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작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최근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 경제 회복에 나서고 있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전세계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 때문에, 감염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은 중국인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죠.

심지어 관련 질병이 발생한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계 전반을 향한 혐오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재 해외여행이나 거주 중인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인 혐오, 아시아계 전반 향한 인종차별로 번져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데요. 어학연수를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걷는데 한 남자가 날 향해 ‘바이러스’라고 외치며 재채기를 하는 제스처를 하더라”고 털어놨죠. 네덜란드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또 다른 유학생은 “주문을 받다가 손이 스쳤더니 ‘돈 터치(만지지 마)’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적었습니다.

지난 2월 10일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 항공사 여객기를 이용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인해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죠. A 씨는 10일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오는 KL885 항공편을 이용하던 중 한글로 쓴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란 문구를 발견했는데요. “한글 문구를 읽을 수 있는 고객은 해당 화장실 사용이 허용되지 않았다”며 한국인을 잠재적 바이러스 보균자 취급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connie_kiim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이에 KLM 직원은 해당 화장실이 사용 중(Occupied) 표시가 돼 있어 영미권 고객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으나, A 씨는 실제로는 비어있음(Vacant) 표시를 발견했다며 해당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죠.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해시태그 캠페인 확산

누리꾼들은 평소에도 해외에 나가면 아시아인을 중국인이라고 싸잡는 경향이 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여기에 혐오까지 더해졌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죠.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등 심각한 인종차별로 번질 가능성이 우려되는데요. 이에 온라인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이 같은 차별을 비판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는데요.

이에 온라인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이 같은 차별을 비판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는데요. 한국에서 입양된 것으로 알려진 한 프랑스인 여성이 SNS에서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JeNeSuisPasUnVirus)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여성은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공공장소에서 내가 기침을 하지 않는데도 남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걱정하게 된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중국과 모든 아시아인에 대한 시스템적 혐오가 자리잡았다”고 말했죠.

인기 유튜버, 축구 스타도 차별 당했다

국가비 유튜브 캡쳐

영국에 사는 요리연구가 겸 유튜버 국가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며칠 전 업로드한 유튜브 영상에서 “지인들이랑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는데, 서빙해주시는 분이 갑자기 대뜸 ‘너 중국인이냐’고 물었다”며 한국인이라고 답했더니, 직원이 ‘바이러스 때문에 걱정돼서…’라고 답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비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영국에 있는 동양인들이 눈치를 보는 상황이 조성되고, 이들을 향한 인종차별도 더욱 심각해질 것을 우려했죠.

김팥쥐 유튜브 캡쳐

유튜버 김팥쥐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토로했는데요.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김팥쥐는 “동유럽, 발칸반도에 있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6개월째 거주 중인 한국인”이라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그는 외출을 했다가 어린아이들이 자신을 보고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외치고 도망갔다는 일화를 전했는데요. 또 자신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입을 손으로 가리면서 피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도 덧붙였죠.

축구 스타 손흥민은 인터뷰 도중 기침했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아니냐는 해외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지난 2월 2일 오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 이후 인터뷰를 하던 손흥민은 두 차례 작게 기침을 했는데, 이를 본 해외 누리꾼들이 신종 코로나에 걸린 것 아니냐며 비꼬고 나선 것인데요. 이들은 손흥민을 향해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징후를 보이는 것 같다”, “토트넘이 위험하다” 등의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한국인 누리꾼들은 “인종차별 너무 심한 것 아니냐”, “기침했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인가? 어이없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숫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전 세계인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는데요. 공포심은 이해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인종 차별을 정당화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