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을 망친 언어 중 하나로 ‘오글거리다’가 선정되었습니다. 기존 한국인의 감성이 이 ‘오글거리다’ 하나에 전멸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10년, 20년 전 유행했던 싸이월드 감성은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감성이 되었습니다.


당시 싸이월드 등 SNS에는 개인 감성을 솔직하게 표현한 글이 가득했습니다. 그 표현도 다양했죠. “난 가끔 눈물을 흘린다”와 같이 주옥같은 멘트가 가득한 소위 감성의 절정기였습니다. 이런 전설적인 시대에  전설로 불린 남성이 10년 만에 근황을 알렸습니다.

전설의 남친짤, 설우석

싸이월드 감성이 가득하던 시기, 전설의 남친짤로 유명했던 한 남자가 있습니다. 전설의 베라남, 설우석입니다. 얼짱이 유행하던 시기 그는 남부럽지 않은 외모와 남다른 패션 센스로 큰 인기 얻었습니다. 그가 즐겨 사용한 비니 패션은 당시 옷 좀 입는다던 사람의 필수 아이템이었죠. 입술 아래 한 피어싱도 덩달아 인기였습니다.

그의 사진 중 가장 유명한 사진은 바로 배스킨라빈스 남친짤입니다. 아이스크림 수저를 물고 있거나 아이스크림에 열중한 모습 4장으로 구성된 이 사진은 무서운 속도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졌습니다. 설우석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진만 아는 사람도 많았죠. 하지만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그는 어느 순간 지운듯 인터넷에서 사라졌습니다.

유명인이었으나 네이버 검색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설우석의 잠적에 수많은 이야기가 떠돌았죠. 그중에서도 ‘네이버에 설우석을 치면 왜 얼짱 설우석이 안 나오고 정치가가 나오는지 알아?’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게 잠적한지 10년, 설우석은 대뜸 EBS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펭수와 함께였죠.

여전한 얼굴, 짜릿한 외모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만큼, 방송에 나온 그는 영락없는 30대였습니다. 다만 미중년이 되었을 거란 사람들의 예상처럼 그는 착실하게 미중년이 되어가고 있었죠. 심지어 전설의 베라 사진 재연에서는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방송에서 그의 근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설우석은 현재 한 건축 인테리어 업체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죠. 그는 과거 유명세가 현재 일할 때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전문성까지 의심받는다고 전했죠. 하지만 정작 잘생겼다는 말이 싫냐는 질문에는 “아 좋죠. 짜릿하고 늘 새롭다”라고 답했습니다.


싸이월드 이후 설우석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설우진은 자신을 ‘설수진이, 설지영이 아빠’로 소개하고 있죠. 덕분에 두 아이의 아빠라는 이야기가 커뮤니티에 퍼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진이와 지영이는 그의 애완동물로, 수진이는 대형견 와이마라너, 지영이는 소형견 치와와로 밝혀졌습니다.

우린 모두 설우석이었다…
그가 남긴 주옥같은 어록

설우석은 남친짤로도 유명했지만, 수많은 팬이 양산된 건 그 특유의 감성 덕분이었습니다. 설우석은 싸이월드에 최적화된 감성을 가지고 있었죠. 그가 남긴 주옥같은 어록은 여전히 커뮤니티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에 사귀었던 얼짱 국화와 헤어지며 올린 편지는 싸이월드 감성의 끝판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당시 설우석과 국화의 만남과 헤어짐이 삼각관계 속 이뤄졌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헤어지며 남긴 싸이월드 글은 “내 허락없이는 아프지도마라, 딴놈때문에 힘들어하지도마라 내가슴은 찢어진다, 난 쓰레기 같은놈이지만 니한테만은 최고로 멋진 놈이 되고싶다”라며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한다 난 너 죽을때까지 못잊는다…”로 끝을 냅니다.

이 편지는 수많은 남녀 커플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이 감성을 맛보고 싶던 EBS가 그에게 몇 가지 싸이월드 감성을 주문했죠. 설우석은 “관계에서 보통은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잖아. 내가 계속 질게”라는 주옥같은 싸이월드 감성을 뽑아냈습니다. 출연진의 찬사도 이어졌죠. 살아있는 싸이월드이자 싸이월드의 전설, 인싸(인간싸이) 설우석은 오글거림으로 건조해진 세상에 감성 한 방울 두고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