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에서 주목받는 자랑스러운 우리 것이 있죠? 바로 게임입니다. 우리나라는 압도적인 인터넷 보급률과 속도로 인해 온라인 게임의 성지라고 불릴 정도로 온라인 게임 산업이 발전됐는데요. 그중에서도 지난 2017년부터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뒤흔든 배틀그라운드는 엄청난 인기를 끌며 ‘배그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뛰어난 그래픽에 탄도학까지 적용한 현실감 넘치는 배틀 로열 서바이벌 슈팅게임인데요. 최고 동시 접속자가 325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즐겼습니다. 2018년에는 PC판 배틀그라운드를 그대로 모바일 게임으로 구현해 모바일 유저들을 만족시켰습니다.

인도가 내놓은 배틀그라운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다양한 국가에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지만 인도에서만큼은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없습니다.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서비스는 중국의 최대 IT기업인 텐센트가 맡고 있는데요. 중국과 인도의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의 인도 서비스가 중지됐기 때문입니다.

인도에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없게 되자 인도의 게임회사인 디팍 카티카르(Dipak Kattikar)에서는 배틀그라운드와 닮은 ‘팹제 : 플레이어 엔드 배틀정 엔즈(PABBJE : Player And BattleJung En)’를 출시했습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공식 명칭(PLAYERUNKNOWN’S BATTLEGROUNDS)과 비슷한 이름을 사용했는데요. 게임 이름에 들어간 팹제는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인 펍지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퀄리티는 베낄 수 없었던 ‘짝퉁’

인도가 만든 이 게임을 살펴보면 배틀그라운드와 상당히 유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틀 로열 서바이벌 슈팅 게임이라는 장르뿐 아니라 하늘에서 보급품이 떨어진다는 설정이나 무기를 비롯한 장비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비슷합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상징이라고도 불리는 지붕과 문이 없는 자동차 ‘버기’ 역시 존재합니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냉랭한 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90년대 아케이드게임인 버추어캅이 떠오르는 낮은 수준의 그래픽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구글 플레이 기준 4.3점의 별점을 기록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비교해 2.9점의 별점을 받으며 다소 저조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참 잘도 베꼈다” “최악이네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연한 중국 업체들의 게임 베끼기

문제는 인도판 배틀그라운드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회사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대놓고 게임을 베껴 만드는 중국 게임 회사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죠. 이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판 짝퉁 배틀그라운드인 넷이즈의 ‘황야행동’은 이미 유명합니다. 이외에도 ▲국내 게임사인 위메이드의 인기 게임인 ‘미르의 전설’을 베낀 ‘전기패업’ ‘레전드 오브 블루문’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에서 제공하는 ‘던전 앤 파이터’를 베낀 ‘아라드의 분노’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게임의 새 지평을 열었던 ‘뮤 온라인’의 짝퉁인 ‘기적신화’ ▲리듬 게임과 캐릭터의 절묘한 조화로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을 따라 한 ‘슈퍼댄스’ 등 셀 수없이 많은 짝퉁 게임이 유통됐습니다.

강경 대응으로 돌아선 한국 게임사

그동안 국내 게임 회사들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왔습니다. 2~3년 이상 소모되는 오랜 소송 기간 때문에 소송에서 승소해도 확실한 이점이 없었죠. 하지만 갈수록 뻔뻔해지는 중국의 짝퉁 게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해지면서 강경 대응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중국판 짝퉁 배틀그라운드인 황야행동은 2018년에만 5,200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넥슨은 던전 앤 파이터를 표절한 중국 업체에 대해 중국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고, 승소를 이끌었습니다. 미르의 전설을 제작한 위메이드 역시 이미 지난 2019년에 미르의 전설을 표절한 중국 게임사 37게임즈와의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위메이드는 2016년부터 짝퉁 게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왔는데요. 미르의 전설2를 베낀 레전드 오브 블루문을 포함해 이미 1,400개 이상의 짝퉁 게임을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이런 대응도 큰 효과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소송을 통해 게임 1~2개를 퇴출해도 또 다른 표절 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몇몇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소송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근본적으로 표절 게임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공식적인 항의를 하고 게임 표절에 대한 공동 대응 지침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