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7000만 원이 넘는 벤틀리를 7700만 원대에 구매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심지어 이것도 너무 저렴해 약 2700만 원을 더 얹어줬다고 하죠. 얼핏 들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지만, 합법인 데다 다른 수입차에 대해서도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할인율로 차를 매입할 수 있던 걸까요?

2억 벤틀리 7천만 원에
사는 방법이 있다?

벤츠, BMW, 아우디 같은 독일 3사의 차량은 카푸어를 양산할 정도로 하차감이 좋습니다. 하지만 벤틀리의 하차감을 따라잡을 순 없죠. 그중에서도 벤틀리 콘티넨털 GT는 무려 2억 7000만 원에 달하는 고급 세단입니다. 그런데 이 차가 2019년 고작 7779만 원에 팔렸습니다.

이 차가 판매된 방식은 바로 공매라고 부르는 체납자 압류물 경매입니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시청 주관으로 차량은 벤틀리밖에 없었지만, 명품가방, 명품시계, 귀금속 등의 물품 수백 개가 거래되었습니다. 경매의 하이라이트였던 이 벤틀리는 2012년식, 9만 4,000km 달린 차량으로 중고가는 약 7000만 원에서 1억 원에 수준입니다.

이런 공매는 정부가 고액세금체납자의 물건을 압류한 뒤 경매에 부쳐 그 수익금으로 세금을 충당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정부는 체납된 세금을 거두어서 좋고, 낙찰자는 저렴한 가격에 정부가 엄격하게 검증한 물품을 번거로운 절차 없이 인도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해당 공매에서 경기도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매처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매, 이렇게 진행됩니다

국가 추징금이나 체납 세금을 체납자의 재산을 경매에 올려 충당하는 공매는 온비드(부동산), 오토마트(자동차)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경기도의 경매는 경기도청이 감정평가업체 라올스로부터 감정을 받고 진행한 것입니다.


물건은 눈으로만 볼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입찰서 제출 및 취합하여 가장 높은 금액을 적은 사람이 낙찰받게 됩니다. 공매 물품이 가짜라면 낙찰자에게 감정평가액의 200%를 보상하게끔 되어 있죠.

다만 이번 경우는 조금 특이하게 진행된 경매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번 경매된 벤틀리 같은 차량 공매는 본래 공매업체 오토마트에 의해 감정가가 결정됩니다. 이후 인터넷 공매사이트 오토마트에서 인터넷으로 공매에 참여하도록 되어있죠. 낙찰 시 10%의 보증금을 내야 하며 15일 이내에 낙찰자 명의로 소유권이전 등록을 마쳐야 합니다.

빚을 못 갚았다면?
유체동산 경매

일반적으로 빚을 갚지 못해 압류된 물품을 경매하는 것은 공매가 아닌 유체동산 경매입니다. 유체동산 경매에서 유체동산은 부동산이 아닌 재산 중 채권 외의 유가증권 및 물건을 말합니다. 세금을 내지 못하거나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채무자 집 가재도구를 압류해 경매에 부치게 됩니다. 이때 압류된 유체동산에는 압류 물품임을 상징하는 ‘빨간딱지’가 붙게 됩니다.

유체동산 압류 이후 경매 날짜가 되면 집행관과 경매 참가자들이 직접 채무자 집으로 찾아와 경매를 진행합니다. 소파, 컴퓨터 등의 물건을 하나하나 경매에 부치는 대신 채무자의 압류된 물건 전부를 일괄 경매합니다. 감정가 또한 일괄 적용됩니다.


다만 감정가는 한 번 유찰될 때마다 30%씩 감소합니다. 1차 180만 원에서 유찰되면 2차 경매에선 126만 원이 감정가가 되는 것이죠. 유찰이 계속돼도 경매는 채권자가 정지 신청을 하거나 낙찰할 때까지 계속 열립니다. 다만 채권자가 납부한 집행 비용까지 금액이 떨어질 경우 대부분 채권자가 낙찰받아 집행 비용을 회수하는데요, 이 경우 채무자는 살림 도구를 모두 잃었음에도 빚과 이자를 하나도 변제하지 못한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낙찰받았다고
끝이 아니다

낙찰받았다고 바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건 아닙니다. 낙찰자는 ‘최고가 매수신고인’인으로 낙찰 일로부터 약 2주일이 지난 뒤에야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첫 1주일은 담당 판사가 입찰 절차와 이해관계인의 이의신청 등 문제 여부를 파악하는 기간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어야 ‘낙찰자’가 됩니다. 이후 또 1주일간의 즉시항고 기간이 지나야 법원의 매각결정이 확정됩니다.

낙찰자는 약 10%의 보증금을 선 지급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매각결정이 확정된 이후 약 1개월간 잔금 납부 기간이 주어집니다. 이 기간 내에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낙찰받은 물건은 다시 재경매에 들어가고, 입찰 보증금도 잃게 됩니다. 다만 재경매 3일 전까지 재경매 절차에 소요된 비용과 이자 그리고 잔금을 모두 납부하면 재경매가 취소되고 소유권 이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