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외투는 비싼 걸 입으라고 하죠. 안에는 만원 티셔츠를 입더라도 외투만은 수백만 원 비싼 제품 입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격 높은 만큼 아무 브랜드나 살 순 없고, 대부분 백화점에서 믿고 구입하실 텐데요. 최근 130만 원에 판매되던 백화점 외투가 고작 20만 원 중국산 외투로 밝혀졌습니다. 말 그대로 텍만 ‘디자이너 브랜드’로 바꿔치기한 셈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함께 알아보시죠.

27만 원 옷,
130만 원에 팔아요

한 중견 디자이너가 붙잡혔습니다. 그는 27만 원짜리 중국산 코트를 130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디자이너는 동대문에서 구입한 만원 티셔츠를 6~7만 원에 판 혐의도 받았습니다. 부산에서 확인된 그의 의류창고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시된 옷이 쌓여있었습니다.

그가 가격을 높인 방법은 속칭 ‘라벨 갈이’입니다. 중국산 제품의 라벨만 한국산으로 교체해 가격을 높여 받는 것이죠. 한국산 봉제제품 품질이 중국산보다 높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입니다. 디자이너는 1년 8개월 동안 6946벌을 전국 12개 매장과 가두점에서 판매해 시가 약 7억 원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유서 깊은 ‘라벨 갈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관세청, 경찰청, 서울시가 8월부터 10월까지 두 달간 라벨갈이 특별단속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150억 원 상당의 라벨갈이 물품 92만 건을 적발해 냈습니다. 이는 2018년 전체 단속 금액인 95억 원을 상회하는 금액입니다. 71개 업체가 적발돼 관계자 98명이 입건됐습니다.

라벨 갈이가 처음 문제시된 건 2007년입니다. 처음 언론에 ‘라벨 갈이’행태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죠. 그러나 주기적인 단속만 진행될 뿐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전문적이 라벨 갈이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도 생겨났습니다. 소매업체는 적발돼도 ‘몰랐다’라며 도매업체에게 떠넘길 수 있을뿐더러 3~5배가량 높게 팔 수 있어 라벨 갈이 제품은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핵심은 바로 ‘가격’

라벨 갈이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분개했는데요. 업계는 소비자의 분노가 원산지를 속였기 때문이 아닌 ‘가격’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실제 소비자 반응은 ‘동대문에서 산 싸구려를 비싸게 판다’라는 내용이 주를 이었습니다. 저렴한 옷으로 폭리를 취한데 비난은 있었지만, 원산지 자체에 대한 지적은 적었습니다.

제품의 90% 이상이 라벨갈이 제품이라는 한 패션 업체 사업본부장은 “소비자가 발품을 팔 필요 없이 큐레이션 해 주는 것이 리테일 브랜드다”라며 “가격 결정권은 리테일러에게 있다. 쇼핑환경과 서비스 수준에 따라 가격 변동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백화점과 패션 브랜드가 과도한 ‘이름값’을 챙겼다는 비난도 이어집니다. ‘라벨 갈이’가 자체 제작 등 해당 브랜드의 제품 품질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를 배신하는 행위라는 것이죠. 라벨 갈이가 외투 가격을 높게 받는 가을, 겨울철에 특히 성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소비자의 분노가 높았습니다.

라벨갈이, 정부가 내놓은 정책

백화점 라벨갈이가 논란되자 백화점은 너 나 없이 ‘사입 상품을 수입 점검하고 적발 시 퇴점 조치 불사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입 상품으로 적발돼 퇴점된 브랜드는 전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입니다. 이미 국내 패션 브랜드가 자가 공장만으로 직접 생산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정부는 라벨 갈이 수법을 방지하고자 정품 인증 라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범죄수익은닉 규제 법에 따라 라벨갈이 된 물품의 몰수 근거도 마련했죠. 또 라벨갈이 행위가 적발된 업체는 그 이외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추가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