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와 금융위기에 수많은 부자가 탄생했습니다. 부자는 더 부유해졌고, 용기 있게 배팅한 사람들도 부자가 됐죠. 하지만 두 번의 경제 위기로 이미 사람들은 경제 위기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번 동학 개미 운동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세상이 바뀐 만큼, 부자들은 자신들만의 남다른 투자처를 찾아 또다시 투자에 나섰습니다. 어디에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저가에 놓인 이 상품들을 모으기 시작했죠. 투자자들은 조만간 부자 중 하나가 각종 매체에서 ‘이 상품을 모아야 한다’ 소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부자들이 조용히 모으고 있다는 상품이 무엇인지. 조금 더 알아봅니다.

세계 모든 화폐의 근본

부자들이 모으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은 바로 금과 은입니다. 그러나 집에 금을 직접 보유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해서 최근 부자들은 집에 금을 쌓아두기보단 금 펀드를 주로 매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금 펀드에 집중하고 있죠. 이는 국내 금 펀드는 금값 상승분에 배당소득세(15.4%)을 적용하고 있지만 2000만 원이 넘으면 금융 종합소득세가 적용되어 최고 46.4%까지 누진과세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해외 금 펀드는 양도소득세율(22.2%)가 적용됩니다. 심지어 금값 하락 시에는 달러화 가치가 올라 환차익으로 손해를 메꿀 수 있죠. 때문에 규모가 있는 부자들은 국내 금 펀드가 아닌 해외 금 펀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금 값은 20년 전과 비교해 645%, 5년 전과 비교해 83%나 상승했죠.

금값은 최근 말 그대로 급등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부자들은 금에서 은으로 바꾸었습니다. 종전까지 금과 은의 가격 격차는 125배에 달했지만 부자들의 빠른 매수에 최근 95배 수준으로 급감했죠. 특히 은값은 산업 금속으로 경제활동 증감과 비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요.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가 코로나19로 늘었다면 경제 회복이 기대되는 현재는 은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값 상승이 꺾인 반면 은값은 여전히 상승세인 것도 이를 반증하죠. 은은 20년 전과 비교해 496%, 5년 전보다 91% 상승했습니다.

한국 팔고 해외로

한국에서 부동산은 한물갔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주택 보유세 부담이 크게 높아졌고 상업용 부동산은 수익률이 크게 줄은 데다 공실까지 늘고 있죠. 시세차익을 거두기도 쉽지 않아 최근 부자들은 한국 부동산을 매각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모양새입니다.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가 늘었죠. 해외 부동산업 투자 금액은 2018년보다 2019년 61% 증가했습니다.

한 해외 부동산 투자 관계자는 “100억 원 이상 투자하는 중장년층 자산가가 많다”라고 밝혔는데요. 빠르게 현대화된 한국보다 아직 서류, 도장 등 업무 문화가 후진적인 일본 도쿄의 오피스, 상가에 투자하는 부자가 많다 밝혔습니다. 실제로 현재 도쿄 오피스 공실률은 1%에 불과하죠. 다만 방사능 등 각종 이슈로 과거 각광받았던 일본 호텔 투자는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호텔 등 관광지 투자는 동남아로 이동했죠.

베트남 호텔 등은 이미 일반 투자자도 뛰어들 정도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부자들은 해외 투자지로 덜 유명하고 아직 일반인이 투자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 선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요. 한 예로 캄보디아가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연 7~10% 성장률을 보이는 국가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없어 별다른 외국인 투자 규제가 없습니다. 덕분에 프놈펜 외곽 1㎡를 10달러에 살 수 있었죠. 현재 1㎡ 가격은 100달러에 달합니다. 캄보디아 부동산 투자 관계자는 “과거 강남 개발 시절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식 팔고 이제는?

JP 모건은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한 2월, 아시아 부자들의 주식 거래가 30%나 증가했다 발표했습니다. 한국 부자들도 기존 부동산을 처분하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죠. 정부가 잠시 꺼냈던 주식투자 세제개편이 강력한 반발에 쏙 들어가자 오히려 시장이 활황을 띄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급등으로 거둔 수익률은 평균 66.5%에 달합니다.

다만 주식시장이 2019년 말, 즉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한 만큼 매각 타이밍을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초고액 자산가를 담당하는 한 PB는 “최근에는 해외 채권이나 확정 금리형 상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라고 밝혔죠. 주가가 짧은 기간 회복되고 백신 개발이 언제 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부자들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화폐 가치

금융 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세계 각국은 화폐를 말 그대로 찍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퍼주는 이유를 두고 ‘시간 벌기’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와 경제 정상화가 될 때까지 일단 돈으로 경제 시스템 붕괴를 막자는 것이죠.

사실 시장에 통용되는 화폐가 늘어난다는 건 곧 화폐의 가치 하락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부자들은 현재 화폐를 들고 있기보다 실물을 사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 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아예 공식 석상에서 “현금은 쓰레기”라고 발언했죠. 다만 현재까진 찍어 나온 화폐가 금융시장 등으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 실물 자산에도 거품이 형성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