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식품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기상품이 된 불닭볶음면부터 미국에 진출한 뻥튀기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죠. 한편 베트남은 한국 식품 중에서도 과자에 푹 빠졌습니다. 심지어 한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3500만 개가 팔렸다는데요. 베트남 입맛을 사로잡은 이 음식은 대체 무엇일까요?

반미 짜봉이 모티브, 쎄봉

베트남에서 불티나게 팔린 이 제품은 바로 쎄봉(C’est Bon)입니다. 낱개로 포장된 양산빵이죠. 쎄봉은 프랑스어로 맛있다는 뜻입니다. 빵 위에 말린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반미 짜몽을 모티브로 만들었죠. 출시하자마자 인기를 얻어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500만 개를 기록했습니다. 베트남 국민 3명 중 1명이 쎄봉을 맛본 셈입니다.

그런데 왜 프랑스 이름일까요? 베트남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습니다. 그러나 베트남과 프랑스는 한국-일본처럼 감정의 골이 깊지 않습니다. 프랑스가 식민지 지배를 사과하고 약탈한 문화재 반환한 덕분이죠. 반면 선진문물을 배워오는 대상국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있는데요. 사실상 한국 제품을 영어로 출시하는 것과 이유가 같습니다.

폭증한 수요… 인기 요인은?

베트남에서 쎄봉의 수요는 말 그대로 폭증하고 있습니다. 3월은 코로나19로 집에서 끼니 해결하는 사람이 늘었는데요. 덕분에 2월보다 매출액이 50%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에 오리온은 2020년 들어 하노이 공장에 생산라인을 증설했습니다. 쎄봉의 수요 증가는 베트남의 빠른 도시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간편식의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오리온은 1995년 베트남 진출 이후 지속적으로 베트남 시장을 분석해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간편하고 건강한 아침 대용식 니즈가 급증하고 있음을 파악했죠. 이에 맞춰 쎄봉은 단백질 보충이 가능하도록 닭고기를 가미했습니다. 맛도 일반 빵과 달리 달콤하면서 짭짜름하죠. 속이 보이는 투명 패키지로 신선함을 강조한 것도 성공 전략입니다.

베트남을 장악한 오리온

오리온은 1995년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오리온 외에 약 7700개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오리온만큼 베트남 시장에 자리 잡은 기업은 손에 꼽죠. 오리온은 다른 기업이 베트남의 유통망 부족을 탓할 때, 7080년대 영업 방식을 도입해 베트남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1000개 가게마다 30명이나 되는 영업사원이 투입되었죠.

당시 영업 사원은 초코파이 판매뿐만 아니라 컨설팅까지 지원했습니다. 잘 팔리는 제품 위주로 전시하고 물량을 미리 예측하는 등 가게 운영을 도왔죠. 심지어 청소까지 도맡았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오리온과 초코파이는 현지에 자리 잡을 수 있었는데요, 초코파이가 국민간식이 되며 하노이에 공장까지 건설하게 됩니다.

이후 오리온은 바삭한 스낵류도 포카칩(베트남 제품명 오스타, O’Star)으로 점령했는데요. 최근 베트남에 웰빙 수요가 늘자 초코파이 후속작으로 쎄봉을, 오스타 후속작으로 안(An, 安)을 출시했습니다. 안은 쌀 과자로 2019년 출시된 지 8개월 만에 1580만 봉지가 판매된 성공작이죠. 베트남 쌀 과자 시장의 13%, 2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오리온의 한국 역차별?

오리온은 한국 기업입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선 쎄봉을 볼 수가 없죠. 이에 일부 네티즌은 “우리는 입도 아니냐”, “역차별이다”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오리온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에 출시하지 않은 이유는 쎄봉의 식감과 맛이 한국인에 맞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베트남 여행에서 쎄봉을 맛본 이들은 쎄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NO 맛”이라며 “베트남 여행 가서 받은 문화 충격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베트남 로컬스러운 맛”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반면 쎄봉과 같은 시기 출시된 쌀 과자 안이 이미 ‘구운 쌀칩’이란 이름으로 한국에 유통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쎄봉에 대해 “베트남은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 층 비중이 높은 만큼 맛과 영양, 편리성을 갖춘 쎄봉의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용식 시장 개척과 라인업 강화 의지를 보였죠. 최근 오리온은 기존 쎄봉 맛 이외에 소시지 맛을 출시하는 등 베트남 대용식 시장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