년엔 전체 매출의 62%가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였는데요. 그 배경에는 2015년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수석 디자이너가 있었습니다. 무명의 디자이너였던 그는 구찌의 마르코 비자리 최고경영자(CEO)의 선택으로 일을 하게 됐는데요. 시대를 앞서가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대중성으로 큰 사랑을 받게 됐죠.

루이비통 역시 대중 친화적인 브랜드입니다. 오랜 기간 명품 브랜드 매출 1위를 차지했는데요. 특유의 LV 패턴을 활용한 디자인이 특징이죠. 한 때는 ‘3초 백'(3초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가방)으로 불리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패션 브랜드는 가격과 품질이 아닌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빠른 트렌드 파악으로 매겨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이 순위권에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