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를 담아 화제가 된 광고가 있습니다. 바로 지난 8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아시아나의 광고인데요. 1분가량의 짧은 영상 속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모든 여행의 마지막은 제자리로 돌아왔듯 우릴 떠난 여행도 일상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코로나 극복의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영상을 본 이들도 “아시아나항공 힘내세요”, “여행은 돌아옵니다”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죠.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극복에 힘쓰던 아시아나는 최근 뜻하지 않은 힘든 상황을 맞았습니다. 부채비율이 높아진 데다 자산을 매각해 경영 상태를 호전시키려는 계획마저 불투명해졌죠. 이에 적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아시아나에 닥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한 아시아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는 1988년 2월 창립되었습니다. 1980,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김포공항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의 왼쪽 카운터 몇 개만을 보유한 작은 항공사였죠. 하지만 대한항공 독점에서 벗어나 복수 민항기 경쟁 체제를 확립하려는 정부 방침과 고객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하는 아시아나의 전략의 성공이 마침 통하면서 설립 초기부터 상당한 속도로 규모를 불리며 양적,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렇듯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아시아나는 영국의 스카이트랙스에서 선정하는 Top100 항공사에서 2010년 1등에 선정되는 등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모기업으로도 승승장구하는 등 명실상부 우리나라 메이저 항공사로 기반을 다졌는데요. 하지만 이후 이어진 경영난 및 각종 오너리스크로 2019년에는 28위를 기록, 순위가 많이 하락하는 등 신용도 하락을 보이게 됩니다.

박 전 회장의 오너 리스크

아시아나 항공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는 박 전 회장의 오너 리스크가 있습니다. 박삼구 전 금호 아시아나 회장의 기쁨조를 연상케하는 과도한 의전으로도 논란이 되었는데요.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에게 허그와 손깍지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여성 승무원들에게만 세배를 받았다는 고발을 받으며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심지어 교육원 때부터 신입 직원들한테 이를 강요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을 빚었죠.

사건 당시 직장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는 박삼구 전 회장의 방문과 관련한 고발글이 줄을 이었는데요. 한 직원은 “지난 2016년 본부 사무실에서 박 회장이 ‘백허그 안 해주냐. 다음에 왔을 땐 해주라’라고 말했다”라며 “내가 나서서 하면 성희롱이니 누가 나서서 허그 해주길 기다린다”라고 전해 충격을 주었는데요. 이에 아시아나 항공의 직원들은 광화문에 모여 박 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죠.

불씨를 지핀 기내식 사태

2018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부족 사태도 아시아나의 신용도를 크게 추락시켰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7월 1일에 만료되는 기존 기내식 공급 업체 LSG 대신 새로운 업체인 ‘게이트 고메 코리아’로 업체를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3월 26일 신규 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7월부터 기내식 공급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아시아나가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규모 업체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으면서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기존 업체와 계약이 종료된 7월 1일부터 다수의 아시아나 항공기가 기내식을 기다리다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상당수의 비행기는 결국 기내식을 싣지 못한 채로 출발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하청 업체 대표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지경에 이르며 아시아의 신용도는 급격히 추락하게 됩니다.

항공기 대부분 렌트해 쓰다가
부채 비율마저 폭등…

게다가 금융감독원이 2019년부터 항공기 운용리스를 부채에 포함하는 내용의 한국 채택국제회계기준 개정안을 내놓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운용리스는 비행기를 소유하지 않고 렌터카처럼 빌리는 개념인데요. 아시아나는 총 보유 항공기 83대의 60%가량을 운용 리스 형식으로 소유하고 있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리스 사용료는 재무재표상 비용으로 처리해왔으나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 비율이 폭등하게 된 것인데요. 부채율이 낮은 대한항공의 2%대와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넘는 4%대를 기록하며 추후 5년 이내 갚아야 하는 리스 비용이 3조 7천억에 달하는 등 위기 국면을 맞았습니다.

매각마저 불발된 현재 상황

높은 부채율이 지속되자 결국 아시아나는 2019년 7월 매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9년 금호그룹의 경영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아시아나 항공이 매물로 나왔는데요. 인수를 원하던 그룹은 애경그룹-스톤브리지 캐피털 컨소시엄과 HDC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총 2곳이었습니다.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인수대금으로 2조 5천억 원을 제시함으로써 애경그룹과 1조 원 이상 격차를 벌렸는데요. 결국 현산이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매각 절차는 순순히 진행되는 듯했으나 올해 1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항공업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2조 5천억 원의 부채에 더하여 앞으로의 미래까지 불투명해졌는데요. 특히 작년 843억 원이던 아시아나 항공의 당기 순손실이 올해 5490억 원으로 1년 새 6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4월 현산은 예정된 주식취득을 무기한 연기했고 이후 2달가량 외부에 계약 관련 내용이 오고 가지 않았는데요. 그렇게 현산 측에서 인수를 차일피일 미루던 도중, 끝끝내 9월 11일 모기업 금호산업에서 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매각이 불발되었습니다.

2019년부터 이어져 온 경영난에 대해 아시아나는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자산을 매각하며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자구 정책을 펼치면서 경영 상태를 호전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자산 매각이 결국 불발되면서 아시아나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